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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유동성 위기설 1년]6조 가까운 PF 우발채무 여전히 '과중'①총액 1조 감소 그쳐…'개발사업 지급보증' 오히려 증가

정지원 기자공개 2023-11-22 07:35:18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준 지 1년이 됐다. 유탄을 고스란히 맞았던 롯데건설은 시장에 번진 유동성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동안 고군분투했다. 계열사로부터의 자금차입, 대규모 펀드 조성 및 자구 노력 등을 이어왔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발생했다. 특히 그 사이 바뀐 재무구조에 이목이 쏠린다.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롯데건설의 재무 상황 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충격이 유독 롯데건설에 컸던 이유는 다름 아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 때문이었다. 당시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7조원 수준이었다. 건설사 중에서 PF 우발채무 규모가 가장 과대한 곳으로 꼽혔다. 일부 착시 효과를 제외하고 봐도 여전히 '큰 숫자' 때문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지금도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크게 줄지 않았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 1조원 가량 감소한 정도다. 건설 경기 침체로 사업이 진행이 느려지면서 다른 우발채무를 단기간에 털어내기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

◇PF 우발채무 6조, 지급보증 늘고 자금보충 줄었다

건설사의 우발채무는 PF 대출에 대한 신용보강 합산 규모로 집계한다. 신용보강 종류로는 지급보증(연대보증), 자금보충, 채무인수(책임준공 미이행시) 등이 있다. 기존엔 신용보강 범위에 지급보증만 포함했다면 최근엔 리스크 수준에 따라 자금보충도 포함시키고 있다.

자금보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변형된 신용보강 유형이다. PF 유동화 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신용보강으로 기한이익상실, 채무불이행, 상환재원 부족 등 사유 발생 시 부족자금을 SPC에 대여하는 형태다.


이 같은 기준으로 집계한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지급보증+자금보충) 규모는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5조8517억원이다. 아직 6조원 가까운 리스크를 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말 6조8386억원과 비교했을 때 9869억원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전체 규모로 보면 14.4% 정도 감축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직접 신용보강에 해당하는 지급보증 금액은 늘었다.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를 유형별로 따져보면 같은 기간 지급보증 금액은 1조508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1조1562억원보다 30.4%가량 증가했다.

반면 SPC에 대한 간접 신용보강에 해당하는 자금보충 금액이 줄었다. 같은 기간 자금보충 금액은 4조34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조6824억원보다 23.6%, 액수로 보면 1조3388억원 감소했다.

◇부실 리스크 우발채무 2조~3조원 추정, 그룹사 개발사업 제외

물론 전체 6조원을 모두 부실 위험이 큰 우발채무로 분류하는 건 무리가 있다. 지급보증 중에서도 시행사가 아닌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제공하는 신용보강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조합이 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지급보증 금액 1조5081억원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제공한 지급보증은 8841억원, 시행사에 제공한 지급보증은 6240억원에 해당한다.

마찬가지로 자금보충도 사회간접자본투자사업에 투입된 경우는 소액이지만 리스크가 낮다고 분류된다. 분기보고서상 나타나진 않지만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상 401억원 정도였다.

이 때문에 롯데건설의 전체 PF 우발채무는 공시상 4조9275억원으로 집계된다. 앞서 시행사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 6240억원에 자금보충 약정액 중 사회간접자본투자사업분 약 401억원을 제외한 4조3035억원을 더한 수치다.

각종 리스크가 낮은 신용보강 사업장을 제외하더라도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하게 줄어들지 않았다. 같은 조건으로 봤을 때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5조7236억원으로 나타난다. 금액으로 보면 지난 1년간 7961억원 줄어든 데 그친 셈이다.

다만 4조원대 자금보충액 중 절반가량은 그룹사가 소유한 부지 개발사업에 해당하는 게 롯데건설 측 설명이다. 분양 위험이 있는 도급사업이 아닌 데다 계열사에 PF 상환 및 차환 우려가 발생해 롯데건설이 이를 떠안을 확률 역시 낮다고 볼 수 있다.


◇개발사업 지급보증 878억→6240억 '600%' 증가

오히려 눈에 띄는 점은 직접 신용보강인 지급보증 중에서도 시행사에 제공하는 개발사업 신용보강 금액이 1년 새 급등했다는 부분이다. 롯데건설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개발사업 지급보증 규모는 6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878억원과 비교했을 때 610.7% 늘었다.

통상 지급보증은 본PF 성사시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로 신용보강 유형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의 경우에는 신용평가사에서도 PF 우발채무로 분류하지 않을 정도로 리스크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롯데건설의 시행사 지급보증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브릿지론 단계의 개발사업이 늘어났기 때문은 아니다. 개발사업 관련 우발채무가 증가한 게 아닌 사업 진행도에 따라 자금보충에서 지급보증으로 넘어간 물량 그만큼 많아진 영향이다.

롯데건설 측은 "자금보충 약정을 맺고 있었던 일부 사업이 지급보증으로 신용보강 형태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의 대표적인 지급보증 사업장으로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이 있다. 롯데건설의 개발사업 지급보증 금액 중 절반가량이 이 사업에 투입됐다. 올해 3분기 보고서상 PF 대출내역을 보면 롯데건설은 서초헌인마을 ABSTB에 3000억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이 외 해운대센텀 1600억원, 마곡MICE 800억원, 서초동 청년주택 450억원 등이 PF 대출내역상 상위 10개 사업장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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