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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리뉴얼]완전한 세대교체…현대차 이사진에 '시선집중'④윤치원·이상승·유진오 등 2019년 엘리엇 분쟁 속 기용된 이사 대거 임기 만료

이돈섭 기자공개 2025-01-16 07:20:02

[편집자주]

사외이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상당수의 사외이사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물밑에선 기업들의 신규 이사 물색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외부 전문가로 어떤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theBoard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각 기업들의 거버넌스 이슈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 이사회에서는 올 3월 사외이사진이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미국 행동주의 펀드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용한 글로벌 자본시장 전문가와 거버넌스 전문가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의선 회장 체제 구축 이후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에 박차를 가해온 만큼 그 후임 인사에 눈길이 쏠린다.

현대차 외에도 현대로템 여형구·전상경 사외이사와 현대위아 김은호·안성훈 사외이사, 현대제철 홍경태 사외이사 등 3개 계열사 5명의 사외이사가 6년간 임기를 마치고 이사회를 떠난다. 기아와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로템, 현대차증권 등에선 12명 사외이사가 올 3월 임기를 마치는데 아직 재선임 가능성이 남아있다.

◇ 완전한 세대교체…사외이사 후보 선임 절차 진행 중

현대차 이사회에서는 윤치원·이상승·유진오 등 세 명의 사외이사가 올 3월, 총 6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세 사외이사는 2019년 현대차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2022년 재선임을 거쳐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12명의 이사로 꾸려진 지금의 이사회는 2023년 3월 구축된 이후 2년여 간 변화 없이 이어져 왔다.

올 3월 새로 이사진을 꾸리지만 정의선 회장(사진) 체제가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곧 임기 만료가 도래하는 세 명의 사외이사 선임을 2019년 최초로 제안한 곳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정몽구 당시 회장을 비롯해 이원희 사장과 세 명의 사외이사로 꾸려진 당시 사추위는 오너이자 대표였던 정 명예회장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3월 현대차는 금융 전문가 윤치원·유진오 사외이사에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 이상승 서울대 교수를 새로 기용하는 한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끌어들이면서 이사회 규모를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확대했다. 동시에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을 새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함으로써 경영권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했다.

같은 해 10월 이사회는 정몽구 당시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심의했다. 정의선 회장 체제가 자리 잡은 이후 현대차 이사회 멤버는 매년 많게는 3명, 적게는 1명씩 교체가 이뤄졌다. 정의선 회장은 이사회 의장 선임 이후 현재까지 줄곧 사추위에 참여,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관여하고 있다.

현대차 11명의 이사진 중 선임 절차에서 정의선 회장 동의를 받지 않은 이사는 윤치원·이상승·유진오 사외이사다. 이번 주총에서 세 명 사외이사 후임이 결정되면 이사회 전원이 정의선 회장 사람들로 채워지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사회 안팎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외이사 후보 롱리스트를 구성, 내달 중 후보를 확정 공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 변화하는 이사회, 차기 사외이사 면면에 관심 집중

현대차가 지금의 이사회를 구축한 시점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분쟁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엘리엇 측은 현대차그룹의 지주체제 전환과 배당 확대, 외국인 사외이사 확충 등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엘리엇 측과 공방전을 벌이고 있던 2019년, 윤치원·유진오·이상승 등 세 명의 외부 전문가를 이사회에 기용했다.

윤치원 사외이사와 유진오 사외이사의 경우 각각 UBS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등으로 활약하는 등 글로벌 자본시장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그간 주로 법률 및 재무·회계, 마케팅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기용해 온 점을 들어 이사회 개편안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20여 개월 동안 현대차와 공방을 벌이던 엘리엇 측은 2020년 지분 전량을 매각했는데, 현대차는 그 이후에도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 왔다. 2021년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학과 교수 등 현대차 모빌리티 사업에 기술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 역시 그간 이사회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호세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현대차 사내이사진은 정 회장을 비롯 CEO와 CFO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어 호세무뇨스 CEO의 이사회 진입이 유력하다. 거버넌스 전문가는 "엘리엇 분쟁을 계기로 현대차 이사회가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사회 개편으로 사업적 측면의 변화도 감지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정의선 회장이 이사회를 주도한 이후 현대차는 미국 로봇공학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와 국내 자율주행 기업 포티투닷을 인수했고 미국 현지에 인공지능 연구소, 국내에 소프트웨어 센터 등을 설립하는 등 차세대 동력 확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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