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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중심 바이오 카르텔, 대응방안은 '바이오 아시아' 8개 단체 모인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신약 패권 가질 대안 '통합'"

김형석 기자공개 2024-09-11 07:49:2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바이오는 정부가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점찍은 산업이다. 40조원에 불과한 산업 규모를 2035년까지 20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이를 위해선 빅파마와의 격차와 미국과 유럽 등 기존 카르텔의 의존성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아시아 지역 통합 기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 중심의 허가제도를 극복하고 세계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아시아 시장 공략이 필요해서다.

◇"민간 중심 바이오아시아 구성 필요, 아시아 제약바이오 통합해야"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미래신성장 동력 육성전략 포럼'을 열었다. 보건안보 및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중요성을 재확인하하고 향후 육성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다.

작년 출범한 신생 기구인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는 8개 단체로 구성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등이다.

이날 행사에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아시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통합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미국과 유럽 중심의 시장 카르텔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를 하나의 바이오 시장으로 묶어야 한다는 논리다.

아시아 지역 통합 바이오의 첫 단계로 '바이오아시아(Bio Asia)' 설립을 제시했다. 아시아의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기구를 설립하자는 의미다. 정부 간의 정치적인 이슈가 큰 만큼 민간에서 먼저 지역 통합 교류회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그가 구상한 바이오아시아는 아시아 제약바이오 기업과 기관이 주관하는 글로벌 교류회다. 현재 바이오USA와 바이오Europe 등이 가장 큰 형태로 열린다.

아시아에서는 바이오Korea와 바이오Japan, 바이오China 등 개별 국가별로 열린다. 미국과 유럽 등 기존 선진 시장에 비해 아시아 각국에서 열리는 행사의 빅파마의 참여도가 적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미래신성장 동력 육성전략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더벨

이 회장은 "통합된 아시아 제약바이오 기구를 설립하면 미국과 유럽의 빅파마들이 시장 참여를 위해 아시아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의 최종 목표는 ACH(Asia Council for Harmonisation of Technical Requirements for Pharmaceuticals for Human Use) 구성이다. ACH는 의약품국제조화회의(ICH)의 아시아 버전이다. ICH는 규제 기관과 제약 업계가 모여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제약 개발 및 등록을 논의하기 위해 설립한 국제 회의다. 기술 지침과 제품 등록 요건의 조화를 통해 아시아지역의 공중 보건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회장은 "아시아의 인구는 45억명에 달하는 제약바이오 최대 수요 지역인 만큼 아시아 통합 기구의 영향력은 기존 미국과 유럽 중심의 시장체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중동지역까지 포함하면 절대적인 힘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일라이 릴리 1년 R&D 예산 우리나라 총액의 3배

아시아 통합 기구 설립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은 기존 미국과 유럽 중심 체제 하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분명한 성장 한계 때문이다. 빅파마의 막대한 자금력과 미국 FDA와 유럽 EMA의 규제 권한에 타 지역 기업들이 종속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막대한 자금력 격차에 대해 빅파마인 일라이 릴리(Eli Lilly)를 사례로 들었다. 비만 치료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의 연간 R&D 투자 비용은 17조원에 달한다.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3000억원을 집행하는 것과 50배가 넘는 규모다. 국내 500대 제약사와 1500개 바이오벤처의 연간 총 R&D 비용 5조원의 3배다. 정부지원금 2조원을 더해도 빅파마 1곳의 R&D 비용에 미치지 못한다.

이 회장은 "반도체와 달리 제약바이오 시장은 긴 특허를 바탕으로 수익을 낸다"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연구에 투자하는 빅파마와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은 사실상 불가하다"고 말했다.

FDA와 EMA의 규제 독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임상이 단 9개월간 진행돼 총 11개월 만에 출시됐다. 결국 화이자와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으로만 각각 70조원, 4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타 지역 제약사였다면 FDA와 EMA의 승인을 받지 못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 회장은 "바이오아시아 구성을 통해 아시아 진출을 확대하고 R&D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한다면 제약바이오 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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