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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펀드 열전]NH필승코리아 "애국펀드서 중간재 대표펀드로 진화"소부장 투자전략 고수, 5년간 순자산 150% 성장

윤종학 기자공개 2024-08-01 10:06:44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직접 투자와 ETF를 필두로 한 패시브 상품들이 개인들의 투자 트렌드로 고착화되면서 공모 액티브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하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펀드의 꽃'이라 불리는 이들 액티브 펀드는 포기할 수 없는 한 축이기도 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장기적인 자산증식의 수단으로서 운용사의 얼굴이자 대표 상품의 면면을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아문디 필승코리아는 최초로 국내 중간재(소재, 부품, 장기)기업에 투자한 대표펀드다. 2019년 국내 IT섹터 중간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우려가 번지던 상황 속에서 출시됐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중간재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기로 해 '애국펀드'라는 별칭으로 불려왔다.

이미 주식형 펀드들이 힘을 쓰지 못하던 시기였음에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며 출시 초기 애국펀드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이후 5년의 운용기간 동안 순자산이 150% 이상 성장하는 등 주식형 펀드 중 최상위권 운용성과를 보여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애국펀드라는 태생한계를 넘어 IT섹터 외에도 다양한 섹터의 중간재에 투자하는 특화 펀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소부장전략 대표펀드...계열 농협은행 판매비중 압도적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는 2019년 일본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내 일부 핵심 소재에 대해서 수출 규제에 나선 시기에 출시됐다. 당시 반도체 핵심 소재와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정부와 산업 내의 위기감도 높아졌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점유율과 경쟁력이 매우 높았지만 중간재인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그리 높게 평가되지 못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재, 부품, 장비 회사가 탄생할 경우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면 고객들에게 양호한 성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해당 펀드를 출시했다.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는 핵심종목군(Core Portfolio)을 50% 이상 투자하고 주변종목군(Satellite Portfolio)에 40% 이하를 투자한다. 핵심종목군으로는 국산화 수혜가 기대되는 소재, 부품, 장비기업과 국내 공급망이 강화될 경우 동반성장이 가능한 대기업군이 포함됐다.

위성종목군으로는 국내외 시장에서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군을 포함하고 있다. 위성종목군을 담는 이유는 IT 투자 비중이 높은 필승코리아 펀드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함이다. IT 기업의 경우 경기 민감도가 높아 경기가 부진할 경우 펀드의 하락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이에 경기에 대한 민감도 낮거나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군에 투자를 단행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핵심종목군과 위성종목군의 포트폴리오는 변했지만 2019년 8월 펀드의 출시 이후에 핵심포트폴리오를 70% 이상 위성포트폴리오를 30% 이하로 유지하는 점은 동일하다. 특히 펀드의 고유특성을 반영해 반도체 소재 섹터는 장기간 보유 전략을 취하고 있다.

판매채널을 보면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NH아문디 필승코리아의 운용펀드는 클래스 통합 1563억원이 판매됐다. 이중 대표 클래스인 A클래스의 설정액 899억원 중 70.73%인 659억원을 농협은행에서 판매했다. 2등인 신영증권(54억원)과도 격차가 상당한 편이다.

다만 전체 클래스를 놓고 보면 판매사 채널이 확장되며 점차 농협은행 의존도가 낮아지는 추세다. 전체 필승코리아 펀드의 농협은행 판매 비중은 2023년말 46%에서 올해 7월17일 기준 37%까지 낮아졌다. NH농협은행 외에도 주요 시중은행으로 채널을 확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최근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도 필승코리아 펀드를 신규 판매하고 있다.


NH아문디 필승코리아의 판매수수료는 A클래스 기준 1%로 타 펀드와 유사한 수준이다. 판매보수 0.34%, 운용보수 0.50% 등을 포함한 총보수는 1.68%다.

◇정희석 본부장 책임운용 "IT 외 소부장 투자 섹터 확장"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는 과거 부운용역이 변경된 사례는 있었지만 대표 책임운용역이 바뀐 적은 없다. 정희석 본부장이 2019년 8월 펀드 출시 이후 전담해 운용하고 있다. 펀드 운용철학과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키기 위한 책임운용의 일환이다.

정 본부장은 "필승코리아 펀드를 운용하면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라며 "펀드가 투자상품인 만큼 고객에게 높은 수익률을 돌려주는 것이 우선이며 이 과정에서 소부장 투자라는 펀드의 운용철학을 유지하며 성과를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9년 이후 펀드 성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정 본부장의 목표와 부합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펀드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기준가변화 추이를 보면 A클래스 기준 1000원에서 2500원까지 올라 누적수익률 150%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설정액 대비 순자산 규모가 높게 책정된다. 7월19일 기준 NH아문디 필승코리아의 설정액은 1560억원에 불과하지만 순자산은 4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양호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펀드 설정액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NH아문디 필승코리아는 2019년 8월 설정 이후 2022년 말까지 설정액 2000억원 돌파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삼성전자 등 국내 주식 매수세에 힘입어 높은 운용성과를 나타내자 자금유입이 활발해졌다. 필승코리아 펀드의 2019년 설정일 이후 2021년 말까지 누적수익률은 115%였다.

이후 2022년 금리상승과 반도체 업황부진으로 수익률이 하락했다가 2023년 수익률이 반등하기 시작하며 차익실현 환매 물량이 집중됐다. 이에 설정액도 2000억원에서 1500억원대로 빠졌다. 다만 설정액의 절반 이상이 2020년 수익률 급상승 시기 이전에 유입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차익실현 고객이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장으로 돌아서며 환매고객들의 재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를 IT에 국한된 펀드가 아닌 국내 중간재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소재, 부품, 장비 투자라는 기존 펀드 특색을 가져가면서 장기적으로 국내에서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높은 섹터들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는 이차전지, 전력기기, 조선기자재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샤프지수 반등…핵심·주변종목 비중 액티브 접근

NH아문디 필승코리아는 IT섹터 주가에 큰 영향을 받는 펀드로 변동성이 다소 높은 편이다. 국면에 따른 차익실현 및 핵심종목군과 주변종목군의 포트폴리오를 액티브하게 변화시키며 수익률을 극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샤프지수 추이에서도 이런 펀드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샤프지수는 주간 펀드 수익률에서 CD금리를 뺀 수치를 표준편차(펀드 수익률 변동성)로 나눈 값이다.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운용업계에서는 샤프지수가 '1' 이상이면 상위권의 운용성과로 평가한다. NH아문디 필승코리아의 샤프지수 추이는 V자 곡선을 그리며 반등하고 있다.


앞서 2019년과 2020년 샤프지수는 3을 넘어서며 주식형 펀드 최상단에 해당하는 성과를 냈다. 2019년과 2020년 인터넷플랫폼과 헬스케어를 위성종목군으로 담았는데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하며 5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IT섹터 소부장 외에 이차전지섹터 소부장 등을 담은 것도 기여도가 컸다.

반면 2022년 금리 인상이 본격화 되며 펀드수익률이 마이너스(-) 20% 이상 빠졌다. 샤프지수도 -1.5까지 낮아졌다. 그나마 2022년초 네이버, 카카오 등 성장주 비중을 줄이며 시장 대비 하락폭을 줄였다는 평가다. 2022년 코스피 지수는 24.9%, 코스닥 지수는 34.3% 급락했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전쟁 이슈로 방산종목을 담은 것도 하락폭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2023년에도 마이너스 수익률로 마감했지만 하락폭을 한 자릿수대로 방어했다. 반면 올해 들어 밸류업 프로그램 등 국내 증시가 활기를 띄며 다시 샤프지수 2를 회복했다. 올해 성과 회복을 견인한 종목으로는 이수페타시스, SK하이닉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삼화전기 등이 꼽힌다.

NH아문디 필승코리아는 종목 선별이 마무리되면 해당 종목의 비중을 크게 확대하는 편이다. 포트폴리오 상위 10종목의 비중을 보면 40%를 넘어선다. 삼성전자(17.1%)와 SK하이닉스(9.1%) 등 변동성을 줄여주는 대형주가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에서 타펀드와 종목 차별성을 가져가고 있다. 동진쎄미켐(2.44%), 이수페타시스(2.31%), 에스엔에스텍(2.24%), 솔브레인(1.62%)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2019년 8월 출시 이후 성과기여도가 높았던 종목은 에스앤에스텍, 이수페타시스, 동진쎄미켐, 효성중공업, HPSP, 포스코퓨처엠, HD현대일렉트릭, 효성첨단소재, 파크시스템스, 제우스, 리노공업 등 중간재 기업들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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