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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영풍은 왜 MBK를 끌어들였나, '최윤범 정조준'"여기서 끝내자"는 영풍, 경영권 외주하더라도 고려아연 독립 막는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4-09-19 08:14:5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3: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그룹이 MBK파트너스와 맞손을 잡고 주주간계약과 공개매수에 나선 이면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정조준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독립 경영의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내면서 영풍그룹과의 동맹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배당과 이익구조 등 실익상 고려아연의 독립을 막아야하는 장형진 영풍 고문은 경영권을 외부에 주더라도 고려아연의 이탈을 막고 최 회장의 권한을 뺏는 쪽으로 방향타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영풍그룹이 MBK파트너스와 경영권의 주도권을 잡더라도 실 운영은 MBK파트너스의 몫이 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플랜이 성공한다면 MBK파트너스는 하나의 포트폴리오 기업으로서 고려아연을 관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영풍그룹과 MBK파트너스의 최종 목적지는 다르더라도 최 회장을 포함한 최씨 일가의 경영권을 가져온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고려아연 독립 탐탁지 않은 영풍, 경영권 주더라도…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12·13일 연달아 낸 자료에는 공통된 메시지가 들어가 있다. 우선 의결권과 차후 전문 경영에 대한 권한은 MBK파트너스가 앞장서 집행한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최 회장의 경영자 자격에 대한 공격이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이끌 자질이 부족하니 영풍의 대리인으로 나서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경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표면적 이유는 MBK파트너스의 전문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수면 아래에는 고려아연의 독립이 탐탁지 않은 영풍의 사정이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지분 교환 등을 저지하고자 현금 배당 상향 등을 요구했지만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서린상사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패하며 알토란 회사를 포기하고 새 상사를 설립해야 했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데에는 자금력 등의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처럼 장내 매집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에는 한계가 있었다.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는 번갈아 장내 매수로 지분을 늘렸지만 1~3%포인트(p) 접점 내에서 긴 시간 경쟁해야 했다. 상황의 확실한 뒤집기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우군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바이아웃(BO) 펀드를 이미 조성해 둔 MBK파트너스는 적합한 파트너였다.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논의는 올해 초부터, 영풍이 먼저 문을 두드리며 시작됐다는 점을 봐도 짐작할 만 하다.

펀드의 목표 자금은 약 70억 달러였고 실제 규모는 약 8조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공개매수에 활용하는 자금은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주)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한다. 공개매수에는 신청규모에 따라 약 1조~2조의 자금이 필요하다.


◇돈 많고 경영권 인수 경험 풍부한 MBK

또 MBK파트너스의 투자 활동 방향이 경영권 인수 후 기업가치 제고로 이뤄져온 만큼 고려아연 경영에 큰 미련이 없던 장 고문이 경영권을 맡길 만한 동맹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기업이 30여 곳에 달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해 지분 우위에 서면 고려아연도 MBK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보면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의 적합성을 공격할만 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론된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등 의혹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을 들었다.

고려아연이 2019년 설립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604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 등이다. 이와 동시에 영풍그룹에 속해있는 고려아연의 특수성을 이용해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걸어뒀다.

◇공개매수 성공시 의결권 있는 지분 52%까지 확보

공개매수 대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두 곳이다. 기업은 다르지만 목적은 하나다. 고려아연에 대한 지분과 의결권 확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등의 방법으로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뺀 지분의 과반 이상까지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신고서를 참고하면 추가 확보 지분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6.98~14.61%다.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 등의 보유 고려아연 지분 보유 비율은 33.13%다. 성공시 영풍측 지분은 최소 40.13%, 최대 47.73%까지 늘어난다.

그동안 고려아연 지분 경쟁의 핵심 패로 꼽혔던 영풍정밀도 공개매수 대상에 올랐다. 최 회장 일가의 지분이 더 많지만 조건없는 공개매수 대상 지분이 발행주식총수의 43%를 넘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요한 건 영풍정밀 자체보다 영풍정밀이 들고있는 고려아연의 지분 1.85%다.

영풍정밀의 시총은 주가가 대폭 오른 지금도 20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고려아연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 중 과반 이상인 52%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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