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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글로벌 신약 되다]J&J 의지 달린 렉라자 활용법…유한양행, 후속 R&D 사활'단독요법 및 유럽진출 등 기대감, 확장 협의 지속…임상 확대 예고

김형석 기자공개 2024-08-23 19:35:4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1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미국 FDA 문턱을 넘은 지 사흘째인 23일. 유한양행의 경영진 그리고 관련 핵심 인물들이 공개 석상에 섰다. 렉라자가 글로벌 치료제가 된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자 향후 R&D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에선 렉라자의 미국진출이 유한양행에 어떤 효익으로 돌아오게 될 지에 대한 궁금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글로벌 판권을 쥔 존슨앤드존슨(J&J)의 의지 하에 진행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J&J 주도 하에 미국 외 유럽 등 타 국가의 진출이 기대된다는 점 정도의 얘기가 나왔다. 개발도상국을 위한 렉라자 단독요법 역시 관전 포인트다.

◇마일스톤·로열티 확보 시기 미정 "J&J 결정에 달린 일"

유한양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렉라자의 미국 FDA 승인과 향후 경영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김열홍 연구개발(R&D) 부문 사장,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이영미 연구사업개발(R&BD) 부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모두 R&D 주축에 있는 핵심 인물들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더벨

이날 간담회의 주제는 렉라자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이었다. 하지만 주된 질문은 렉라자의 활용방안에 집중됐다.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통한 매출 확보 규모와 시기, 적응증 요법 다변화 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반영됐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령 규모 및 시기 등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J&J에 출시 시기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모든 권리를 J&J에 넘겼고 한국 판권만 쥐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렉라자 활용법은 전적으로 J&J 의지에 달려있다.

조욱제 사장은 "미국 FDA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해졌고 이후 유럽과 일본, 중국 등 국가별로 추가로 마일스톤도 수령할 수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선 전적으로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J&J의 의사가 중요한 만큼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8년 J&J의 자회사인 얀센에 렉라자 글로벌 개발·판매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이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FDA 신청과 서류 검토 등 모든 절차는 J&J가 맡았다. 유한양행은 J&J가 요청하는 렉라자 관련 자료를 제공했지만 직접적으로 FDA 신청에 관여하지 않았다. 미국 출시 시기 역시 J&J가 결정한다.

다만 공개된 기술이전 계약 내용과 미국 항암제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하면 향후 유한양행이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과 로열티 규모는 추정할 수 있다. 이번 FDA 허가로 유한양행이 받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은 6000만 달러(약 802억원)다. 이르면 연내 미국 출시 마일스톤을 수령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는 러닝 마일스톤도 확보할 수 있다.

이후 판매에 따른 로열티까지 감안하면 유한양행은 렉라자로만 연 3500억원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이 J&J로부터 수령하는 판매 로열티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통상 기술수출 계약 시 설정하는 로열티 비율이 10% 수준인 것을 감안한 수치다.

◇저개발 국가 단독요법 기대, J&J 설득 관건

J&J의 렉라자 활용법에 대한 기대감은 또 있다. 병용요법이 아닌 렉라자 단독요법 치료제 출시다.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독요법 치료제 보급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J&J의 의지에 달려있다. 유한양행은 최대한 이 지점을 파고들어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욱제 사장은 "병용요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병용요법을 수용하기 어려운 저개발 국가의 경우 단독요법을 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독요법 연구결과는 내달 발표한다. 유한양행은 내달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국제폐암연구협회(WCLC)에서 관련 렉라자 단독요법 결과를 발표한다. 발표될 연구결과는 경쟁 제품인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렉라자 단독요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내용이다.

조욱제 사장은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J&J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출시 시점을 비롯해 타 국가 진출, 단독요법 도입 등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2 렉라자 발굴 집중,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 확대

유한양행은 렉라자 미국 진출을 계기로 R&D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파이프라인을 줄여 유력 물질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임상에 진입하는 파이프라인도 현재 8개에서 12개로 늘린다.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이어갈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꼽은 물질은 △YH32367(면역항암제 이중항체) △YH35324(알레르기 치료제) △YH35995(고셔병 치료제) 등이다.

YH32367은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암 중에서도 고형암에 집중해 유방암·위암·담도암 등 다수의 사람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HER2) 발현 암에서 기존 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내년쯤 임상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YH35324는 유한양행이 알레르기성 천식·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오말리주맙)를 목표로 개발중인 물질이다. 졸레어의 글로벌 매출이 약 5조원대인 만큼 유한양행이 개발한 렉라자의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임상 1a상 파트B 결과에서 면역글로블린E(IgE) 수치(> 700 IU/mL)가 올라가 있는 환자에서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과 기존 치료제 대비 더 강력하면서 지속적인 IgE 억제 활성을 보여줬다.
이영미 유한양행 R&D부문 부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벨

YH35995는 희귀질환 시장을 공략한 고셔병 치료제다. 고셔병은 유전적 돌연변이의 영향으로 특정 효소 결핍으로 인해 생기는 리소좀 축적 질환(LSD)의 한 종류다. 혈액학적·장기·골격계 등 전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용 치료 옵션이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높다.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도 지속한다. 유한양행은 누적 5000억원을 50여곳에 투자했다. 전략적투자자(SI)로 투자를 집행한 기업은 35곳이다. 보유 중인 신약 후보물질 33개 중 16개가 도입된 후보물질이다.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을 통해서는 기초 과학 분야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간 당 1억 원가량을 투자하고 개발 가능성이 있거나 신약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물질 등에 대해서는 후속 과제로 선정해 추가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76억원을 투자했다.

이영미 부사장은 "유한양행은 비임상연구, 공정개발, 임상개발, 제품 등록 등 내부 R&D 역량에 기반을 두고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통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욱제 사장은 "렉라자의 미국 진출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창업자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유한양행이 국내 1등을 넘어 인류 건강을 위한 회사로 발돋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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