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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크래프톤 '투명·다양성' 확보…오너 참여로 의미 퇴색[구성]②사외이사 비중 70% 이상, BSM 접근성 우수…소위원회 설치 노력 미진

이돈섭 기자공개 2024-09-11 08:16:0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3: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 이사회의 가장 큰 성과는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70% 이상으로 큰 편인데다 사외이사 각자 재무와 회계, 기업경영 등 전문분야를 구축했다. 사외이사 5명 중 여성이 4명이며 연령대도 40~50대로 분산돼 있다. 이사회 역량구성표도 구축한 뒤 홈페이지 등에 게시해 외부 접근성을 높이기도 했다.

오너 경영인이 입김이 강한 점은 감점 요소였다. 크래프톤 창업주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도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사외이사 후보 발탁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이 아닌 소위원회 수가 지난해 말 기준 보상위원회 하나뿐으로 타사 대비 적은 점도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 구성 항목 45점 만점에 31점…사외이사 비중 71%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크래프톤은 255점 만점에 176점을 받았다.

구성 항목은 45점 만점에 31점을 기록했다. 구성 항목은 9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어 각 문항 평균 점수는 3.4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각 문항 당 평균 기준으로는 참여도 항목이 4.1점으로 가장 높았고 구성과 평가개선 항목이 모두 3.4점으로 뒤를 좇았다. 정보접근성과 견제기능이 각각 3.3점이었다. 경영성과가 3.2점으로 가장 낮았다.

우선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 점이 호평을 받았다. 크래프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5명 등 등기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비중은 71%. 이 비중이 70% 이상이면 만점을 부여한다. 사외이사 연령대가 40~50대로 다채로운 편이고 여성 비중이 80%로 높으며 타기업 경력을 보유한 이사 수도 적지 않은 편이다.

BSM(이사회 역량구성표)을 구축해 홈페이지에 공개해 접근성을 높인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크래프톤 BSM 전문분야는 △조직운영·리더십역량 △게임산업 경험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창업주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김창한 대표이사와 케빈 린(Kevin Lin)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모든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사외이사 5명의 경우 각각 재무·회계(여은정)와 기업 경영·글로벌 사업(이수경·정보라), 스타트업 경영·미디어 산업(백양희), 조직 운영·글로벌 사업(윤구) 등 각자 전문 분야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대부분 조직 운영과 비즈니스 경험 역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게임 산업 경험과 이 분야 전문성을 가졌다고 평가한 사외이사는 없었다.

이사회 지원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크래프톤은 본부장 1명과 팀원 1명으로 이사회 사무국을 설치해 사무국 운영 예산을 책정하고 이사회 운영과 사외이사 직무수행과 관련한 지원 업무를 맡기고 있다. 별도 이사회 지원조직을 운영하며 전용 예산이 부여돼 있고 임원급 수장이 있는 경우 만점을 부여하고 있다.

◇ 이사회 주도하는 창업주 감점요소…소위원회 적은 편

마이너스 요소도 많았다.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장병규 씨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이사회 독립성에 부정적인 요소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장 의장은 이사회를 이끌면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도 소속돼 사외이사 선임에도 관여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5월 ESG위원회를 신설했는데 장 의장은 이 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사내이사에게 이사회를 맡기고 있지만,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행법은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그 사유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 오너 경영인이 이사회를 주도할 경우 그 독립성을 담보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장 의장이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는 회사 지분은 14.75%.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21.05%로 확대된다. 크래프톤은 사업보고서에서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와 분리돼 있으며 (장 의장은) 창업자로서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와 진취적 경영 마인드, 당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역량을 바탕으로 이사회 운영에 적합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이 아닌 위원회 수가 적은 점도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크래프톤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사추위, 보상위원회 등 3개로 의무설치 대상이 아닌 위원회는 보상위원회뿐이었다. 소위원회를 5개 이상 설치한 경우 4점 만점을 부여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추위를 포함해 6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소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위원장은 모두 사외이사이지만 전체 소위원회 수가 타사 대비 적어 점수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진 못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5월 ESG위원회를 추가 설치해 이사회 산하 위원회 수는 현재 총 4개로 늘어난 상태이지만, 2023사업연도를 기준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해당 소위원회 설치에 따른 평가는 반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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