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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계가 던진 '직구']직구가 쏘아올린 물류기업 주가, 향방은③물량공세 아닌 영업이익 확대 기대감

허인혜 기자공개 2024-03-25 07:34:04

[편집자주]

해외 직구가 물류업계의 블루오션이라는 말은 10년 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직구 플랫폼의 성장이 국내 물류업계의 실적을 흔들게 된 건 최근이다.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다. 오히려 신발끈을 동여맸다. 물류업계는 국내의 해외 직구 규모가 올해만 두 자릿수 늘어날 것으로 봤다. 직구의 흥행은 물류업계가 판매 매체들의 성장을 예견하고 일찌감치 구축해온 유통망의 덕을 톡톡히 봤다. 더벨이 물류 기업마다 맞손을 잡은 직구 플랫폼과 히스토리, 시장 성장이 물류업계에 미친 영향과 전망 등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류 기업 투자자들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씁쓸한 성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중대형화물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국내 제조사들의 글로벌 흥행에 따라 수익률이 방어됐지만 택배 운송이 주 수입원인 곳들은 꾸준히 하락세를 탔다. 파업 등의 사업 외적 요소와 실적 부진, 쿠팡의 인기 등이 맞물린 결과다.

CJ대한통운과 한진 등이 대표적이다. 기간도 길었다. CJ대한통운의 주가는 2021년 2월 19만원대로 최고가를 찍은 뒤 지난해 하반기까지 내려 결국 반토막이 됐다. 한진의 주가도 2021~2023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하락률만 보면 CJ대한통운보다 더 떨어졌다.

그랬던 양사의 주가가 다시 우상향으로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주가 그래프는 완만한 하락세에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때와 일치한다.

◇주가 2배로 뛴 CJ대한통운

지난해 중국 직구 물동량은 전년 대비 70%가 늘었다. 한해를 떼어보면 70% 성장이지만 분기별로 뛴 성적을 보면 하반기에 성장세가 더 몰렸다. 알리의 국내 배송을 맡고 있는 CJ대한통운의 관련 실적 성장세만 봐도 알 수 있다. 4분기 직구발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대비 112%가 늘었고 전 분기와 비교하면 32%가 확대됐다.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날아올랐다. 지난해 7월에는 6만원대로 5년새 최저가를 기록했고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7만원대에서 움직였는데 12월 12만원을 넘겼다. 한달 만에 주가가 거의 2배로 뛴 셈이다. 반짝 효과도 아니다. 1분기를 지나오면서도 주가는 올랐다. 12만원대 후반에서 13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부터 줄곧 내리막을 탔던 주가와 지금을 비교하면 신데렐라나 다름없다. 물류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배경으로 알리익스프레스를 지목한다. 2023년 11월 알리의 모바일 검색량은 140만회까지 치솟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두 배다. 같은 달 MAU(월간 사용자 수)는 707만명이 됐다.

여전히 오를 구간이 남아있다고 시장은 전망한다. 물류업계에서는 올해 CJ대한통운이 처리하는 알리 물동량이 전년 대비 최대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전년 알리 물동량이 1분기 346만 상자에서 2분기 531만 상자, 3분기 904만 상자 등 분기마다 큰폭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CJ대한통운의 목표 주가를 적게는 16만원에서 19만원까지 높여 잡았다. CJ제일제당의 알리 입점도 CJ대한통운의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MAU는 2월 이미 810만명을 넘겼다.


◇테무가 끌어가는 한진, 아직 남은 성장세

한진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주가 그래프의 양상은 CJ대한통운과 비슷하다. 2020년 11월 5만9700원으로 5년내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2023년 7월 1만8010원으로 70% 가까이 떨어졌다. 최근 주가는 2만원을 넘겼다. 지난해 초 2만7000원대로 올랐고 이후에는 꾸준히 2만2000~2만4000원대에서 오가고 있다.

CJ대한통운만큼의 효과는 아직이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우선 테무의 규모나 인지도는 아직은 알리에 미치지 못한다. 월 다운로드 수 등 단기 지표에서는 알리에 견주지만 MAU 등의 지표로는 차석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사들의 지표를 종합해보면 테무의 MAU는 약 580만명으로 예상된다.

양사 주가로 보면 알리나 테무의 성장이 각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은 경쟁사의 점유율 확대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시장 자체의 확대로 인식하고 주가에 반영되는 모양새다. 테무가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7월 CJ대한통운의 주가는 큰 등락없이 7만원대를 유지했고 이후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진의 장점은 주력 계열사의 항공물류 처리 능력이다. 올해 완공한 대전 스마트메가허브 터미널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터미널만 하루 12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전국 물류센터로 합산하면 288만 박스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1분기 처리한 알리의 물동량이 346만 상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처리물량이 확대됐다. 증권가가 전망한 목표주가는 2만7000원이다.


◇전체 물동량 줄어도…영업이익 챙겨준 직구 효과

주가 못지않게 중요한 건 기업의 내실인 실적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줄었다. 의외의 성과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납득할만 하다. 지난해 매출은 11조7679억원, 영업이익 4802억원, 순이익 24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3%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 23% 늘었다.

택배·이커머스 부문의 수익성을 눈여겨볼 만하다. 전년 매출 중 32%를 택배와 이커머스 부문에서 냈다. 택배서비스 고도화로 단가가 올랐다. 단가 개선은 영업이익률로 증명된다. 택배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61억원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이 효과로 매출내 비중은 30%를 조금 넘겼지만 영업이익의 지분은 52%다.

분기마다 성장한 점도 의미가 깊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44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전 분기인 2023년 3분기다.

한진도 지난해 영업이익을 불렸다. 매출은 1.5% 줄어 2조8076억원을 나타냈지만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1204억원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275억원, 매출액은 3.9% 증가한 7488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이커머스 물량 신규 유치를 영업이익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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