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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출사표/트리거투자파트너스]서원일 대표 "단독딜·딥테크투자로 차별성 입증할 것"③'딜소싱·펀드레이징' 강점 극대화 목표…내년 모태펀드 도전 계획

이기정 기자공개 2024-12-03 21:51:27

[편집자주]

펀드레이징이 힘들어지면서 생사기로에 놓인 벤처캐피탈(VC)이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신생 하우스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벤처투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등록된 VC는 창업투자회사 10곳, 신기술 3곳, 유한책임회사(LLC)형 VC 2곳, 기타운용사 5곳 등 총 20곳이었다. 더벨은 새롭게 VC 시장에 진출한 운용사들의 지향점과 투자 전략, 인력 구성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인 벤처캐피탈(VC)이 하지 않는 투자를 해보고자 독립을 결정했다. 하우스의 강점은 펀드레이징과 딜 소싱 능력이다. 딥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단독딜 발굴 실력을 보여주겠다."

최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트리거투자파트너스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서원일 대표(사진)는 하우스만의 색을 '차별성'에서 찾겠다고 설명했다. 트리거투자파트너스라는 사명에는 말 그대로 투자 기업이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방아쇠'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서 대표는 아직 신생 하우스이지만 시니어 심사역들이 모인만큼 펀딩과 딜 발굴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리거투자파트너스는 올해 1월 설립된 유한책임회사(LLC)형 VC다. 금융투자업계 출신 6명의 파트너가 모여 만들었다. 하우스는 설립 1년이 되지 않아 정책자금 출자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회계법인부터 PE, 스타트업까지 거친 '올라운드 플레이어'

1978년생인 서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직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회계 감사 및 딜 심사 업무를 약 14년 동안 담당했다. 이어 오페즈인베스트먼트, 폴라리스프라이빗에쿼티 등 사모펀드(PE)에서 후기 딜 경험을 쌓았다.

서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진행한 대표적인 딜은 '두산밥캣' 프로젝트였다"며 "또 인도네시아 파견 경험이 있는데 당시 여러 은행들의 현지 업무를 보조하면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PE 시절 투자를 담당했던 포트폴리오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 기업 '에브리봇'에서 잠시 활동했다. 에브리봇의 러브콜을 받고 회계 전문가로 합류해 상장 업무를 도왔다.

VC업계에 입문한 시기는 2021년이다. SGC에너지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SGC파트너스 설립 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서현회계법인에서 잠시 몸 담은 후 지인들과 함께 트리거투자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그는 "에브리봇의 투자부터 시작해 직접 몸 담은 경험을 통해 벤처투자에 대한 이해도를 쌓을 수 있었다"며 "VC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던 시기에 SGC파트너스에서 제안을 줘서 이직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SGC파트너스에서의 경험이 큰 자양분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하우스는 설립 첫해 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출자를 모두 받았다"며 "추가로 신한캐피탈과 컨소시엄(Co-GP)을 맺고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하는 등 모든게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뿐 아니라 성과도 잘나와서 벤처투자를 시작한게 잘 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며 "다만 CVC가 아닌 독립계 하우스에서 보다 주체적인 투자를 해보고자 하는 갈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리거투자파트너스 설립 과정에서는 다른 파트너들의 권유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 대표는 "서현회계법인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하는 중 임지운, 백정민 파트너가 독립을 권유해 장고 끝에 트리거투자파트너스를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투자 기업 이해도 없다면 절대 베팅하지 않을 것"

서 대표는 남들이 하지 않는 투자를 통해 트리거투자파트너스를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통상적으로 새로운 VC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면 트랙레코드가 우수한 스타 심사역이 독립해 정책기관 출자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트리거투자파트너스는 이런 일반적인 과정이 아니라 신생 하우스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고민을 이어 왔다"며 "딜 소싱과 펀드레이징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강점을 살려보기로 마음 먹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우스는 은행과 캐피탈 등 금융사들의 출자로 2개의 프로젝트펀드를 운용 중이다. 또 블라인드펀드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금융계열 LP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같은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투자 과정에서는 '단독딜'과 '딥테크 투자'에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서 대표는 "VC업계는 클럽딜이 많은데 트리거투자파트너스는 숨어 있는 기업을 발굴해 차별화된 역량을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트리거투자파트너스는 최근 기술평가등급 T1을 받은 음향기기 기업 제이디솔루션에 투자했다. 기술평가 등급은 총 10단계로 구분되는데 T1 등급은 가장 기술력이 뛰어난 단계다. 또 회사는 수산 스타트업 에이엠글로벌에 투자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 대표는 "제이디솔루션은 지난 10월에 투자했는데 기술력이 특히 우수해 적극적으로 투자 의사를 피력했다"며 "에이엠글로벌의 경우 해외 수출 역량에 반해 투자를 진행했는데 트리거투자파트너스로부터 첫 투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투자 철학은 믿음이 가는 스타트업에 베팅하는 것이다. 그는 "투자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면 절대 베팅하지 않는다"며 "투자를 진행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투자 후에는 걱정하지 않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블라인드펀드로 초기 투자를 진행하고 포트폴리오가 성장 궤도에 오르면 프로젝트펀드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현재 공식적인 평가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은 기업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블라인드펀드를 2개 결성한 기세를 몰아 내년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기관 출자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또 이와 맞물려 인원 확충도 고심하고 있다.

서 대표는 "올해 농식품 모태펀드 출자를 받았는데 내년에는 모태펀드 위탁운용사(GP)가 되고 싶다"며 "루키와 문화, 지역투자 계정을 공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운용자산이 약 300억원 수준인데 내년에는 1000억원까지 외형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9년까지 AUM을 5000억원까지 확대해 중형사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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