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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CEO 성과평가]1년만에 '부회장 부활' 이끈 일렉트릭 질주③정기선 체제 첫 전문경영 부회장…연간 수주총액 10조 눈앞, 두자릿수 이익률 달성

김동현 기자공개 2024-11-29 07:28:44

[편집자주]

HD현대그룹이 위기 속 변화의 기회를 모색 중이다.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로봇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HD현대그룹은 중심축인 조선업의 성장 사이클 진입으로 힘을 받으며 기계·로봇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를 필두로 한 에너지 사업이 대외환경 변화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지만 사업재편으로 반등 기회를 살피고 있다. 더벨은 HD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올해 성과를 살펴보고 보상체계를 기반으로 CEO의 성과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1월 HD현대그룹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40여년간 그룹에 몸담던 부회장단 2인이 용퇴했다. 옛 현대중공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전문경영인 부회장까지 오른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대표가 일제히 퇴진했다.

그 후 1년 만인 올해 11월 정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한번 더 승진하며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부활했다. 내부 출신 경영인을 기용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그룹 내 첫 외부 영입 대표이사(CEO)로 남은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조 부회장은 선별 수주 전략을 수립·실행하며 HD현대일렉트릭의 수익 반등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비주력' 아시아 대신 북미 정조준

2017년 옛 현대중공업에서 분할·설립한 HD현대일렉트릭은 출범 초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 전력설비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중국, 인도 등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내몰리며 HD현대일렉트릭도 저가 수주 물량이 쌓여있었다. 2018~2019년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냈고 2조원에 육박하던 연간 매출(2018년 1조9404억원)도 2019년 1조7711억원으로 줄며 외형이 축소됐다.



이 가운데 조 부회장은 2019년 말 영입돼 이듬해부터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1957년생인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후 줄곧 공직에 있으며 지식경제부 2차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을 거쳤다. 민간기업 경험은 없던 인물이지만 HD현대그룹은 변화를 위해 외부 출신을 바로 CEO로 선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HD현대일렉트릭 지휘봉을 잡은 조 부회장은 아시아를 비주력 시장으로 분류하고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선별수주 정책을 수립했다. 기존 핵심 수주 지역·제품인 중동·선박용제품에 대한 수주 확대 전략은 유지하되 고부가 수출 시장인 북미 공략을 본격화했다.

실제 2020년까지 2억달러 수준이던 북미 수주액은 2021년 3억9000만달러로 올라갔고 2022년부터는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인프라 수요가 따라 올라가는 등 대외 환경 변화도 수주 확대에 영향을 줬다.

올해도 순조롭게 수주물량을 쌓으며 3분기 누적 9조6893억원의 수주총액을 기록했다. 4분기 수주량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수주총액 10조원 달성도 어렵지 않게 도달할 전망이다. 3분기까지 기납품액을 제외한 수주잔고는 7조1807억원이다.



◇흑자전환 넘어 수익성 극대화로

HD현대일렉트릭은 조 부회장이 회사를 이끈 직후인 2020년 영업이익 727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듬해 곧바로 영업이익이 97억원으로 떨어지며 불안정한 상황은 계속됐다. 2018년 시작된 당기순손실 상태도 벗어나지 못했다.

저가 수주 물량 소진을 완료하고 북미·중동 등 주요 시장 수주·납품을 본격화한 2022년부터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동시에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옛 현대중공업에서 분할한 후 매출 2조원선을 처음으로 돌파한 해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 2조7028억원, 영업이익 315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대(11.66%)로 올라갔다. 수익성 확대 작업은 올해도 계속되며 3분기 누적 기준 두자릿수대 영업이익률(20.05%)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곧 CEO 성과평가에도 반영된다. HD현대그룹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과 수주를 성과평가 계량지표로 삼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지난해까지 실적 수치만 주요 평가요소로 반영했지만 올해부턴 수주도 포함했다.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조 부회장은 실적과 수주 모두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셈이다.

조 부회장을 도와 HD현대일렉트릭 성장을 이끈 김영기 전력사업본부장도 이번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내년 주주총회 이후 조 부회장과 김 사장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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