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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비상계엄 후폭풍]금융시장·실물경제 위협, 긴급 대응 나선 기업들글로벌 파장 커지며 조달·투자·생산 등 종합 점검…원가부담·수출타격 불가피

고설봉 기자공개 2024-12-05 17:02:5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밤 약 6시간여 동안 이어진 계엄사태는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만큼 리스크가 크다. 증시와 환율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했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새벽부터 사태 점검과 피해상황 파악을 위한 릴레이 회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리스크를 의식해 대내외 메시지 발표 등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엄중한 시선으로 계엄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곧바로 계엄 해제 절차에 돌입했다. 4일 오전 1시쯤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7분쯤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어 4시 30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약 6시간여의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이날 9시 5분 기준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6.48포인트(1.46%) 하락한 2463.62, 코스닥은 8.49포인트(1.23%) 하락한 682.31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8.1원 오른 1419.0원에 출발했다.

한국발 리스크에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통쳤다. 한국 계염령 선포 이후인 3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10시30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1.09포인트(0.29%) 하락한 4만4650.91을 기록했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30포인트(0.20%) 떨어진 6034.85, 나스닥지수는 19.52포인트(0.10%) 내려간 1만9384.43을 각각 나타냈다.

한국에서 전해진 비상계엄 선포 영향으로 시장이 경계감에 휩싸여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주요 경제 전문 매체인 CNBC·블룸버그·배런스 등을 포함한 주요 언론들은 이날 해당 소식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문제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폭풍은 단기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정치권에선 대통령 하야 및 탄핵 등이 논의되는 상황이다.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도 크다 국내 정치 불안은 금융·실물 경제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들은 간밤 긴급회의를 소집해 현황과 리스크 요인 등 파악에 나섰다. 한국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역에서 투자와 생산, 판매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뾰족한 대응책 마련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동향을 체크하고 투자 등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지주 등 금융권도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른 새벽부터 주요 금융지주들은 위기관리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불확실설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외화 유동성을 점검하고 시장 유동서 공급 등 안정화 조치 지원을 논의했다. 계엄 해제에도 불구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른 면밀한 모니터링 태세도 갖췄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자정 전후로 비상회의를 소집한 계열사 등도 있고 그룹사 전체적으로 계엄 사태 여파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며 “글로벌 전역에 걸쳐 투자와 생산, 판매 등이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한국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영향 등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고객과 소통하며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계엄 선포 이후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원가경쟁력 등 생산과 수출 등에서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환율 상승에 따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산업군에선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부 수출 위주 기업군에선 매출 증대 효과가 있지만 결국 원가부담이 지속되면 부담이 크다.

더불어 국내 정세 불안에 따른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로 자금이 빠져나가면 증시는 물론 회사채 등 시장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 일부 국내 대기업들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자금조달 여력이 더 열악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정부 주요 부처와 거래소 등 자본시장 관련 기관들은 긴급 회의를 열어 시장 안정화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서이다.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는 긴급 회의를 속속 소집해 실물경제·금융시장 점검 등에 나섰다. 그러나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원론적 입장을 내는 선에서 더 이상 추가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4일 오전 7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 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비상계엄 해제에 따라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 시장 정상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필요시 유동성 무제한 공급 등 시장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 신속히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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