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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 Credit]이마트, AA+ 회복 언제…아쉬운 G마켓 '웃돈'매분기 400억 상각, 장부상 부담 지속…한기평 "PPA 감안해 등급 상향조건 조정"

고진영 기자공개 2023-05-15 11:01:32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기업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좌우할 CFO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14: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의 AA+급 복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년 전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몹집을 불렸지만 수익성 지표를 올리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G마켓과 스타벅스코리아를 사들일 때 지급한 웃돈을 약 10년에 걸쳐 비용으로 털어내야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G마켓·스타벅스, 2조 규모 무형자산 계상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이마트의 신용등급 상향변동요인을 바꿔 제시했다. 기존에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총매출액 6% 이상'을 조건으로 꼽았으나 이번에는 6%가 아닌 7% 이상으로 올려잡았다. 총매출액이 같을 때 EBITDA가 더 많아야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조건을 변경한 이유를 두고 한국기업평가 측은 "PPA((Purchase Price Allocation)감가상각비로 인해 EBITDA 규모가 확대된 점을 감안해 지표값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PA는 기업매수가격의 배분을 뜻한다. 기업을 공정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할 경우 영업권이 발생하는데, 영업권은 값을 왜 더 쳐줬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추상적 정보일 뿐이다. 따라서 회계기준은 이 가운데 식별 가능한 자산을 영업권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계상토록 하고 있다. 쉽게 말해 비싸게 산 이유를 식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구분해 표시하라는 뜻이다. 보통 고객관계나 소프트웨어 등이 여기에 속한다.

회계 처리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영업권의 경우 자산손상 징후가 있을 때 손상검사를 수행해 손상처리 여부가 결정된다. 반면 식별된 무형자산은 내용연수에 따라 매년 상각해야 한다. 인수할 때 지급한 웃돈을 일정기간에 나눠 비용처리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손익에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마트는 2021년 G마켓(아폴로코리아)과 스타벅스(SCK컴퍼니) 지분을 인수하면서 영업권을 포함한 무형자산이 급격히 늘었다. 2020년 1조6500억원 수준이었다가 2021년 약 7조7800억원으로 약 6조원 확대됐다. 이중 사업결합으로 증가한 영업권이 3조9천억원 규모고 '기타 무형자산'은 2조2206억원이다.


기타 무형자산만 따로보면 아폴로코리아 지분 인수로 1조4141억원, SCK컴퍼니 인수로 7059억원 등 2조1200억원이 발생했다. 이마트는 해당 무형자산을 앞으로 약 10년간 매년 상각해 없애야 한다. 분기마다 400억원이 G마켓과 SCK컴퍼니 인수에 따른 PPA상각비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포함해 작년 이마트의 무형자산상각비는 2202억원이다.

◇영업이익 갉아먹는 PPA상각 부담

무형자산상각은 현금이 빠져나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실제 현금 유출과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장부상 영업이익이 축소되는 만큼 손익계산서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마트 재무담당인 장규석 상무 입장에선 눈엣가시인 셈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2022년 영업이익률이 0%대를 찍었다.

매출만 보면 지난해 이마트는 29조3324조원을 달성해 창사 이래로 최고 외형을 달성했다. 잇단 M&A로 덩치를 키운 덕이다.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의 경우 1조696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356억원에 그쳤다. PPA상각비, 발암물질 논란이 있었던 스타벅스 행사증정품(캐리백) 리콜비용 약 440억원 등 비용이 확대된 탓이다. 전년 영업이익(3168억원)의 절반을 밑돈다. 수익성 지표의 경우 매출 대비 EBITDA 마진율은 5.8%로 2021년과 동일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3%에서 0.5%로 깎였다. 한국기업평가가 EBITDA/총매출액 지표와 관련한 신용등급 상향변동요인을 조정한 것 역시 이런 부담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2020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A+를 반납, AA급으로 강등됐다. 계속된 소비패턴 변화와 팬데믹 사태가 겹쳐 오프라인 매장 집객력은 떨어지고 저마진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후 예전 등급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차입부담이 늘어나고 있어서 당분간 등급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EBITDA/총매출액은 2016년 6%였다가 2017년 5.8%로 하향, 2020년 5.3%까지 낮아졌다. 2021년부턴 G마켓 인수 등으로 몸집이 커져 다시 5.5%로 올랐으나 한국기업평가가 상항조건을 바꾸면서 기준 달성이 다시 어려워졌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상향변동요인을 특별히 변경하지 않았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EBITDA/매출액 지표 7.0% 상회 △차입금 의존도 15.0% 이하를, 한국신용평가는 △EBITDA/매출액 지표 7.5% 상회 △조정순차입금/EBITDA 4배 미만 유지를 상향조건 검토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연결 기준 이마트의 차입금 의존도는 약 33%, 순차입금/EBITDA는 5.5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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