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본점의 글로벌 사업개발 데스크 역할 수행"②유광훈 수은 싱가포르법인장 "본점 영업전략 보좌가 법인 정체성"
싱가포르=강용규 기자공개 2024-10-29 12:50:14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은의 정책금융 전진기지 역할을 맡기기 위해 싱가포르법인의 설립 인허가에서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싱가포르법인은 아직 초기지만 여러 성과를 통해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유광훈 수은 싱가포르법인장은 법인 설립을 위한 준비부터 성과 창출까지 도맡아 지휘하고 있다. 법인의 빠른 현지 안착을 위한 영업전략을 구상 및 추진하는 것 이외에 장기적 성장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골몰하고 있다.
◇쉽지 않아 더 절실했던 출발, 이제는 성과 단계로
수은 싱가포르법인은 2021년 7월 설립을 위한 TFT(태스크포스팀)이 가동을 시작해 2022년 8월 정식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유광훈 수은 싱가포르법인장(사진)은 TFT의 단장을 맡아 법인 설립관련 업무를 총괄했으며 초대 법인장까지 역임 중이다.
유 법인장은 "1997년 입행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의 수은은 굉장히 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더욱 글로벌리한 영업을 지향하고 있다"며 "싱가포르법인도 이 과정에서 설립한 것으로 본점이 영업전략을 더욱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금융당국 통화청(MAS)은 수은 싱가포르법인 이전까지 근 10년간 해외 은행에 법인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때문에 인허가를 받아내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싱가포르법인이 보유한 머천트뱅크(Merchant Bank) 라이선스 역시 취득 난도가 높다. 그러나 유 법인장은 이러한 형태의 진출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숨가쁘게 변하는데 수은은 국책은행으로서 수은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만큼 속도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며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수은법을 조금 벗어나는 유연함이 필요했고 싱가포르 은행법에 따라 세워진 현지 머천트뱅크 법인의 형태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법인장은 호주 자원개발기업 아라푸라의 '놀란스 희토류광산 개발사업' 투자를 예시로 들며 수은 싱가포르법인의 역할을 설명했다. 희토류는 희소광물의 일종으로 전기차 모터의 핵심소재인 영구자석의 원재료다. 중국이 글로벌 생산량의 97%를 담당하고 있어 '자원의 무기화'의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유 법인장은 "호주 수출입은행은 물론이고 독일과 캐나다의 대외정책금융기관까지 투자한 이 사업에 수은도 함께 참여했는데 싱가포르법인이 사업을 발굴해 본점에 연결한 것"이라며 "본점을 보좌하는 사업개발 데스크로서 본점에서 발굴하지 못한 사업을 발굴해내는 것이 우리의 핵심 역할"이라고 말했다.
◇임기 만료 가깝지만…시스템 구축 끝까지 고민
수은 해외채널 수장의 임기는 통상적으로 3년이다. 유 법인장은 3년차 임기를 보내는 만큼 머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법인도 아직 설립 3년차에 지나지 않는다. 초기 시스템 구축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며 유 법인장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자산규모나 순이익 등 수치로 나타나는 성과보다는 안정된 시스템 구축이 당면한 최대 현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법인장이 더욱 수월하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완벽하게 다져놓고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시스템 구축의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과제로 유 법인장은 내부통제의 강화를 들었다. 강력한 사법체계가 존재하는 싱가포르의 특성상 금융당국 MAS의 관리감독도 철저히 시스템 중심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내부통제 이슈는 싱가포르 정부의 현지인 고용 장려정책과 맞물려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금융기관들을 고심하도록 하는 사안이다. 현지 인력풀이 한정적인 탓에 고용을 확대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데다 만약 현지 인력을 성공적으로 늘리더라도 의사소통에서 허점이 발생해 내부통제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현재 수은 싱가포르법인은 주재원 6명과 현지 고용인력 18명이 재직 중이다. 유 법인장은 "한국인 주재원과 현지 고용인력의 비율을 1대 3.5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주재원과 현지인력이 하나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해 원활한 통제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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