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업황 올라탄' HD현대重, 고마진·특수선 '동력' 남았다피어 대비 앞서간 수주 규모, 호황 수혜 가장 커…시황 변화 걱정 없는 포트폴리오
허인혜 기자공개 2025-01-17 13:36:2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4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11만1500원→12만7000원', '12만7000원→30만9500원'.
앞선 숫자 변화는 HD현대중공업이 상장한 2021년 9월부터 2024년 1월까지의 주가 흐름입니다. 뒤따른 숫자는 지난해 연초부터 이달 13일까지 한 해 동안의 주가를 나타냅니다. 2년4개월 동안 13.9% 올랐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143.7% 상승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신고가이자 이달 10일 달성한 주가인 31만4000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HD현대중공업의 쾌속 질주는 중간 조선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도 밀어올렸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지난해 1월 초 10만~11만원 안팎을 오갔습니다. 전년 1월 가장 낮은 주가는 10만4000원으로 이달 13일 종가인 23만5000원 대비 절반에 미치지 못합니다. 최근 1년 중 최고가인 24만3000원과 비교하면 133.65%가 증가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물적분할 상장 후 지난해 초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상장했던 2021년 9월은 조선업계 불황 사이클이 끝나가던 시기입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뚜렷하게 상승하지 못한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꼽힙니다. 우선 조선업계 시황과 연결되는 유가가 너무 높았습니다. 공모가(6만원) 대비 첫날 주가가 약 2배 상승해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죠. 그랬던 주가가 지난 한해 내내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역대 최고가까지 올라왔습니다.
◇Industry & Event
HD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은 2022년부터 서서히 시작된 조선업 초호황기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조선업계 전체 수주액을 보면 지난해가 역대 최대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한국 조선사 러브콜도 불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HD현대중공업만의 잔치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주가도 함께 올랐습니다. 좀처럼 오르지 못하던 중견 해운사의 주가도 반등할 정도였죠. 다만 빅3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주가 상승 폭은 HD현대중공업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화오션의 주가는 지난 한 해 46.76% 올랐습니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46.31%의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HJ중공업의 주가는 방위사업청의 사업을 잇따라 따내며 반등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 2180원이었던 주가가 이달 8일 7750원까지 올랐고 7000원대를 유지 중입니다. 짧은 기간 주가 변동폭이 컸지만 시총 면에서나나 사업의 규모 면에서나 HD현대중공업의 비교점으로 삼기는 어려운 곳입니다. 결과적으로 조선업 호황 속에서도 HD현대중공업이 가장 많은 수혜를 봤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조선사와 성과 차이가 그만큼 확실했습니다. 지난해 신규 수주액만 108억5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가이던스가 95억3000만달러였으니 초과달성한 셈입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약 85억달러를 수주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중공업은 73억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작년 HD현대중공업이 가장 잘 나가는 조선사였던 셈이죠.
새해 전망은 어떨까요. 클락슨리서치와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외 기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은 26~29%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조선가도 정점을 찍고 최근 주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황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함께 나옵니다. 조선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신조선 발주도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Market View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수주액 목표치를 전년 목표·수주액보다 높여 잡았습니다. 포트폴리오도 폭이 넓고 사업부문이 고르게 잘 되어가는 추세입니다. 증권가는 여전히 HD현대중공업의 동력이 남아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HD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38만원까지 제시했습니다. 여섯 곳 이상의 증권사에서 현 주가보다 높은 목표에 도달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교보증권이 이달 38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내놨습니다. DS투자증권이 35만원,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이 34만원을 전망했습니다.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포트폴리오로 승부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수선과 고부가가치 선박, 친환경 선박 등으로 수주잔고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보증권은 HD현대중공업이 피어그룹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봤습니다. 고평가 종목이지만 더 오를 것으로 진단한 이유는 2025년에도 매출액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마진율이 높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등의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유동 책임연구원은 "상대적 저선가 물량인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도 강달러와 후판가격 인하, 반복건조효과 등으로 마진율이 미들싱글에 근접한 수준까지 개선됐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습니다.
DS투자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에 주목했습니다. '드디어 방산에도 진심'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HD현대중공업의 목표를 정리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해외에서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을 수주한다는 계획이죠. 양형모 연구원은 "2024년 도크 여유가 없어 수주하지 못했던 MRO도 2025년 수주가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Keyman &Comments
투자 전문가들은 HD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 이유를 사업성에서 꼽았습니다. 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은 이상균 사장입니다. 노진율 사장(CSO)도 함께 경영 중입니다.

재무는 이철헌 재경본부 본부장 전무가 책임지고 있습니다. 1994년 현대중공업 입사 당시부터 해양원가관리부에 배치됐습니다. 이후 재무분석팀, 재무담당, 원가담당 등 재무와 관련된 부서를 두루 거친 전문가입니다.
HD현대중공업 IR 부문에 최근 주가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생산성과 고부가가치 수주 증가를 무기로 들었습니다. IR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 및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수주 증가에 따른 HD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동력으로 특수선 사업부의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지목했습니다. IR 관계자는 "미 해군 MRO 사업 등 미국과의 협력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잘나가는 사업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추가 부양을 위해서는 주주환원 계획도 중요할 것으로 봤습니다. IR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밸류업 프로그램 통해 기업가체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향후 3년간 배당성향 30% 이상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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