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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RFHIC, 힘들어도 'GaN바라기' 고객사 삼성 유치 '부활'②화웨이 잃은 뒤 신제품 개발 활로 찾아…이종산업 '방산' 자회사 효자

최현서 기자공개 2024-07-04 09:13:13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 수익원의 핵심 제품은 질화갈륨(GaN)으로 만든 전력증폭기와 트랜지스터다. 두 제품군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힌다.

RFHIC는 2018년 화웨이와 맺은 GaN 전력증폭기 등 공급 계약으로 한 단계 도약을 이뤘다. 하지만 3년 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화웨이에 물품을 공급할 수 없게 되면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해결책으로 내세운 건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사업에 대한 집중'이다.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에 올인한 결과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고객사와의 거래 계약을 증대로 이어졌다. 여기에 자회사가 방산산업에서 긍정적 성과를 이룬 것도 사세 확장에 큰 보탬이 됐다. 도전 정신이 먹힌 셈이다.

◇뼈아픈 화웨이 이탈…신제품으로 거래처 모색

RFHIC는 2005년 개발한 GaN 전력증폭기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RFHIC의 객관적 매출 구조는 2015년부터 확인이 가능하다. 그 해 GaN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로 발생한 매출은 373억원이다. 전체 매출(497억원)의 75.1%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에서 GaN 제품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졌다. 2017년 83.3%(517억원)였던 비중이 이듬해 96%(1038억원)까지 올랐다.

당시 GaN 제품류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난 이유는 화웨이와의 계약 덕분이다. 다만 그 덕을 오랫동안 볼 수는 없었다.

RFHIC 관계자는 "화웨이가 제공한 기지국 스펙에 맞춰서 GaN 트랜지스터를 공급했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 이후 실적이 일시적으로 꺾였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된 2020년 GaN 제품 매출은 680억원이다. 전년 1046억원 대비 35% 급감했다. 이 기간 연결 기준 매출은 705억원, 영업적자는 30억원이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맛본 손실이다.

RFHIC는 화웨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많은 고민을 했다. 다만 결론은 'GaN 제품을 보다 강화하자'는 것이었다.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GaN 제품의 핵심 소재는 다이아몬드다. 다이아몬드는 단단하고 열전도율이 뛰어나 반도체와 광통신 소자의 열 배출에 효과적이다.

다이아몬드 소재를 쓰기 시작한 건 2019년이다. 기존 탄화규소(SiC) 기판을 쓰고 있었는데 이를 다이아몬드로 바꿨다. GaN 다이아몬드 트랜지스터는 기존 제품보다 열전도는 4.5배, 전력 밀도는 2배 높다.

지난해에는 GaN 반도체 소재로 쓸 수 있는 4인치(101.6밀리미터) 다이아몬드 웨이퍼를 개발했다. GaN 소자에 다이아몬드를 접합한 웨이퍼는 기존에 주로 쓰던 구리 소재 접합 웨이퍼보다 열 배출 효율이 4배 이상 향상된다.

개량품을 내놓은 뒤 2022년에만 세 건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그 해 7월 맺은 삼성전자(67억원)와의 계약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성장세가 다시 시작됐다. RFHIC는 2022년 GaN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 매출을 1000억원대로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GaN 매출 비중이 96.3%(1073억원)까지 늘었다. 화웨이와 계약을 맺고 GaN 트랜지스터를 제공했던 2018~2019년 수준을 상회한다. 지난해 RFHIC의 연결 기준 매출은 111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방산으로 자회사 성장…호실적 업고 상장 추진

RFHIC가 주력 매출원을 강화하는 동안 계열사는 이종산업인 방산에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광통신, 무선주파수(RF) 패키지(무선 주파수나 마이크로파 모듈 등에 쓰이는 하우징) 제조사 RF머트리얼즈가 주인공이다.


2020년까지 통신용 패키지를 중심으로 매출을 일으켰던 RF머트리얼즈는 이듬해부터 레이저 모듈과 같은 군수용 장비 부품을 주요 먹거리로 삼았다. 매출의 큰 폭 성장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2020년 69억원이던 군수용 장비부품 매출은 2021년 214억원으로 뛰었다. 21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장비부품 매출은 257억원으로 RF머트리얼즈의 전체 매출(479억원)의 53.7%를 차지한다.

다만 지난해에는 다소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매출은 479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같은 기간 2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400만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군수용품 수주가 꺾인 영향이다.

RF머트리얼즈가 주춤할 때 뒷받침을 한 건 또 다른 방산 계열사 RF시스템즈다. RF시스템즈는 RF머트리얼즈가 2020년 59억원에 인수한 자회사다. 대포병탐지 레이더에 쓰이는 안테나, 군 위성통신용 안테나 등 납품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RF시스템즈의 주요 고객사는 LIG넥스원이다. 양사는 2020년부터 협력을 시작해 현재까지도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2020년 245억원이었던 RF시스템즈의 매출은 지난해 328억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으나 외형이 커졌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RF시스템즈는 호황에 힘입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스팩합병을 택했다. 교보12호스팩이 RF시스템즈를 1대0.3070310 비율로 흡수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 상장 완료를 목표로 하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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