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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유신, 창업회장 유산 본사 건물 급매 '왜' 올해 3월 취득한 '유신빌딩' 지분 60% 재매각, 전경수 회장 지배 '청신레저' 차입 담보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4-10-14 07:23:3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유신'이 창업회장의 유산인 서울 강남구 본사 건물 '유신빌딩'과 토지를 처분한다. 유신빌딩은 유신이 40년 넘게 본점 소재지로 사용한 건물이다. 고(故) 전긍렬 창업회장이 작고한 뒤 자녀들에게 남긴 유산이다.

장남인 전경수 회장 등은 연초 유신빌딩 및 토지 지분 60%를 유신에 처분해 현금화한 가운데 1년도 안 돼 매각을 결정했다. 유신빌딩은 전 회장 등 오너일가가 골프장 사업을 위한 차입금의 담보로 제공된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골프장 차입 관련 문제로 유신빌딩을 급하게 처분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신은 다음달 28일 라살자산운용이 설립한 '라살제35호부동산일반사모투자회사'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 832-40 토지 및 건물 지분 60%를 처분한다. 양도금액은 756억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매매가격은 1260억원이다. 유신이 보유한 지분 60%를 제외한 나머지 40% 지분은 전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 중이다.

유신은 지난 3월 유신빌딩 및 토지 지분 60%를 562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전 회장 등 오너일가는 해당 부동산을 전량 보유하고 있었으나 당시 현금화를 위해 60%를 유신에 매각해 현금화했다. 이를 1년도 채 안 돼 매각하는 유신은 단기에 30% 이상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하지만 유신빌딩이 가진 의미 등을 고려하면 이번 매각은 다소 의외란 평가다. 유신빌딩은 유신의 창업주 고(故) 전긍렬 회장의 유산으로 40년 오랜 기간 본사 건물로 활용됐다. 이를 고려하면 창업주의 유산이 제3자의 손으로 넘어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유신은 유신빌딩과 더불어 인근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는 사무실들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한 사옥 매각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사옥으로 쓸 건물이 확정되지 않아 약 3년 다른 건물에 임차인으로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임차해 사용할 건물은 현재 본점이 있는 유신빌딩이 아닌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유신빌딩 매각이 전 회장 일가의 골프장 사업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유신의 관계사로는 청신레저란 기업이 있다. 전 회장이 최대주주(40%)로 있는 청신레저는 유신(35%)과 친인척(25%)이 지배력을 지닌 곳이다. 대전광역시에 있는 9개홀 골프장 한미르대덕CC를 소유 및 운영한다.

청신레저는 2021년 옛 금실대덕밸리CC를 인수해 한미르대덕CC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청신레저는 한미르대덕CC 골프장과 전 회장 등이 보유한 유신빌딩 및 토지를 신탁 담보로 630억원을 차입했다. 여기에 청신레저는 유신으로부터 160억원도 빌렸다.

▲유신이 본사 건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소재 '유신빌딩' 위치도. /출처:네이버지도

이 가운데 유신은 올해 3월 전 회장 등으로부터 유신빌딩 및 토지 60%를 인수하면서 청신레저 차입금에 대한 담보권도 지분율만큼 넘겨받았다. 청신레저가 유신빌딩을 담보로 빌린 차입금은 331억원이다. 여기에 유신은 지분율에 해당하는 198억6000만원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우선수익자는 하나은행이다.

청신레저 차입금 만기는 올해 7월 30일이었다. 만기가 내년 같은 날로 1년 연장된 가운데 청신레저는 지난해 이자 비용으로만 43억원이 넘는 부담을 지고 있다. 청신레저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 100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금융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고려하면 전 회장 일가가 유신빌딩 및 토지 매각에 나선 것도 청신레저 차입금 부담 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신은 유신빌딩 및 토지 매각은 청신레저 차입금 상환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물론 매각을 마무리하려면 청신레저 차입금 관련 금융권에 제공하고 있는 담보를 해제해야 한다.

유신 관계자는 "유신빌딩 매각은 청신레저 차입과는 무관한 거래"라며 "본사 건물이 협소해 일부 조직들이 외부 건물을 임차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옥 매각 후 사무실을 이전해 임대하면서 신규 사옥을 매수하기 위해 구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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