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자로서 일생일대 위기를 맞이했다.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영풍은 동북아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손을 잡았다. MBK는 지난 실패를 절치부심하며 이번 공세를 철저히 준비한 듯 보인다.빈틈없는 영풍-MBK 연합의 공격에 맞서 최 회장은 우군을 찾고 있다. MBK가 진행 중인 조단위 공개매수에 혼자 힘만으론 대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한이 촉박한 탓에 최 회장은 추석 연휴부터 분초를 아끼며 우군 후보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 회장의 우군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은 여럿이다. 국내외 대기업 및 금융사, PEF 운용사들까지 면면도 화려하다. 이들이 나서만 준다면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도 무난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M&A 업계에서는 언급된 우군 후보들의 참전 가능성에 상당히 큰 의구심을 품는 분위기다. M&A 시장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하는 곳이다. 소문이 앞선 딜은 성사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최 회장이 우군을 확보했다면 '썰'보다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MBK가 앞서 뛰어들었던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에서도 이미 드러났다. MBK와 대척점에 섰던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백기사인 hy, 효성 등은 분쟁 초기 속도감 있게 지분을 매입했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우군을 어렵게 포섭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냉엄한 자본시장에서 '공짜 점심'은 있을 수 없다. 우군들은 지원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받으려 든다. 급하다고 아무 손이나 잡는다면 최 회장이 영풍-MBK를 공격했던 국부·기술 유출 프레임에 스스로 빠질 수도 있다.
역사만 살펴봐도 참고할 사례는 많다. 외세를 견제하려 또 다른 외세를 불러들였던 왕조는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최 회장의 우군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조만간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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