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2024]TDF 전성시대 지속…미래에셋운용 '자금몰이'[공모 퇴직연금] 5조 순유입, 삼성·KB운용 '초접전'
구혜린 기자공개 2024-12-23 10:48:5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공모 퇴직연금 펀드에 5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3년 만에 조 단위 자금 유입이다. 대부분의 유형이 설정액 순증을 기록한 가운데 타깃데이트펀드(TDF)가 3조원 가량의 자금몰이로 사실상 퇴직연금 펀드 시장을 견인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는데 공격적인 TDF 마케팅 효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삼성자산운용의 2위 자리 탈환 가능성도 가시화됐다. 삼성자산운용은 2022년을 기점으로 KB자산운용에 밀려 설정액 기준 3위 운용사에 랭크돼 있다. 올해 7000억원을 유치하면서 이들의 격차는 좁혀진 상태다. 수익률 최상위권 펀드도 삼성자산운용의 해외주식 펀드였다. 신영자산운용은 400억원 이상 자금이 이탈하면서 10위권으로 하락했다.
◇초단기채펀드 '우후죽순' 덕 국내채권형 약진
1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국내 전체 49개 운용사 퇴직연금 펀드(속성분류 기준) 2906개 설정액 합계는 29조619억원이었다. 연초 이후 4조9038억원이 순유입됐다. 일부 운용사가 퇴직연금 펀드 사업을 접으면서 집계된 총 운용사 수는 2곳 줄어들었으나, 설정액은 크게 늘었다.
퇴직연금 펀드에 조단위 자금이 유입된 것은 3년 만이다. 지난 2021년 7조원 이상이 유입된 이후 2022년에는 4000억원대, 지난해에는 5000억원대 자금 유입에 그쳤다. 설정액은 펀드 좌수, 기준가에 따른 변동이 있으므로 순자산으로 보는 게 운용규모를 파악하는 데 더 정확하다. 49개 운용사 순자산 규모는 38조6226억원으로 전년(29조645억원) 대비 33%(9조5581억원) 증가다.
퇴직연금도 해외 주식, 채권 상품이 선도했다. 해외혼합형 펀드에만 3조936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 외에는 △국내채권형(1조556억원 유입) △해외주식형(8538억원 유입) △MMF(2787억원 유입) △해외채권형(2383억원 유입) △국내대체투자(5억원 유입) 순으로 자금이 몰렸으며 △국내혼합형(1854억원 유출) △국내주식형(1520억원 유출) △해외대체투자(2억원 유출)는 이탈했다.
해외혼합형이 3조원 이상 순유입세를 기록한 것은 TDF 때문이다. 해외 주식, 채권을 은퇴시점에 따라 달리 편입한 해외TDF 상품들에 2조4151억원이 유입됐다. 해외혼합형 펀드 순증액 중 TDF가 78% 비중을 차지한다. 퇴직연금 적립금 비히클로 TDF가 각광받음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자금 유입을 견인했다. 2020 빈티지(445억원 유출)를 제외하고는 2025부터 2060까지 모든 빈티지가 순유입됐다.
국내채권형 펀드도 약진했다. 국내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4조1302억원으로 자금 유입 폭이 지난해(2680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1조원의 순증액 중 절반은 일반채단기(5718억원)가 차지했는데 올해 초단기채펀드가 우후죽순 출시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KCGI초단기우량채', '하나초단기채', '키움초단기채', '우리나라초단기채권', '신한초단기채', '유진챔피언초단기채'가 해당한다.
◇신영·에셋플러스 '장수펀드' 자금유출 눈길
운용사별 자금유입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압승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퇴직연금 펀드 설정액은 7조1866억원으로 올해 들어서 90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공격적인 TDF 영업 덕으로 파악된다. 전체 순증액 중 TDF를 중심으로 한 해외혼합형 펀드 순증액(7219억원)이 80% 비중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전략배분TDF', '미래에셋ETF로자산배분TDF' 각각 5개 빈티지를 운용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2위 자리를 놓고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삼성자산운용 퇴직연금 펀드에 연초 이후 7389억원이 유입됐다. 이에 KB자산운용(4438억원 유입)과의 설정액 격차는 4%(약 1300억원) 수준에 불과하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KB자산운용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순자산 기준으로는 여전히 삼성자산운용이 KB자산운용을 앞서고 있다.
자금 유출이 가장 도드라진 운용사는 신영자산운용이었다. 연초 이후 453억원이 이탈했다. 이에 신영자산운용의 퇴직연금 펀드 설정액(8052억원)은 지난해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에 이어 7위를 차지했으나, 10위권으로 밀려났다. 국내혼합형 펀드인 '신영퇴직연금배당40'(246억원 유출), 국내 배당주식형 펀드인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127억원 유출)의 유출 때문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펀드도 만만치 않은 자금 이탈세를 보였다. 연초 이후 421억원이 유출됐다. 해외주식형 펀드인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에서 207억원이 빠져나간 게 주효했다. 2014년 설정된 이 펀드는 세계 혁신기업과 고부가 소비재기업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로 미국 주식 비중이 가장 높다. 테슬라, 엔비디아 외에도 럭셔리 기업 프라다를 높은 비율로 편입했으며 연초 이후 28%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개별 상품 수익률로는 삼성자산운용의 해외주식형 펀드가 80% 이상을 달성하며 상위권을 석권했다. '삼성글로벌ChatAI' 4개 펀드 시리즈가 수익률 89%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설정된 이 상품은 생형형 AI(인공지능) 수혜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미국의 모바일 앱 기술기업 앱플로빈, 데이터분석 소프트웨어(SW)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워크플로 SW 기업 서비스나우 등 종목 발굴 및 투자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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