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리딩 로이어]"외국계 네트워크 '강점', 거래구조 안전성 '중점'"이현주 세종 변호사
정지원 기자공개 2024-10-02 07:41:07
[편집자주]
부실채권(NPL) 시장의 양적 성장이 가시화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정상화 작업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빠르게 정리하라는 압박도 시작됐다. 덩달아 주요 은행권의 NPL 채권 매각 횟수도 늘고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NPL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지금 주요 로펌의 전문 변호사들을 만나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국내에선 가장 큰 규모의 부동산 법률 자문 전문 조직을 꾸리고 있다. IMF와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을 거치며 성장해 온 부동산대체투자그룹은 외국계 회사의 국내 부동산 거래에서 다수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성장했다. 그 중심에는 10년 이상 그룹과 함께한 이현주 변호사(연수원 37기·사진)가 있다.이 변호사는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풀어내는 것을 NPL 관련 자문의 1차 과제로 꼽았다. 이후 가능한 법률 리스크를 절연하는 거래 구조를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비 2조원 규모의 르네상스호텔 부지 재개발 자문에 참여해 포괄적 자산양수도 방식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최근 나오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들도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부동산대체투자그룹, 50여명 전문가 '원스톱' 서비스 제공
이 변호사는 2008년 세종에 합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해로 이때부터 기업들이 헐값에 내놓은 자산의 거래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세종은 글로벌 회사들의 다양한 대형 부동산 딜 법률 자문을 제공하면서 성장했다.
로펌별로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들 그룹이 형성되는 분위기도 생겨났다. 이 변호사는 "입사 초기에는 부동산을 포함해 M&A, 공정거래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며 "4~5년 차쯤 됐을 때부터는 부동산 거래 관련 업무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떠올렸다.
세종의 부동산 전담 조직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부동산대체투자그룹으로 업계에서 명성을 키운 상태다. 이 변호사도 이 그룹에서 10년 이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룹에는 현재 50명 가까운 전문가들이 있다. 국내 로펌의 부동산 자문 전담팀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매입·매각 및 인수금융, 개발, PF나 펀드 설립 및 운용 등 부동산 관련 원스톱 자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변호사는 그룹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외 변호사,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소속 전문가들이 부동산 투자 및 거래 관련 법률 자문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내에서 부동산과 관련한 다양한 고객과 이슈를 통합해서 볼 수 있어 NPL 등 부동산 거래가 발생했을 때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르네상스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포괄적 자산양수도 방식 도입
이 변호사는 특히 외국 고객들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풍부하다. 정부가 PF 사업장 정리에 나서면서 외국계 자금 유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최근 신규 투자와 대출 등에 적극적이지 않은 입장"이라며 "반면 외국 투자자의 경우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부동산 NPL 시장에 관심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세종이 수행한 자문 중 이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는 △라살인베스트먼트 이천 물류창고 매입 △KKR 르네상스호텔부지 개발사업 투자 △AEW 물류창고 포트폴리오 매입 △블랙스톤 물류창고 포트폴리오 매입 △PAG 강남 POBA빌딩 매입 △KKR과 림어드바이저스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 매입 등이 있다. 국내에 이름을 알린 내로라하는 외국계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변호사는 2019년 수행한 르네상스호텔 부지 개발 사업 자문을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꼽았다. 총사업비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국민연금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공동 투자를 결정한 사업이었다.
부동산 NPL성 거래에 속하기도 한다. 르네상스호텔의 모기업은 삼부토건이었다. 당시 삼부토건이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호텔을 다올이앤씨에 매각했다. 하지만 다올이앤씨가 개발 사업을 끝까지 끌어가지 못하면서 이지스자산운용에 공이 넘어갔다. 이때 국민연금과 KKR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변호사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부동산 거래 시 모든 단계와 다양한 이슈를 경험했다"고 회상하며 "당시 포괄적 자산양수도 거래 방식을 채택했는데 최근 논의되고 있는 PF 부실사업장 거래도 같은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르네상스호텔 부지에선 당시 건물이 한창 올라가고 있었다. 건축 중인 자산을 매입해야했기 때문에 자문 난이도가 상당했다. 이 변호사는 자산양수도 방식에 따라 토지와 건축 중인 건물의 소유권, 사업 관련 각종 인허가, 호텔 임대차계약, 공사도급계약을 포함한 사업 관련 계약상 지위 등을 일괄 이전해서 문제를 풀어냈다.
◇"정확한 계약 관계 파악 후 법률 리스크 절연 고민"
이 변호사는 "최근 부동산 NPL 관련 법률 자문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부실 사업장의 사업권 양수도, 후순위 추가 대출, 사모사채 발행, 부동산 취득 후 리모델링 또는 용도변경 등 법률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거래 관계 파악'과 '안전한 거래 구조 고안' 두 가지를 NPL 관련 자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자 난이도가 높은 업무로 꼽았다. 그는 "연체가 발생한 뒤 그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각종 의무가 얽힌 다수의 당사자가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하면서 "그사이 대출 약정 및 각종 사업 관련 계약들이 변경을 거듭해 사실 관계와 권리관계가 꼬이게 되는데 이를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기존의 분쟁이나 법적 리스크를 절연한 뒤에는 가장 법적 리스크가 적은 거래 구조를 새로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권리 이전에 필요한 대항력 등 법률적 절차를 빠짐없이 확인하고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NPL 시장에 대한 의견도 함께 전했다. 그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가격 눈높이가 좁혀지지 않아 생각보다 NPL 시장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면서 "PF 대출 연장과 EOD 발생 시 책임, 공사 도급 변경, 책임준공 의무 등 분쟁 가능성을 고려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은 부실 사업장이나 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다수 나오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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