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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BOE 계약 성사' 선익시스템, 캐논도키 증착 시장 대체IT용 8세대 증착기 공급계약…600억 조달 '수주 대응'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24 12:45:5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2: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OLED 증착장비 제조사인 선익시스템이 중국 BOE 향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장기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 상반기부터 꾸준히 BOE향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수주 기대감을 부풀려 오던 선익시스템은 전환사채와 교환사채를 동시에 발행, 총 600억원의 투자금을 비축했다.

안정적으로 납기가 진행되면 캐논도키가 장악하고 있던 대형 증착기 시장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약 4000억~5000억원의 물량이 거론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선익시스템은 BOE(Chengdu BOE Display Technology Co.,Ltd.)와 OLED 디스플레이 양산용 증착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 1월 말까지 OLED 증착장비를 공급한다.

선익시스템은 이달 초 발행한 1회차 전환사채(CB)와 관련 최근 정정공시를 내고 콜옵션 사항을 기존 33%에서 40% 수준으로 확대했다. 지난 4일 1회차 CB 관련 공시를 내고, 보통주 전환시 67만7550주 수준의 CB를 발행해 운영자금 420억원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총 주식수의 6.66% 크기다.

정정공시는 콜옵션(매도청구권)에 관한 사항으로 향후 CB 물량의 40%(27만1020주)를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가 인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제3자는 선익시스템의 최대주주를 비롯해 그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인물이다. 지분율 방어 목적으로 콜옵션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2.85%에서 최대 3.57% 수준이다.

CB에는 발행사(선익시스템) 측에 매우 우호적인 조항들이 삽입돼 있다. 최근 조달 시장에서 '제로금리(이자율 0%)'를 찾아보기 힘든 경향성을 감안하면 표면·만기이자율 0%는 발행사 친화적 조건이라는 평가다.

보통주 전환가액 역시 가중산술평균 주가를 산정할 당시 선익시스템의 주가가 6만원 이하였음을 고려하면 할증이 소폭 붙은 것으로 보인다. 전환가액은 6만1988원이다. 다만 6월 중순 선익시스템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향후 파생상품 손실로 잡힐 가능성도 다분하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13일 장중 7만5500원을 찍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지난 달까지 선익시스템이 CB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의 기업금융 파트에서 선익시스템 CB를 인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OLED 증착기 섹터에서 선익시스템이 드디어 빛(대형 PO)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기업가치 재조정 국면에 들어선 탓이다. CB는 신한투자증권, 흥국증권, 한국투자증권,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삼성증권, 하나은행 등 다양한 기관이 나눠 담았다. 신탁판매를 제외하고, 타임폴리오흥국에이오에이 알지비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가 189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한국투자밸류체인(VC) S1 투자조합이 56억원 어치를 담았다.

선익시스템은 CB와 별개로 EB(교환사채)를 발행해 자사주를 처분, 운영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26만3983주의 자기주식(2.71%)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를 주당 6만8186원에 발행, 180억원을 조달했다. 자사주를 매입할 당시의 평균주가는 정확하게 산출되지 않으나 약 2~3만원 구간이 장기화된 걸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EB 역시 신한투자증권, 흥국증권, 타임폴리오, 삼성증권 등이 나눠 담았다.

선익시스템은 BOE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몇 년 간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공급계약 공시에 총 계약액수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BOE와의 NDA(비밀유지계약) 때문인 걸로 보인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선익시스템의 운영자금 배분 스케줄과 일치한 점을 고려하면 약 3년 간 수천 억원 수준의 대형 PO가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선익시스템은 조달한 600억원을 올해부터 200억원씩 3년 간 운영자금으로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운영자금의 핵심은 원재료, 부품, 인력 조달이다.

선익시스템은 국내 대표적인 OLED 증착 장비 제조사다. LG디스플레이 등을 주요 고객사로, R&D(연구개발)용 증착장비 등을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운 회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BOE 향 IT용 8세대 OLED 양산 증착기 공급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BOE의 테스트 라인에서 최종 퀄(품질인증)을 받는 기간이 소요된 걸로 파악된다. 시장의 예측과 달리 LG디스플레이를 1차 공급으로 하는 밴더사의 지위가 아니라 직납에도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을 엔드유저로 하는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입찰 경쟁에서 독점적 지위를 자랑하던 일본의 캐논도키(Canon Tokki)를 제치고, BOE 신규 라인을 차지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캐논도키는 글로벌 1위 OLED 패널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장기간 OLED 양산에서 협업 구조를 다진 증착장비 제조사다.

선익시스템은 BOE B16 라인에 1차분 양산설비 2대의 증착설비를 수주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청정 물류설비를 제조하는 국내 제조사 '아바코' 역시 선익시스템과 함께 BOE의 대형 PO를 받은 걸로 전해진다. OLED 스마트 설비 업체인 시너스텍 역시 BOE의 수주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민철 동아엘텍(선익시스템 모회사) 상무는 "해당 CB와 EB 조달자금은 BOE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맞다"면서 "다만 경쟁사와 공급계약의 총 액수는 고객사 비밀사항이기 때문에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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