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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리퍼블릭은 지금]IPO 재추진 정조준, '채널 확대'로 내실 다지기④생산설비 없어 '제품력·유통망 다변화' 집중, 美 코스트코 온·오프라인 입점

홍다원 기자공개 2024-07-31 12:32:32

[편집자주]

1세대 '자연주의 화장품' 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이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6년 동안 누적된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2022년엔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온·오프라인 투 트랙 전략으로 새로운 소비 채널을 발굴한 덕이다. 올해 3월부터는 올리브영에 입점해 해외 홍보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가 돋보이는 만큼 글로벌 공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이 'K-뷰티' 파도에 올라타 순항하기 위한 앞으로의 전략과 재무 상황 그리고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 유치에 맞춰 네이처리퍼블릭은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향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1세대 로드숍 등 화장품 기업들의 글로벌 수출이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중소형 브랜드사의 수출 호조로 화장품 OEM·ODM 기업들이 화장품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자체 생산설비 없이 외주 가공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생산설비가 없는 만큼 브랜드 제품력과 해외 판매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성장세가 높은 채널 입점을 늘리며 유통망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상장 염두에 둔 '전환가액 조항', IPO 가능성 수면 위로

네이처리퍼블릭이 최근 신생 PE 서울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서 상장 재추진 기대감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환가액 조항에 상장을 염두에 둔 조항이 삽입됐기 때문이다.

조항을 살펴보면 네이처리퍼블릭이 코스피 또는 코스닥 시장에 최초 상장할 경우 공모가가 전환사채 발행 당시의 1주당 전환가격을 하회하는 금액으로 결정될 때는 전환가격을 공모가격의 50%로 하향 조정한다.

이는 전환가를 공모가의 절반으로 줄여 더 많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일종의 투자자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 낮게 고정된 전환가액을 주가가 상승할 때 행사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더 많은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이번 전환사채의 전환청구 기간은 2025년 4월 29일부터 2027년 3월 29일까지다. 전환가는 1주당 1만2000원이다. 최저 조정가액은 9600원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PE가 네이처리퍼블릭의 북미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IPO를 목표로 사업 다각화와 성장 사업 채널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점에 대한 확답은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상장 준비는 이번이 두 번째다. K-뷰티의 첫 번째 전성기로 불렸던 2015년 해외 수출 호조를 발판 삼아 코스피 상장에 도전했지만 정운호 대표 구속 등 '오너 리스크' 탓에 불발됐기 때문이다. 거래소에서는 상장 준비 기업의 대주주 적격성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

당초 2015년 8월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이후 11월 안에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 전 프리 IPO를 통해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했던 동종 기업인 토니모리와 잇츠스킨(현 잇츠한불)은 모두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자체 브랜드력·해외 판매 다각화'로 시장 공략

10년 만에 상장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네이처리퍼블릭을 둘러싼 화장품 기업 업황과 주식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중소형 브랜드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투심이 몰렸다.

화장품 기업 주가는 올해 상반기(1월 2일부터 6월 28일 종가 기준) 급등했다. 토니모리(179.6%), 한국화장품제조(147%), 코스맥스(53.96%), 에이블씨엔씨(41%), 한국콜마(32.84%) 등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코스메카코리아(132.78%), 씨앤씨인터내셔널(116.99%), 클리오(24.51%)가 크게 올랐다.

다만 네이처리퍼블릭처럼 생산설비 없이 외주 가공을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사보다는 화장품 OEM과 ODM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에이블씨엔씨와 클리오를 제외하면 모두 생산 기지 역할이 돋보이는 기업이다. 토니모리도 자회사 메가코스를 통해 자체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OEM과 ODM 기업으로 수혜가 이어진 건 화장품 가성비 선호 추세가 수출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에서도 고가 화장품보다는 특색을 가진 중소형 브랜드사의 인기가 뜨거워졌다. 비상장 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투심이 몰리기도 했다.

따라서 네이처리퍼블릭이 상장을 추진한다면 1세대 로드샵인 에이블씨엔씨, 클리오를 비롯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마녀공장 등 자체 생산설비 없이 외주 공장에 제품을 맡기는 기업들을 피어그룹(비교 기업)으로 선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트코에 입점한 네이처리퍼블릭 제품.

자체 생산설비가 없는 브랜드사들은 제품력과 마케팅 그리고 해외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클리오는 일본 기업 M&A를 통해 직접 현지 유통과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마녀공장 역시 미국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 입점에 성공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보유한 경쟁력 역시 1세대 로드숍이라는 브랜드와 해외 공략이기 때문에 이들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6월 미국 코스트코 온라인 몰 입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매장 200곳에 입점해 북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 K-뷰티 1세대 브랜드를 바탕으로 국내외 신규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오래된 브랜드사가 가진 경쟁력은 물론 로드샵 브랜드가 익숙하지 않은 Z세대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며 "현재 전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다"고 밝혔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OEM·ODM 기업에 투심이 몰리는 이유는 인기 있는 브랜드들이 대부분 비상장인 점도 있다"며 "해당 브랜드에 직접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생산하는 기업에 수요가 자연스럽게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장 시에는 피어그룹 멀티플이 가장 중요한데 화장품 기업들이 브랜드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네이처리퍼블릭도 이러한 흐름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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