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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뉴노멀 시대 유통가는]고환율에 미소 짓는 '라면', 수출 구조별 체감은 달라[라면]수출 확대에 환차익 기대, 국내 생산구조로 득 본 '삼양식품'

윤종학 기자공개 2025-01-06 08:38:01

[편집자주]

1472.3원. 2024년 12월 마지막 거래일 원·달러 환율 종가다. 외환 위기였던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트럼프 2.0 시대'와 한국의 불안한 정치적 요소가 더해지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 '심리적 마지노선' 이었던 1달러 1400수준을 넘어 1500원에 바짝 다가서는 등 강달러 현상이 뉴노멀(새 기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더벨은 고환율 영향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유통가의 현 상황과 대처 방안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달러 국면이 지속되며 라면업계가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자동차, 조선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권이 환차익을 통한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누린 것과 마찬가지로 라면업계 역시 수출액을 꾸준히 늘리며 강달러 수혜 업권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라면업계도 밀, 팜유 등 원자재의 수입가격이 높아질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강달러 지속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또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에 대응해 현지공장 설립 등을 추진하며 강달러 수혜 효과는 점차 희석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라면 수출 10억달러 돌파, 강달러 수혜 '삼양식품'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4년 1~11월 누적 라면 수출액은 11억3820만달러로 집계됐다. 12월 통계치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2023년 연간 수출액 9억5240억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라면 수출액은 최근 10년 연속 최대 수출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4년 2억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2018년 4억1000만달러, 2020년 6억달러, 2022년 7억6500만달러, 2023년 9억5200만달러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면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저장이 쉬운 간편식품으로 수요가 증가했다면,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등에 국내 라면상품이 소개되며 K-푸드 열풍을 타고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라면업계의 수출확대는 강달러 국면에서의 스탠스 변화로 이어졌다.

과거 내수 중심으로 운영되던 시기에는 강달러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 부담만이 부각됐지만 이제는 수출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실제 삼양식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24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22%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의 호실적은 해외 매출확대 및 환율 효과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2016년 25%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을 2024년 77%까지 끌어올렸다. 동기간 영업이익률도 7%에서 20%로 껑충 뛰었다.

농심은 삼양식품과 비교하면 해외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매출 비중은 37.7%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제2공장의 용기면 라인을 신규 가동해 해외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유럽 판매법인을 신규 설립해 유럽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vs 현지'생산에서 갈린 강달러 여파, 수출확대 나선 '농심'

라면업계가 해외매출 확대에 힘쓰고 있는 점은 동일하지만 강달러 국면은 삼양식품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다. 이는 국내생산과 현지생산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삼양식품은 아직 해외 생산기지가 없는 상황으로 모든 상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반면 농심은 심양, 연변, 청도, 상해, 미국 등에 생산법인을 두고 현지생산하고 있다. 이에 농심이 국내 생산기지에서 수출하는 금액은 전체 매출의 10% 수준에 그친다. 강달러는 원화 대비 달러가 고평가되는 상황이다.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기업은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이 커져 영업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 삼양식품은 매출의 대부분을 수출에서 거두고 있으며 수출 시 배에 상품을 선적해서 보내는대 대금을 달러로 수취하고 있다. 반면 농심은 해외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환율의 이득을 보기는 불리한 부분이 있다. 현지에서 발생하는 비용 자체가 달러로 지급되고 이후에 다시 달러로 벌어들이는 구조인 만큼 환율은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매출의 대부분이 수출인 만큼 원화로 비용이 나가고 달러로 벌어들이는 구조여서 강달러 상황에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며 "다만 일찌감치 해외진출에 나선 식품업체들은 현지공장을 설립해 판매하고 있어 환차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농심도 국내 생산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상황은 달라질 여지가 있어 보인다. 농심은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내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수출전용 공장으로 국내 수출물량이 기존 대비 약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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