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CJ의 <킹키부츠>, '쥐롤라' 열풍에 역대급 흥행[뮤지컬] 티켓판매량 13만7775장, 객석점유율 91.8% 추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4-12-03 09:02:41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쥐롤라’로 화제를 모은 <킹키부츠>가 역대급 흥행 실적을 기록했다. 무려 90%가 넘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공연횟수가 비교적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상연된 뮤지컬 작품 가운데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흥행성과를 기록했다.뮤지컬 <킹키부츠>는 2024년 9월 7일부터 11월 10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됐다. 김호영, 이석훈, 김성규, 신재범 배우가 '찰리' 역을, 박은태, 최재림, 강홍석, 서경수 배우가 '롤라' 역을 맡아 연기했다. CJ ENM이 제작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작품은 1979년 영국 노샘프턴의 신발 공장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경영 악화로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드랙퀸 '롤라'를 만나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면서 회사를 살리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세계적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곡을 맡아 신나는 분위기의 음악으로 극의 분위기를 조성했고 드랙퀸으로 꾸민 배우들이 화려하고 파워풀한 안무를 선보인다.
실상 <킹키부츠>는 초연 당시 스커트, 하이힐, 화장 등 옷차림이나 행동을 통해 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자를 일컫는 '드랙 퀸'이라는 파격적 소재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보편적 메시지를 전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 흥행에 성공했다. 2014년 국내 초연 이후 2020년 네 번째 시즌까지 누적 관객 35만명을 기록했다.
다섯 번째 시즌인 이번에는 과거 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를 남겼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킹키부츠> 공연 기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총 13만7775장의 티켓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객석점유율은 91.8%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의 좌석 수가 1766석인 점과 총 85회 공연된 점을 고려해 산출한 수치다. 2024년 상반기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의 평균 객석점유율이 60%대인 점을 고려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예술경영지원센터도 『KOPIS 2024년 3분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킹키부츠>의 흥행배경을 따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시카고>의 최재림 배우의 복화술 영상이 대중에게 회자되면서 흥행을 이어가더니 <킹키부츠>도 유튜브에서 이른바 ‘쥐롤라’로 소개되면서 흥행몰이를 했다”고 썼다.
이번 흥행성과는 CJ ENM에게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킹키부츠>는 CJ ENM의 뮤지컬사업에서 기념비적 작품이라서다. CJ그룹이 뮤지컬사업 방향을 자체제작으로 완전히 전환한 이후 만든 최초의 작품이자 글로벌 프로듀싱 1호작이다. <킹키부츠>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즉 CJ ENM의 뮤지컬사업 방향성을 결정지은 첫 작품이 10주년 공연에서 전석매진에 가까운 기록을 냈다는 뜻이다. CJ ENM 관계자는 “<킹키부츠>가 이번 시즌에서 평균 객석 점유율 99.9%를 기록했다”며 “총 관객 수는 14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킹키부츠>의 티켓가격은 대형 뮤지컬 평균과 비슷하다. 밀라노석과 VIP석이 17만원, R석 14만원, S석 11만원, A석 8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를 기준으로 공연 수익을 추산하기는 어렵다. 공연마다 객석 등급 배정이 달라지는 데다 각종 이벤트 등으로 티켓 가격이 할인되기도 해서다.
대신 <킹키부츠>가 주로 상연된 9월과 10월 1000석 이상 대형 극장에서 상연된 뮤지컬 티켓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티켓 판매수익을 산출해봤다. KOPIS에 따르면 이 기간 대형 뮤지컬 티켓 평균가격은 10만원1100~10만1400원 정도인 것으로 계산됐다. 이를 기준으로 한 <킹키부츠>의 티켓 판매 수익은 약 140억원 정도다.
이번 시즌 <킹키부츠>는 여성 관객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 티켓 예매 통계에 따르면 여성 비율이 91%, 남성은 9%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 별로는 20대가 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30대가 34.9%로 많았고 40대 12.3%, 50대 3.4%, 10대 3.1%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킹키부츠>는 부산, 광주, 김해, 성남, 고양 등 전국을 돌며 올해 말까지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CJ ENM은 제작비 등 고정비 부담이 줄어 수익성이 더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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