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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숨겨진 승자' NH증권, 조단위 브릿지론 '다시 한번'공개매수 트랙레코드 추가, 수수료 최대 33억…차입금 최대치 약 1.5조 '연 5.7%'

양정우 기자공개 2024-09-20 10:03:4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숨겨진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를 주선할 뿐 아니라 조 단위 브릿지론을 다시 한번 제공하는 실속을 거둘 전망이다.

이 증권사는 이미 MBK파트너스와 맞손을 잡아 알짜 수익을 확보한 트랙레코드를 갖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1, 2차 공개매수를 주선하면서 역시 브릿지론으로 수백억원을 거머쥐었다. 윤병운 사장은 이렇게 일련의 딜이 연결되는 '패키지 딜'을 새 수익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재점화, 공개매수 스타트…주선사 NH증권, 실속 확보 무게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은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대상은 고려아연 지분 약 7∼14.6%(144만5036주∼302만4881주)다. 공개매수 대금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메인 이슈이지만 이번 공개매수에서 숨겨진 승자로 떠오르고 있는 건 NH증권이다. 국내 자본시장의 굶직한 공개매수 딜을 다시 한번 확보하면서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다져온 트랙레코드를 한층 더 강화했다. 공개매수 주선에 따른 수수료는 최대 33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 큰 실익이 예고돼있다. 공개매수의 실탄 가운데 차입금으로 1조4905억원(최대치)을 제공하면서 대규모 이자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고정금리는 연 5.7%다. 차입기간이 9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시 최대 637억원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공개매수자의 차입금에 관한 사항. 최대 공개매수 가능 주식수인 3,024,881주를 공개매수하는 것을 전제로 산정.

공개매수 대금 2조원 가량에서 차입금을 뺀 나머지는 MBK파트너스가 내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의 자기자금으로 뒷받침된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5026억원, 영풍은 66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측은 공개매수 응모 주식 수가 최소 목표 수량에 미달할 경우 응모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다. 목표 수량을 만족할 경우 전량을 매수할 방침이다. 초과할 경우엔 목표 수량만큼만 안분 비례해 매수하기로 했다.

NH증권과 MBK파트너스의 두터운 친분 관계는 공공연하다. 지난해 MBK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가 진행한 오스템임플란트의 공개매수를 주선하면서 시장에 큰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인수금융→공개매수→상장폐지' 딜을 주관하면서 이른바 패키지 딜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

◇NH증권, 공개매수 딜 독식…트랙레코드 중시, 선순환 궤도 안착

이로써 NH증권은 올해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 13곳 중에서 11곳의 파트너로 낙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티엘아이를 시작으로 쌍용씨앤이, 락앤락, 한솔로지스틱스, 커넥트웨이브, 신성통상, 한화, 제이시스메디칼, 비즈니스온 등의 공개매수를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의 한화갤러리아 주식 공개매수까지 주선 업무를 맡았다. NH증권을 공개매수 주선사로 선택하지 않은 2곳은 현대홈쇼핑(삼성증권)과 에스앤디(미래에셋증권)뿐이었다.

여느 IB 딜처럼 공개매수 역시 증권사의 트랙레코드가 중시되고 있다. 주요 공개매수자인 사모펀드 운용사는 저렴한 수수료보다 성공 경험에 무게를 싣는 경향이 뚜렷하다. NH증권의 경우 향후 수임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선순환 궤도에 안착해있는 셈이다.

NH증권은 오랜 기간 공개매수 주선 업무의 역량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청약률을 높여 지분율을 올려야 하는 공개매수자 입장에서는 온라인 청약시스템을 갖춘 증권사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과 KB증권도 NH증권의 뒤를 이어 시스템 확보에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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