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망분리 시대 개막]'망연계' 한싹, 클라우드·제로 트러스트 집중논리적 망분리 전환 속 신사업 기회 모색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09 10:25:21
[편집자주]
한국 공공·금융보안 정책의 근간이었던 망분리 정책의 변화가 2025년 본격화된다. 획일적으로 물리적 망분리를 의무화하는 대신 경우에 따라 논리적 망분리 적용을 가능케 하는 등 '포스트 망분리 시대'가 개막한다. 디지털 혁신을 가로막는 주범이라고 질타받으며 개선 요구가 빗발친 영향이다. 10여년 만의 정책 변화로 물리적 망분리를 대체할 새로운 보안 기술을 찾는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더벨이 망분리 정책 변화 의의와 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리적 망분리 규제 완화는 망연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싹'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물리적 망분리 제도 아래 사업을 키워온 한싹으로서는 대응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한싹은 클라우드·제로 트러스트 등 그간 투자해 온 제품을 토대로 신사업을 추진하며 성장 동력을 이어갈 방침이다.한싹은 1992년 설립한 기업이다. 설립 초기 통신사 과금(빌링) 시스템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을 주요 먹거리로 삼다가 2000년대 들어 보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분리된 망(Network)을 안전하게 연결하는 망연계 솔루션을 주요 먹거리로 삼으며 2023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망연계 기술은 망분리 환경을 전제로 성립한다.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경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망과 별개의 내부망을 구축한다. 이 경우 보안성은 높아지지만 인터넷망과 내부망간 자료 전송이 불가능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망연계 솔루션이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편의성을 높인다. 망분리 도입이 확산될수록 망연계 수요 역시 커지는 구조다.
국내 망연계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확대되는 구조였다. 2007년과 2013년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 망분리 도입 의무가 주어진 탓이다. 소프트웨어(SW) 기술이 아닌 하드웨어(HW) 단에서부터 분리하는 물리적 망분리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는데 한싹 등 일부 기업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눈에 띄는 큰 성장은 어려운 대신 안정적인 매출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규제 개선이 예고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공공기관은 획일적으로 물리적 망분리를 도입토록 하는 것에서 최고 기밀(C, Classified) 데이터를 제외한 민감(S, Sensitive), 공개(O, Open) 데이터에는 논리적 망분리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기관도 단계적으로 물리적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적으로 보안을 도입하도록 할 예정이다.
망연계를 핵심 캐시카우로 삼아온 한싹으로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향후 물리적 망분리를 도입하는 공공·금융기관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돌파구 모색이 시급하다.
한싹이 주목하는 것은 논리적 망분리다. 논리적 망분리는 하드웨어 단에서 망을 분리하는 물리적 망분리와 달리 가상화(Virtualization)을 바탕으로 망을 분리하는 SW 기술이다. 클라이언트 기반 가상화(CBC)나 서버 기반 가상화(SBS)로 대표된다.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가상사설망(VPN) 등 제품이 이용된다.
한싹은 방식이 물리적에서 논리적으로 변하는 것일 뿐 망을 분리하는 것 자체는 여전한 만큼 망연계에 대한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인터넷망과 외부망으로 구분하는 것에서 데이터 중요도에 따라 여러 겹으로 망을 분리하는 만큼 전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다.
관건은 논리적 망분리 환경에서도 한싹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느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망을 연계하기 위한 기반 기술 자체는 물리적 망분리나 논리적 망분리나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하드웨어에 SW를 탑재해 제공하는 어플라이언스 대신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개발 등이 요구되는데, 이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에서 한싹은 여타 기업에 비해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한싹이 클라우드 망연계 솔루션을 상용화한 것은 2022년이다. 대부분의 시장 수요가 어플라이언스에 집중돼 있음에도 망분리 규제 완화 등 변화에 대비해 투자한 성과다.
지난해에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기술을 이전받아 국방망 보안통제시스템 '시큐어게이트 CDS'를 출시했고, 접근제어 솔루션인 '패스가드AM'도 선보이는 등 '포스트 망분리'에 대비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는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한싹의 연구개발 비용은 2021년 22억원에서 2022년 36억원, 2023년 4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 비용은 3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8.68%에 해당한다.
한싹 관계자는 "망 정책 개선안에 따라 다층보안체계(MLS), 제로 트러스트 보안, 클라우드 기반 논리적 망분리 등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망분리 규제 완화는 위기이기보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한화에어로·숨비, 화생방 정찰 드론 공동 개발 나선다
- [IR Briefing]에스엠씨지 "화장품 유리용기 시장, 경쟁력 자신"
- 침묵의 VCM, 롯데그룹 위기의식 반영됐나
- [i-point]에이루트, 세계 최대 유통 전시회 NRF 2025 참가
- [i-point]투비소프트, '소울링크'로 일본 장례시장 공략
- [호황기 전선업계 톺아보기]'ROE 44%' HD현대일렉트릭, 주가 훨훨 날았다
- '신사업 찾는' 한화갤러리아, PE 출신 CIO 선임
- 글로벌 리서치기관 "아리바이오 치매약 상업화 기대 높다"
- [i-point]대동, AI 재배기 삼성전자 부스 전시
- 국민연금·증권가까지…엔씨소프트 훈풍 '솔솔'
이종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트 망분리 시대 개막]'망연계' 한싹, 클라우드·제로 트러스트 집중
- [Company Watch]본느 증선위 제재, 에스에스알 전철 밟을까
- [IR Briefing]와이즈넛 "AI 업계 유일 흑자 기업, 성장 자신"
- [i-point]휴마시스, 코로나19·HIV 진단 제품 성능 개선
- [i-point]크라우드웍스, 'AI 트렌드 리포트 2025' 발간
- [i-point]에스넷그룹, CES 2025 참관단 파견
- [포스트 망분리 시대 개막]망분리 규제 개선, 신기술 확산 '기회'
- [포스트 망분리 시대 개막]'10여년만 손질' 공공·금융 보안정책 리빌딩 본격화
- [i-point]씽크프리, CES 2025서 'AI 기반 미래 업무 환경' 시연
- K-AI 도약 원년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