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주사 요건 충족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올해 3월1일까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마쳐야하는 상황에서 한무쇼핑 지분을 현대백화점에 넘기며 비교적 지분정리가 용이한 현대퓨처넷과 대원강업만 남겨둔 상황이다.

7일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직접 지분관계에 놓여있던 한무쇼핑 지분 0.36%를 현대백화점에 넘겼다. 보통주 2만2000주를 주당 39만원에 매각했고, 총 거래규모는 약 85억원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규모에 비춰보면 소규모 지분변동에 불과하지만 이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사 신규 설립 또는 전환시점으로부터 2년 이내에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으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3년 3월1일 현대그린푸드로부터 인적분할을 통해 신규 설립됐다. 2025년 3월1일 전까지 지주사 요건을 갖춰야 하는 셈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지주사 요건의 핵심은 계열사의 지배구조 재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의무지분율 요건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경우 상장사는 지분의 30%, 비상장사는 지분의 50% 이상을 의무보유해야 한다. 또한 증손자회사의 의무지분율은 100%다.

지난해 4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주식 300만주를 공개매수해 보유지분을 50%로 늘린 것과 9월 현대백화점이 완전 자회사인 현대쇼핑을 흡수합병하는 등의 일련의 조치들도 의무지분율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이번 한무쇼핑 지분 매각으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3월1일 전까지 지분율을 맞춰야 하는 계열사는 현대퓨처넷과 대원강업만 남게 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퓨처넷과 대원강업 지분을 각각 5.9%, 22.7% 보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구체적인 지배구조 재편 방식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계열사들의 지분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단순 지분 이동만으로도 해결 가능한 수준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한 현대퓨처넷 지분은 한무쇼핑처럼 계열사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퓨처넷의 최대주주인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2월 42%에서 9월 50%까지 지분을 확대한 만큼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보유지분도 현대홈쇼핑에 매각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퓨처넷의 지분율은 현대홈쇼핑(50%), 현대백화점(22.62%), 현대지에프홀딩스(5.93%) 등이다.

반대로 상장사인 대원강업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7.3%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30% 의무보유율을 맞추게 된다. 대원강업 지분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외에도 계열사인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이 각각 7.7%, 2.4%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지분 확보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사실상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한 9부 능선을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3월전 현대퓨처넷과 대원강업의 지분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는 마지막 퍼즐인 현대바이오랜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배구조는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홈쇼핑-현대퓨처넷-현대바이오랜드로 이어진다. 현재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율은 35%로 증손자회사의 의무지분율 100%까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당초 현대바이오랜드도 올해 3월 전까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대상이었다. 다만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유예기간을 추가 승인 받으면서 만료일이 2027년 3월1일까지 연장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거의 다 완료한 상태로 법적 요건만 해결하면 되는 상황으로 이를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배구조를 투명·선진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