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통가 리포트]'3MA'가 이끈 인디브랜드 전성시대, K-패션이 뜬다[패션]①기성 대기업 대비 뚜렷한 실적 성장세…2025년 해외진출 가속화
서지민 기자공개 2024-12-31 07:59:09
[편집자주]
올해 유통가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컬처 인기로 식품사나 화장품 ODM 기업들은 해외에서 훨훨 날았으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커머스와 패션회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 2025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올해 한 해 흐름을 정리하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2: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국내 패션 업계에서는 인디브랜드의 선전이 돋보였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었지만 신생 영캐주얼 브랜드들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했다.올해는 'K-뷰티'와 'K-푸드'가 주인공이었다면 2025년은 'K-패션'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디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중화권을 포함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전망이다.
◇MZ 중심 '3MA' 브랜드 부상, 이커머스 플랫폼 기반 성장
올해 패션 업계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 중 하나는 '3MA'다. 10대~20대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뗑킴(Matin Kim)',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credi)',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arithe Fancois Girbaud)'를 일컫는 단어다.
이러한 인디브랜드와 기성 브랜드 또는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통 과정에 있다. 생산 후 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에 유통하는 대기업 브랜드와 달리 최근 인기를 끄는 인디브랜드들은 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무신사, 29CM, HAGO 등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장하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전략이다. 한정판, 팝업스토어,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디자인 경쟁력을 유지한다.
수년간 기성 브랜드를 운영하는 상장사들이 침울한 성적표를 받은 반면 인디 영캐주얼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3MA'의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가파른 우상향세를 확인할 수 있다.
마리떼프랑소와저버와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의 최근 3년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149%, 144%, 110%에 달한다. 마리떼프랑스와를 운영하는 레이어의 매출액은 2022년 400억원에서 2023년 86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마르디 메크르디를 전개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 역시 2020년 9억원에서 2021년 152억원, 2022년 373억원, 2023년 68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격히 성장했다. 특히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안정적 실적에 힘입어 2025년부터 IPO(기업공개) 도전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 본격 공략, 인디 아웃도어 브랜드도 '주목'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인디 브랜드들은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25년에는 화장품이나 식품 산업 대비 해외 진출이 더뎠던 K-패션이 주목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내 패션 시장은 내수 소비의 한계와 소비심리 하락으로 저성장이 예고된 상태다. 이에 따라 많은 패션 기업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 온 가운데 인디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이 한국 브랜드 입지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올해에만 해외에 약 19개의 신규 매장을 선보이며 현재 3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해외 매출 비중을 지난해 10% 수준에서 올해 30%로 크게 늘렸다. 2025년에도 일본 오사카 등 해외에 매장을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마리떼프랑소와저버와 마뗑킴도 중화권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공략에 힘을 싣는다. 마뗑킴은 내년 상반기에 일본 도쿄에 첫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마리떼프랑소와는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진출을 우선 타진한다는 목표다.
인디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주목할 만하다.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중국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2025년까지 현지 매장을 100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안다르 역시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3개 국가에 진출했으며 호주와 미국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흡수하는 인디브랜드들이 인기를 얻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높은 성장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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