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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행동 나선 소액주주, 쏠리드 지배구조 안정화 '고심'③85% 이상 '개미 몫', 특수관계인 지배력 10%대 '불안'…주주환원책 '당근'

최현서 기자공개 2024-07-03 10:38:16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쏠리드를 세운 정준 대표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최대주주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다만 사업 초창기 특수관계인 포함 50%가 넘었던 지분율이 이제는 10%대로 떨어져 불안정한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15년 단행한 팬택 인수 후유증이 자리잡고 있다. 팬택 지분 취득 당시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로 인해 약화한 지배력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소액주주 지분율이 85%가 넘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일부 소액주주들이 '행동주의'에 나선 상황에서 적대적 M&A에 언제든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팬택 인수 악재, 최대주주의 지배력 약화

정 대표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쏠리드 지분 8.3%(508만4407주)를 보유 중이다. 이승희 쏠리드 각자 대표와(2.08%, 127만5141주)과 품질관리를 맡는 임영남 전무(0.03%, 2만주) 주식까지 합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0.41%다. 같은 기간 소액주주의 지분이 85.4%에 달한다. 5% 이상의 정 대표 측 우호주주는 없다.


정 대표의 지배력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굳건했다. 2001년 7월 기준 작성된 등록법인신청서에 따르면 정 대표의 지분은 30.7%(193만3400주)다. 정 대표 외에 이인영 쏠리드 전 경영지원본부장, 당시 부사장이었던 이승희 이사 등 임원들의 지분을 합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1.8%였다. 소액주주는 9.2%(58만600주)에 불과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팬택을 인수한 2015년 무렵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 탓이다. RCPS와 CB는 대부분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정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크게 낮아졌다. 2015년 말 기준 정 대표는 18.6%의 지분을 들고 있었으나 팬택을 매각한 2017년 말에는 10.5%까지 지분율이 희석됐다. 특수관계인 지분은 25.2%에서 14.2%까지 내려갔다.

그 해 말 쏠리드는 경영권 약화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인트리자산운용의 '피티제일호유한회사'와 25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쏠리드는 피티제일호 지분 24.8%를 주주 간 계약을 통해 특수관계인으로 묶었다.

쏠리드는 2019년 피티제일호의 지분을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려고 했다. 하지만 피티제일호가 그 해 5월 시간외매도를 하며 계획이 틀어졌다. 주가가 올라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월 쏠리드의 주식 평균가는 3020원, 5월에는 4580원까지 치솟았다.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로 통신주 가격이 뛰던 시기와 일치한다.

◇소액주주 행동주의와 맞물린 ESG 강화

정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하락의 반작용으로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2015년 54.8%였던 소액주주 비율은 팬택을 처분한 2017년 66.2%로 올랐다. 피티제일호가 쏠리드 주식을 매도한 2019년 79.8%까지 뛰었다.

현재 경영권까지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이슈다. 일부 주주의 고강도 권리 행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쏠리드 소액주주 오모씨는 지난해 11월 쏠리드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했다. 11월 29일 기준 주주명부, 최근 3년 정기주주총회 의사록을 열람하고 등사도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법원은 소액주주 편을 들어줬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올해 1월 쏠리드가 정기 주주총회를 위해 작성한 주주명부나 최근 작성된 주주명부, 3개년 정기주주총회 의사록 열람을 허용하고 사진 촬영, PDF, 엑셀 파일 등으로 복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소액주주들의 위협이 거세지다보니 쏠리드는 각종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며 '달래기'에 나선 상태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조항을 신설한 게 대표적이다. 사내 ESG팀은 2022년부터 있었지만 활약성이 낮았다.

2023~2025년에 걸친 중기 주주환원정책도 발표했다. 직접 사업연도 기준 연결 당기순이익의 15% 내외를 배당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더불어 자사주를 취득하고 취득 자사주의 50% 이상은 소각하기로 했다.

쏠리드는 이전까지 일관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친 적이 없었다. 2015년 주당 110원(시가 배당률 1.4%)의 배당 정책을 실시했지만 2016년에는 주당 50원으로 배당금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시가 배당률은 0.9%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연결 기준 매출 3214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주당 배당금은 2016년과 동일한 50원이었다. 시가 배당률은 0.8%로 같은 기간보다도 낮았다.

쏠리드 관계자는 "내부에서 예상하기로는 당기순이익 규모가 당분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진 않다"면서 "올해 30억원을 배당에 쓰고 10억원을 자사주 취득에 썼는데 앞으로도 배당과 자사주 중심으로 주주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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