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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 IB]이지스운용, '구관이 명관' KB증권과 다시 '맞손'공모 데뷔때부터 파트너십 인연, 부동산 변수 속 기관 세일즈 전략 주목

손현지 기자공개 2024-05-31 07:15:24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올해 두번째 공모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부동산 PF 변수 등 업황 불안요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로 채권 투자심리가 다소 약해졌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오랜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왔던 KB증권과 다시 손을 잡아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직전 2월 삼성, 신한, NH 등 새로운 주관사단 시도를 감행한 지 3개월도 채 안돼 기존의 파트너로 회귀한 것이다.

◇금리 최상단·증액 실패로 불만족…KB 제외했던 이지스

이지스자산운용은 원래 사모채 중심으로 조달 전략을 구축해오던 발행사다. 그러다 지난 2020년 공모채 시장에 처음 데뷔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새롭게 펀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금조달 루트를 개척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처음 공모채 문을 두드릴 때 함께했던 하우스가 KB증권이다. 300억원 어치의 지분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KB증권이 자본시장 진입의 조력자 역할을 한 것이다. 일전에 사모채 발행 당시 인연을 맺었던 경험이 주효했다.

이후 KB증권과의 인연은 쭉 이어졌다. 2020년 공모채 데뷔 이래 작년까지 KB증권을 주관사단에서 제외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물론 2022년에는 공동 주관사 형태이긴 했다. 300억~400억원을 찍던 이지스운용이 2022년 800억원대로 금액을 늘리면서 주관사단에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추가영입한 것이다.

당시에도 KB증권은 빠트리지 않았다. 주관사단을 늘렸던 건 세일즈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던 것 뿐이다. 기준금리 3% 진입을 앞두고 있는터라 채권 투자심리가 악화됐던 기조를 반영했다.

그런데 올해 2월엔 정말 발행전략에 일부 변화가 감지됐다. KB증권이 빠지고 주관사로는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발탁된 것이다. 프라이싱 절차를 밟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파트너를 선정한 셈이다.

물론 NH와 신한 등은 올해 일반 회사채(SB) 시장에서 선두권 하우스로 평가받는다. 탄탄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세일즈를 이어가고 있기에 특이할 건 없다. 그런데도 이지스운용이 공모채 데뷔 이래 KB증권을 주관사단에서 제외한 적이 없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IB업계는 작년 10월 수요예측의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기대만큼 흥행은 실패해 이지스운용의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당시 최대 600억원 증액을 목표로 300억원 모집액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오는 3월 6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시점이 도래에 대비한 것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기관들의 주문이 저조해 금리도 희망밴드 최상단인 7.2%로 정해졌다, 최종 발행액도 330억원 증액에 그쳐 발행사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았던 것으로 알려진다"며 "파트너십 전략에 변화를 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지스자산운용 부동산 AUM
◇위기 때 다시 찾은 KB, 기관투심 공략법 주목

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은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KB증권을 찾았다. 내달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대표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한 것이다. 세일즈 측면에서는 단독 하우스라 불리할 수 있지만, 부동산PF 부실 우려 속에서 기관들에게 이지스의 장점을 잘 부각할 수 있는 하우스라고 판단했다.

최근 해외 대체투자의 위험성으로 부동산 관련 업종에 대한 기관 투심은 악화될대로 악화됐다. 이지스운용의 경우 운용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개발사업을 기초로 한 펀드 비중도 늘어난 상태다.

본 PF 전환 지연, 공사비 인상 등 비우호적인 국내 부동산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잠재리스크도 잔존한다. 작년말 9월 말 펀드의 기초자산 중 약 26%는 해외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도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펀드 운용자산(AUM) 기준 1위 운용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주력 사업부문인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황에 대응해 다양한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인프라부문은 지난해 해외기업 세컨더리 블라인드펀드를 1억 달러 규모로 조성해 대체투자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다.

크레딧 매력도 양호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가지고 있다. A급 발행사의 경우 금리 메리트를 바탕으로 한 리테일 투자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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