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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유비쿼스, 잃어버린 자신감…통신소부장 '침체의 벽'사업보고서에 강조했던 '기술력' 문구 삭제, 업황 부진 여파 실적에 고스란히

최현서 기자공개 2024-12-02 10:01:4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07: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OVID-19(코로나19) 이후 부품 수급 이슈로 지연된 10기가 인터넷 품질 향상을 위한 국내 통신 사업자의 투자에 따라 당사의 제품 매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비쿼스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서 언급된 인터넷 장비 매출에 대한 설명 중 일부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뒤에 쓰인 3분기 보고서에서는 이 내용이 사라졌다. 통신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최대 고객사인 통신 사업자의 인프라 투자 비용이 감소해 이러한 설명 자체를 생략한 것이다.

유비쿼스가 본격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드러낸 건 올해 3월 작성된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다. 지난해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던 해였지만 해당 보고서를 통해 향후 시장 전망을 소극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들어 실적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초고속 인터넷 기대감 반영된 2020년, 역대급 성장세 '힘'

기업은 정기 보고서 내 '사업의 내용'을 주력 매출원의 현황, 강점 등으로 구성한다. 실적이 상승세일 경우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을 설명한다. 반대로 실적이 하락세면 업황을 언급한 뒤 이를 타개할 대안을 기재하기도 한다.

5G 등을 다루는 무선 통신 소부장 기업만큼 유선 기업에게 2019년은 중요한 해였다. 초당 10기가비트(Gbps)급 초고속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됐기 때문이다. 광가입자망(FTTH), 와이파이 공유기 등을 주력 사업으로 삼는 유선 통신 소부장 기업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정기 보고서를 통해 전했다.

당시 유비쿼스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노후 동선 기반 초당 100메가비트(Mbps) 이하 속도를 내는 VDSL2 등 대체 △기가급 서비스 확대를 위한 대용량 트래픽 집선 기능 등 △대용량 테라급 스위치 개발해 통신 사업자에게 공급 등을 비롯해 총 6가지 근거를 설명하며 유선 통신 산업이 유망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시장 점유율을 설명하는 단락에서 "현재는 통신 사업자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간에 최근 몇 년간 기술 격차가 많이 벌어졌고, 통신 사업자 측에서도 기술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의 시장 구도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유비쿼는 실제 기술 격차를 무기로 성장세를 보여왔던 곳이었다. 10Gbps가 보편화되기 전인 2018년 연결 기준 매출은 953억원, 영업이익은 167억원이었다.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05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부터 '최초·최고' 표현 삭제, 실적 내리막길 영향

하지만 지난해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유비쿼스는 이번에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특성을 언급하며 '산업의 특성'을 설명했다. "초고속 인터넷 장비 분야는 기술진보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R&D 활동이 필수적인 분야"를 언급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설명했던 2020년과는 달랐다.

'최초', '최고'를 앞세웠던 기술적 자신감도 조금씩 떨어졌다. 국내 최초 테라급 대용량 스위치 확보 등 이미 거둔 성과를 언급한 내용은 2021년 사업보고서부터 빠졌다.

향후 유선 장비 시장에 대한 신중한 모습도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였다. 유비쿼스는 "한정된 규모의 국내 시장만을 보면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해외 협력사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 5G 솔루션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대 및 글로벌 마켓 리더로서의 지위를 견고하게 다지겠다"고 강조했던 2020년 사업보고서와는 다르다.

자신감이 사라진 것처럼 유비쿼스의 실적은 올 들어 곤두박질 중이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738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1152억원)은 35.9%, 영업이익(228억원)은 67% 감소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201억원에서 125억원으로 줄었다. 감소폭은 37.8%다. 분기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난해 대비 역성장한 건 2017년 지주사인 '유비쿼스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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