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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신사업 '옥석가리기']'자회사 매각' 손오공, 실패로 돌아간 2차전지 사업손오공머티리얼즈 12억 처분, 본업 부진 '아쉬움'

양귀남 기자공개 2025-01-06 08:20:13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는 늘 신사업 카드를 놓고 고민한다.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언제 본업이 부침을 겪을 지 알 수 없어서다. 야심차게 던진 승부수에 회사는 새로운 길을 찾기도 하고, 크게 흔들리기도 한다. 더벨이 코스닥 상장사 신사업 현황과 비전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오공이 자회사 손오공머티리얼즈를 처분했다. 지난해 2차전시 사업 진출의 선봉으로 손오공머티리얼즈를 앞세웠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기대감만 키웠던 2차전시 사업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모양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오공은 손오공머티리얼즈 지분 100%를 양도한다고 밝혔다. 처분가액은 12억8900만원으로 지난달 30일 거래가 완료됐다. 처분목적은 종속회사의 사업부진과 경영 효율성 제고다.


손오공은 손오공머티리얼즈에 30억원을 투자했지만 반도 건지지 못하게 됐다. 무엇보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손오공의 2차전지 사업은 성과 없이 종료됐다. 지난해 초 손오공머티리얼즈에 30억원을 출자하며 2차전지 소재제조, 수출입업, 판매업 등을 영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차전지 신사업은 손오공의 새로운 주인이 야심차게 꺼낸 카드였다. 손오공은 지난 2022년 8월 최대주주가 김종완 외 1인에서 에이치투파트너스로 변경됐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임성진 손오공 회장의 개인회사다.

에이치투파트너스가 최대주주에 오른 직후 임시주주총회에서 손오공은 2차전지 관련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손오공머티리얼즈 설립과 현금 출자에 이어 볼리비아 리튬공사와 탄산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차전지 사업 추진을 예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과를 냈다고 밝히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후에는 명확한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신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당초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200억원 수준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예고했지만,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초 96억원은 납입이 완료됐지만, 100억원 수준의 11회차 CB는 지난 6월 발행이 철회됐다. 예고했던 200억원 중 96억원 밖에 조달하지 못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도 신사업에 활용하지는 못했다. 내부 단속이 급했기 때문이다. 손오공의 본업이 흔들리고 있었고, 재무상태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었다.

손오공은 캐릭터 완구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이외에 PC방 영업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도 사실상 완구기업으로 분류돼있다.

실적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754억원, 11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적자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94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에서의 회복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4월에는 지난해 매출액의 26.96%를 차지하고 있던 마텔완구 유통 거래 관계가 종료됐다. 지난 2016년 손오공을 인수했던 마텔이 2022년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거래 관계 중단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재무상태도 열악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 잠식 상태이고, 결손금은 740억원이 쌓여있다. 최근에는 채무 부담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결론 끝에 주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149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손오공 입장에서는 2차전지 사업이 좌초되면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본업 회복이 우선과제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더벨은 이날 손오공 측에 2차전지 사업과 관련해 서면으로 질문을 남겼지만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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