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자산신탁, 역대 최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지 '착공' 시공사 책준 없이 공사대금 확보, 업계 새 먹거리 '주목'
이재빈 기자공개 2024-10-17 07:56:3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신탁이 역대 최대 규모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착공에 나선다. 총 사업비가 1조원에 육박하는 천안성성호수공원 공동주택 개발사업이다. 시공사에 별도로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요구하지 않고 기성불로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새로운 개발사업 자금조달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천안 업성구역 공동주택 개발사업이 연내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1월 말, 늦어도 12월 중 착공이 예상된다. 분양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숲이랑코퍼레이션이 위탁하고 하나자산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시행하는 사업지다.
이 사업은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업성동 465-6번지 일원 14만6194.7㎡ 부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지하 3층~지상 39층 규모로 공동주택 176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한다. 총 사업비는 9980억원으로 국내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성성8구역(GS건설)과 성성5구역(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자리한 성성호수공원 인근에서 가장 우수한 입지로 꼽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공사비를 조달하지 않는 사업이다. 하나자산신탁은 분양대금 및 신탁계정대로 공사비를 납입하는 구조를 짰다. 분양 부진으로 공사비 지급이 어려워질 경우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공사비를 지불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는 6000억원에 육박한다. 앞서 시행사는 지난 8일 DL이앤씨와 5835억원 규모 도급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비 지급 방식은 공사 진척률에 따라 공사비를 정산하는 기성불이다.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을 맡은 신탁사의 재무적 역량이 시공사 확보 여부와 직결되는 구조다. 신탁사에 공사비 지급여력이 부족하면 시공사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자산신탁의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5585억원이다. 지난 7월에는 일반자금대출 한도를 1000억원 신규 설정하면서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그룹의 지원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하나자산신탁의 현재 재무적 역량으로도 공사비를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 브릿지론 차환에 필요한 자금은 하나증권을 통해 마련했다. 신탁사는 토지비에 필요한 자금을 위탁자에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동화법인(SPC)이 발행하는 1850억원 규모 PF대출채권을 하나증권이 인수하는 구조다. 1850억원 중 기존 1150억원이 기존 브릿지론 상환에 투입된다. 나머지 자금은 이자비용과 추가토지 취득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하나증권의 자금조달 참여는 숲이랑코퍼레이션과 DL이앤씨의 협조 및 지원과 하나자산신탁의 대형금융사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했다. 대부분의 기관이 높은 금리를 요구했지만 하나자산신탁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증권을 사업에 참여시킴으로써 이자비용을 낮추고 사업성을 높일 수 있었다.
시공을 맡은 건설사에 별도의 신용보강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시공사로 나선 DL이앤씨는 기한 내 준공을 실패해도 채무를 인수하지 않는다. 대신 공사 지체상금만 납입하면 된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PF 우발부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천안 공동주택 사업장에서 사용된 자금조달 구조는 앞으로도 다수의 사업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시공사들이 책임준공 약정 제공에 소극적인 상황인 만큼 하나자산신탁이 마련한 자금조달 구조가 적용된 사업장에 건설사들의 참여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성불 구조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신탁사 입장에서도 차입형 토지신탁 확대가 필요하다. 책임준공 리스크가 건설사에서 신탁사로 전이되는 책준확약 모델을 대신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이 높은 신탁사의 경우 일반 관리형 토지신탁보다 높은 수수료와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차입형 토지신탁이 새로운 먹거리로 꼽힌다.
다만 차입형 토지신탁은 분양이 부진할 경우 신탁사의 신탁계정대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회수가 지연되면서 자금이 묶이게 되면 유동성 문제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차입형 토지신탁 모델은 상품성이 높은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사업지 위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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