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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수은 싱가포르, 본점 보좌하는 글로벌 영업 '첨병'①인·허가 단계부터 공들인 현지 진출…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기반 성장세 지속 전망

싱가포르=강용규 기자공개 2024-10-28 12:37:18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 싱가포르법인은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법인 형태로 영업하고 있다. 본점의 크레딧을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점의 유리함을 포기하는 대신 유연하게 움직이며 글로벌 딜 소싱에서 본점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수은은 정책은행으로서 국내 기업의 해외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싱가포르법인 역시 마찬가지다. 공급망 금융 등 시중은행이 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개발 및 주선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이 자산규모 증가 등 수치상의 성과도 뒤따르고 있다.

◇유일한 한국계 은행 법인, 유일한 한국계 머천트뱅크

싱가포르에는 시중은행 4곳(KB, 신한, 우리, 하나)과 정책은행 2곳(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한국계 은행 6곳이 진출해 있다. 이 중 수은 싱가포르법인은 가장 늦은 2022년 8월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유광훈 법인장 포함 주재원 6명과 현지 직원 18명 등 총 24명이 재직 중이다.

수은 싱가포르법인은 6개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지점이 아닌 법인이기도 하다. 지점은 각종 조달에 있어서 본점과 같은 크레딧을 적용받는 반면 법인은 자체적으로 자본금을 쌓고 본점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다.

싱가포르 금융당국 통화청(MAS)은 해외 은행의 현지 진출과 관련해 본점이 들어오는 것과 같은 효과인 지점 형태의 진출을 선호하는 반면 법인 형태의 진출은 꺼리는 편이다. 수은 싱가포르법인의 설립 이전까지는 근 10년간 해외 은행에 법인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정도다. 그만큼 수은 측에서 법인 설립을 공들여 준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라이선스도 특별하다. 수은 제외 5개 한국계 은행은 홀세일뱅크(Wholesale Bank, 도매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영업 중인 반면 수은 싱가포르법인은 머천트뱅크(Merchant Bank) 라이선스다. 머천트뱅크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양쪽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은행으로 싱가포르에서 운영 중인 198개 은행 중 단 21곳만이 이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수은이 굳이 법인 형태를 선택하고 머천트뱅크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은 독립성을 기반으로 본점의 보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법인 관계자는 "수은 싱가포르법인은 싱가포르 은행법 하에 설립된 현지 은행"이라며 "보다 유연한 금융솔루션을 제공해 본점의 기능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싱가포르법인 내부.

◇금융허브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영업거점 성장 목표

수은 싱가포르법인은 자원 공급망 금융이나 에너지, 인프라 등 시중은행의 참여가 쉽지 않은 분야에서 역내 주요사업 관련 정보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본점에 딜을 소싱하는 ‘첨병’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주선 역할도 수행하면서 한국계 기업의 현지 직접투자 확대나 수출 증대를 지원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허브로서 싱가포르의 입지 조건을 활용해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인도, 중동 등 지역에서 수출입은행의 글로벌 영업 거점법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 첫 해인 2022년 2억9500만달러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3억4930만달러로 불어났으며 올해 말 기준으로는 5억335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 측에서는 내년 7억8300만달러를 거쳐 2026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 자산 포트폴리오는 업종별로 에너지전환이 35%, 금융·리테일 28%, 신재생에너지 및 공급망 11%, IT·전자 9% 등으로 다양하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과 북미-유럽의 자산이 각 50%씩 비슷하게 분포돼 있다.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자산 구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법인 관계자는 "해상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나 LNG 인프라 등 차세대 성장산업의 지언을 견인하고 주요 기업들의 추진사업을 파악해 금융주선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은 금융의 커버리지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수출입은행 싱가포르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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