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뮤지컬, '가격 주도 호황' 지속 가능할까[3분기]전체 관객 줄어도 고가 티켓 수요 증가, 시장 양극화 심화
이지혜 기자공개 2024-12-03 09:18:15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0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뮤지컬 시장이 ‘불안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수치만 보면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관객과 개막작, 티켓 판매량 등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비 상승 등으로 티켓 가격이 급등하면서 티켓 판매 수익은 늘었지만 그 탓에 극장의 진입장벽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1000석 이상 대극장, 대형 작품만 선호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관객은 줄었어도 오히려 고가의 티켓 구매자는 늘거나 대극장 관객은 크게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뮤지컬 시장 '겉과 속' 달라...매출 늘었어도 관객·작품은 줄어
28일 더벨이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API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뮤지컬 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뮤지컬부문 티켓 판매액은 총 12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늘어났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11/28/20241128191719952_n.png)
그러나 티켓 판매액을 뺀 나머지 지표는 상황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개막편수와 티켓판매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3분기 개막한 뮤지컬 작품은 635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고 판매된 티켓도 201만1672장으로 1.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전체 공연예술시장에서 뮤지컬 관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35%로 지난해보다 2.8%p 위축됐다. 관객점유율과 개막편수, 티켓판매량 등은 2022년부터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올 3분기 이런 기조가 특히 심해졌다.
관객과 작품이 줄었는데 티켓 판매액이 늘어난 건 티켓 가격이 크게 올라서다. 전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을 전체 티켓판매량으로 나눈 결과 올 3분기 뮤지컬 티켓은 한 장에 6만원 꼴로 계산됐다. 2023년과 2022년 3분기 각각 5만4000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년 만에 티켓 가격이 10% 뛰었다.
객석 규모가 1000석 이상인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대형 뮤지컬 작품이 티켓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3분기 대극장에서 판매된 티켓은 총 91만7000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그러나 티켓 판매액은 856억원으로 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체 뮤지컬 시장에서 대극장 비중이 71%나 된다.
◇뮤지컬 '부익부' 심화...관객 30%가 매출 65% 차지
이게 가능했던 건 대극장에서 판매되는 티켓 평균 가격이 15% 상승한 덕분이다.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티켓 평균 가격은 올 3분기 9만3000~9만4000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15%가량 뛰었다.
더벨 자체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인기를 끈 주요 대형 작품은 티켓 가격을 가장 낮은 등급의 좌석가격을 6만원으로, VIP석 등의 가격은 16만원 정도로 책정한다. 다만 <오페라의 유령>같은 작품은 VIP석 가격이 19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11/28/20241128191758800_n.png)
뮤지컬 티켓 가격대별 통계를 보면 이련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 3분기 7만원 이상 티켓을 구매한 관객은 총 61만6197명으로 전체 유료관객의 30%를 차지했다. 지난해 고가의 티켓을 구매한 관객이 53만5945명인 점을 고려하면 15%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 전체 뮤지컬 관객 수가 204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고가 티켓을 구매한 관객이 지불한 돈은 총 788억원이다. 올 3분기 티켓 판매액 1207억원의 65%에 해당하는 돈을 관객 30%가 냈다는 뜻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가 발간한 'KOPIS 2024년 3분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는 이런 현상을 제작비가 늘어난 현상과 연관지어 바라봤다.
예경은 보고서에서 “대형 뮤지컬 티켓의 절대적 가격대도 올랐지만 제작비 상승으로 할인율을 줄인 게 뮤지컬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이런 현상으로 인해 할인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회전문 관객(재관람 관객)의 관람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KOPIS API 데이터는 시점에 따라 구체적 수치가 일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지표라도 예경이 발간한 보고서 상 수치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확정 데이터는 내년 초 공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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