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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업계 원가 점검]오뚜기, '뉴질랜드 법인' 쇠고기 엑기스로 원가관리원료 공급 및 제품 제조, 소스·분말 등 'B2B' 제품 가격 인상도

홍다원 기자공개 2024-06-27 07:54:11

[편집자주]

원가 절감, 가격 인상, 물가 안정. 식음료 기업과 떼어 놓을 수 없는 키워드들이다. 이들의 수익성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원가를 관리하는지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속에서 식음료 기업들이 마련한 비용 통제, 전략 제품 강화 등 치열한 원가 관리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가 해외 법인을 통한 원료 조달과 소스, 분말제품 등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높은 원가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매출원가는 늘어났지만 견조한 B2B(기업 간 거래) 제품 판매로 매출도 늘어나면서 원가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료 생산 기지로 뉴질랜드 법인을 둬 원가 절감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라면스프, 사골곰탕, 꼬리곰탕 등 오뚜기 주요 제품의 필수 재료인 쇠고기 엑기스 등을 제조하고 있는 뉴질랜드 법인은 국내보다 효율적으로 원료를 수입하고 생산하면서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1분기 매출원가율 소폭 하락, 'B2B' 제품 가격 상승

오뚜기 2023년 매출원가율 82.4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84.13%) 대비 1.6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매출원가가 2022년 2조6824억원에서 2023년 2조8494억원으로 6% 증가했지만 매출 자체도 3조1883억원에서 3조4545억원으로 8% 늘어나면서 원가율이 개선됐다. 2024년 1분기에도 매출원가율은 81.82%로 전년 동기(83.06%) 대비 안정화됐다.

오뚜기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80% 이상으로 높다. 식품업계 특성상 원가 부담이 높다고 하지만 사업 구조가 비슷한 대상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대상의 2023년 매출원가율은 75.19%를 기록했다.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오뚜기가 선택한 방법은 다양한 제품과 B2B(기업 간 거래) 채널 공략인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라면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수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스부터 '3분 시리즈'로 유명한 레토르트 식품, 냉동 피자, 육가공 제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특히 이러한 제품은 대형마트, 편의점 등 B2C(기업·소비자 거래) 판매는 물론 대규모 식당, 프랜차이즈 등 B2B 제품용으로 거래되고 있다. 대용량 설탕, 케첩, 마요네즈 등 소스류 등이 오뚜기 매출의 한 축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오뚜기는 한국맥도날드에 케첩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프랜차이즈 공급 및 대용량 제품 매출이 오뚜기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오뚜기의 2023년 기준 매출처별 판매 비중을 보면 대형마트가 32.59%, 도매점을 일컫는 특약점이 30.64%를 기록하고 있다. B2C와 B2B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면서 매출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뚜기는 라면 등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제품의 가격은 인하했지만 B2B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은 인상하고 있다. 물가 안정과 동시에 이익 방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2023년 7월 1일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했다. 대표 라면 제품 진라면의 경우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가격을 동결하기도 했다. 라면 가격 안정으로 물가 안정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대용량 제품으로 B2B 판매가 이뤄지는 제품인 소스, 분말제품, 냉동식품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KG당 소스 가격은 2021년 2902원에서 2022년 3046원, 2023년 3611원까지 3년 새 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분말제품 가격과(1만5869원→1만7685원) 냉동식품 가격도(5546원→6335원) 각각 12%, 14% 올랐다.


◇'쇠고기 엑기스' 제조·판매하는 뉴질랜드 법인

뿐만 아니라 해외 법인을 통한 원료 조달 역시 오뚜기 원가 절감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건 오뚜기가 뉴질랜드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오뚜기는 국내 식품 기업 중 발빠르게 뉴질랜드에 진출했다.

오뚜기는 1997년 5월 뉴질랜드에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축산업이 발달한 뉴질랜드를 일찍이 공략해 사골엑기스 등 원료를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뉴질랜드는 축산업 등 1차산업이 발달했고 18개월~30개월 연령의 어린 소를 도축해 사용하기 때문에 질병 발생 등에서 자유롭다.

오뚜기가 판매하고 있는 주요 제품들은 쇠고기를 원료로 하는 제품이 많다. 라면스프부터 사골곰탕, 설렁탕, 꼬리곰탕, 갈비탕, 육개장 등의 베이스가 사골이기 때문이다. 3분 카레 등 제품에도 뉴질랜드 쇠고기가 사용된다.

쇠고기 원료를 효율적으로 수입하기 위해 뉴질랜드 현지에 법인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법인이 원료 생산 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실제 뉴질랜드 식문화는 소 뼈보다는 고기 소비량이 높다. 많은 양의 사골을 오뚜기에서 효율적으로 들여와 엑기스로 생산하고 있다.

생산한 엑기스는 오뚜기의 다양한 제품으로 활용된다.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 재료 발굴을 통해 원료 조달에서 비용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뉴질랜드 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상대적으로 소비가 적은 사골 뼈 등 쇠고기 원료로 엑기스를 제조하고 있다"며 "전사적으로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원가 절감 방법은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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