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리노공업, 미국 AI 반도체 브로드컴 뛰니 덩달아 '들썩'국내 반도체주 '꿈틀'…3분기 재고 조정 여파 실적 주춤
김지원 기자공개 2024-12-30 09:24:4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6: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리노공업의 주가가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올해 5월 초 장중 30만원을 돌파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하반기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는데요. 약 반년 만이던 지난달 14일 장중 14만33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시총도 반토막이 났습니다.
이후 이달 초까지 15만원~16만원대에서 횡보하더니 지난 10일부터 7영업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18일에는 19만원을 넘어서며 2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미국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의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커 보입니다. 브로드컴은 최근 실적을 발표하며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빠르게 부상하며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에 리노공업을 포함한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도 오랜만에 반등했습니다. 특히 리노공업은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으로,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Industry & Event
리노공업은 검사용 프로브(PROBE)와 반도체 검사용 소켓을 자체 브랜드로 개발해 제조·판매하는 기업입니다. 1978년 설립돼 2001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리노공업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건 '리노 핀(LEENO PIN)&IC 테스트 소켓' 부문입니다. 리노핀은 반도체나 인쇄회로기판의 전기적 불량여부를 체크하는 소모성 부품, IC 테스트 소켓은 반도체 테스트 패키지용 장비의 소모성 부품입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리노핀 매출은 553억원, IC 테스트 소켓 매출은 1172억원인데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8.4%, 60.2%입니다.
최근 AI, IoT,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4차산업이 떠오름에 따라 IT 관련 디바이스 신규 수요가 증가하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요. 반도체 테스트 공정에 사용되는 리노핀과 IC 테스트 소켓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규 디바이스에 대응 가능한 리노핀과 IC 테스트 소켓 수요 증가도 기대됩니다.
올해 3분기에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리노공업의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689억원, 영업이익은 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7.8% 감소했습니다. 전방 고객사의 출하 부진에 따른 재고 조정 영향으로 보입니다.
◇Market View
여러 증권사에서 리노공업 단독 리포트를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최근 실적이 주춤하긴 했으나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먼저 지난달 18일 SK증권 이동주 애널리스트는 '과도한 주가 하락'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전방 모바일 시장 눈높이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나 리노공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리노공업 매출의 모바일 비중이 70%이나 이 중 수요에 민감한 양산용 소켓 비중은 30%에 불과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애널리스트는 "비중이 훨씬 높은 R&D용의 경우 현재 수요와 무관할 뿐 더러 상당히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으로 해당 시장에서의 리노공업 점유율은 압도적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면적 AI 시장보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리노공업의 존재감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키움증권 박유익 애널리스트도 이달 4일 '변하지 않은 중장기 방향성'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공개했습니다. 박 애널리스트는 해당 리포트에서 "기대보다 부진한 AI 스마트폰 출시, 컨슈머 기기 수요 부진, 대형 고객사의 재고 조정 영향 등이 반영되며 하반기 실적이 당사의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4분기 실적은 매출 703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으로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내년 1분기에는 매출 578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지만 이를 지나면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과 PC 출시, CSPs의 자체 AI 칩 출시, 이차전지 업황 턴어라운드 등으로 분기 실적 성장세에 진입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Keyman & Comments
리노공업의 키맨은 이채윤 대표이사입니다. 1950년생으로 부산경성전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6년부터 리노공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지분 34.7%를 들고 있습니다.
더벨은 리노공업의 사업 전망과 주주가치 제고 전략에 대해 질문하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앞서 리노공업은 '현금·현물배당결정'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배당금 총액은 455억원입니다. 주주환원정책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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