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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이우환 위작 시비에 옥션 화랑가 일대 혼란 '선으로부터'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상반된 진위감정

서은내 기자공개 2024-11-11 08:14:5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우환 화백 작품의 위작 시비로 옥션, 화랑가가 또한번 어수선해지고 있다. 주요 진위감정 기관들에서 진품으로 감정받은 이우환 화백의 작품 '선으로부터'가 최근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 감정결과 위작으로 판정을 받게되면서다. 해당 작품의 소장자가 작품의 각 유통업자들과 감정기관에 항의하며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7일 미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10호 작품을 놓고 위작 시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작품의 소유자는 지난해 말 작품을 거래하기 위해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에 진위감정을 요청했으며 양 기관이 각각 위작, 진작으로 상반된 소견을 내린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이슈가 되고 있는 작품은 국내 양대 진위 감정기관의 전신인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서 진품으로 감정된 이력이 있으며 작가의 확인서도 갖춘 상태다. 이같은 진위 감정 증빙을 기반으로 한때 양대 옥션회사 중 한 곳에서도 프라이빗세일 방식으로 거래가 된 적이 있다. 옥션의 감정서까지 갖췄다.

작품 소장자 입장에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들로부터 인증된 작품을 구매했음에도 피해를 입게된 셈이다. 소장자가 작품을 감정했던 각 감정기관과 과거 작품 거래가 이뤄진 옥션, 화랑 등 주요 업체들을 대상으로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이슈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도 난처해졌다.

이우환의 '선으로부터(1980년작)' 10호 크기의 추정가격은 올해 3월 말 기준 3억8000만원에서 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시 서울옥션에서 4억원에 낙찰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케이옥션에서는 '선으로부터(1976년작)' 20호 크기 작품이 2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작품의 추정가 밴드는 2억5500만원에서 4억원 수준이었다.

2012년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10호 크기 그림. 이번 위작 논란과는 관계없는 작품임.

이우환 화백의 위작 이슈는 미술계에서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이번 위작 논란은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가 제휴를 맺고 감정평가를 진행했던 과거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을 비롯해 현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에서 진품으로 감정한 작품에 대해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가 위품으로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이 사안의 핵심이다.

한 미술업계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같은 작품을 놓고 같은 기관 조차도 진위 판단을 번복한 결과가 됐다보니 더 이슈가 되고 있다"며 "감정하는 위원이 달라지면서 작품의 진위 감정 결과가 바뀐 것은 큰 문제이며 국내 미술품 감정체계에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우환 작품의 위작 시비는 이 외에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관련해 검찰에 계류 중인 소송 건만도 네 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진위감정 기관의 감정 결과가 달라 작품을 위탁하려는 소장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는 이 외에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 진위감정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양대 기관은 한국화랑협회 산하의 감정위원회와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를 꼽는다. 과거 2010년 경까지는 두 기관이 연합해서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이라는 통합기구로 운영돼왔다. 2019년부터는 두 기관이 나눠져 감정평가를 진행해오고 있다.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는 조만간 문제가 된 작품에 대해 재감정에 들어갈 예정으로 전해졌다.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 관계자는 "작품 감정에 대해 의뢰인을 제외한 3자와는 얘기할 수 없고 감정 진행 여부도 외부에 확인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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