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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우드운용, 반년만에 설정액 150억 '증발' 공모주 전략 불구 비상장사 투자 문제시

이명관 기자공개 2024-09-23 07:52:4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6:49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트우드자산운용이 만든 공모주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했다. 펀드 설정 6개월여 만에 수익권자의 90% 이상이 자금을 뺐다. 단기간에 자금 이탈이 발생한 배경으로 비상장사 투자가 지목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스트우드자산운용이 지난 4월 설정한 '이스트우드공모주일반사모투자신탁4호'의 설정액은 170억원에서 15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한 달 새 해당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에 나서면서 15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스트우드자산운용으로선 난감한 상황에 처한 모양새다.

대규모 환매가 발생했던 원인은 비상장사 투자가 지목된다. 이스트우드자산운용이 펀드를 설정하면서 약관에 명시했던 주요 전략인 공모주에 투자하지 않고, 비상장사에 투자했다는 점을 수익자들이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우드자산운용은 전체 설정액의 2% 정도에 해당하는 3억원 정도를 비상장사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는 데 활용했다. 설정액 대비 소액에 불과했던 터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투자 대상기업을 확정하고 투자에 나서기까지 시간이 꽤 소요되고 있었던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자 전략을 짜고 구사하는 것은 집합투자업자의 고유 재량이다. 펀드의 주요 전략과 방향성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이스트우드자산운용도 이런 차원에서 비상장사를 투자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익자들은 약관에 기재된 대로 공모주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환매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스트우드자산운용이 펀드를 결성하고 공모주 투자처를 물색하다가 일부 자금을 활용해 비상장사에 투자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수익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이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익자들이 비상장사 투자 규모가 미미했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최근 관련 시장 분위기가 나빴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 한때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상장사 투자에 대거 나섰다. 비상장사 투자에 투입된 자금만 100조원을 훌쩍 넘어섰을 정도다. 이는 고액자산가들 자금을 운용하는 PB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비상장사 투자시장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 됐던 재작년부터 급격히 얼어붙었다. 넘쳐나는 드라이파우더에 투자를 받는 비상장사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치솟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끝나고 시장 전반적으로 자금이 마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시장에 자금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그간 오버밸류됐던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묶였다.

대표적으로 컬리가 꼽힌다. 컬리는 4조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를 받았지만 정작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1조원도 채 인정받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오버 밸류라는 점만 확인된 꼴이었다. 이후 투자자들의 반대로 컬리는 상장을 철회했다. 밸류가 확정되면 투자실패를 인정하게 되는 셈이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부담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컬리 외에도 다수의 비상장사 투자로 애를 먹는 운용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수익자들 입장에선 비상장사 투자를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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