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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Profile/엔라이즈]김봉기 대표, 데이팅앱으로 글로벌 빅테크와 승부국내 점유율 1위 토종 플랫폼 '위피'…일본 진출, 연매출 1000억 기업 꿈꿔

이영아 기자공개 2025-02-03 09:31:36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8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요소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모바일 세상에서 형성되는 인간관계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인류는 매일 총 140억 시간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며 소비하고 있다.

김봉기 엔라이즈 대표(사진)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진심이다. 김 대표는 가장 밀도 높은 인간관계로 꼽히는 연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 결과 글로벌 데이팅앱 '틴더'를 뛰어넘는 국내 1위 데이팅앱 '위피'를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건강한 삶'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건강관리 앱 '콰트'를 선보였다. 두 가지 서비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도 적극 나섰다. 글로벌 빅테크를 뛰어넘는 토종 앱의 저력을 보이겠다는 목표다. 궁극적으로 인류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창업 스토리: 전자책 사업으로 출발…익명 커뮤니티 '모씨' 탄생

1980년생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벤처 기업으로 향했다. 전자책 기업 '북토피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0년 뒤에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업을 고민하던 중 선택한 진로였다. 전자책이 10년 뒤에도 유망한 산업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예상과 달리 북토피아 사업은 잘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몇몇 임직원이 새로운 벤처기업을 창업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탄생한 기업이 '북큐브네트웍스'였다. 전자책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회사다. 김 대표는 북큐브네트웍스로 적을 옮기게 됐다.

전자책 기업에서 수년의 경력을 쌓다 보니 지식재산권(IP) 산업의 미래가 보였다고 한다. 관련 아이템으로 자신의 회사를 창업해보자는 결심이 섰다. 2010년 퇴사한 뒤 2011년 엔라이즈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IP 사업을 여럿 전개했다. 본문검색 서비스, 3차원(3D) 팝업북을 비롯한 다양한 아이템을 시도했다. 여러 번의 피보팅(사업방향전환)을 거치면서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가 구체화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결심했다. 2014년 익명 기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씨'를 론칭했다. 김 모씨, 이 모씨 처럼 익명의 사람들이 앱에서 만나 대화를 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당시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100만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

모험자본의 눈에 들면서 투자유치도 받았다. 2015년 35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드를 성료했다. 해당 투자 라운드에서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모씨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입소문이 났지만, 갈수록 사업을 지속하긴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뚜렷한 비즈니스모델(BM)이 없어 앱을 운영할수록 돈을 까먹는 구조였고, 수십개의 수익 모델을 테스트했지만 결국 BM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1: 토종 데이팅앱 '위피' 론칭…국내 시장 석권

'돈 버는 앱'을 개발하자는 목표로 과감한 피보팅이 또 한 번 이뤄졌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데이팅앱 '위피'이다. 당시 데이팅앱 시장은 레드오션이었다.

당시 '아만다'를 비롯한 쟁쟁한 경쟁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당시 아만다 매출액은 100억원, 영업이익은 30억~40억원 수준이었다. 엔라이즈는 후발주자로서 명확한 차별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앱이 주선하는 만남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엔라이즈는 2017년 9월 위피를 론칭했다. 김 대표는 "소개팅보다 우선 동네 친구부터 돼보자는 접근방식을 내세웠고, 서로 대화를 하는 시간을 더 길게 갖게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여성 이용자의 호응을 얻게 되면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위피 론칭 이후 성장세는 가팔랐다. 론칭 이후 매년 매출액이 두 배씩 증가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2019년 앱 론칭 1년 반만에 월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론칭 6년만인 지난 2023년 누적 다운로드 1000만명을 넘어섰다.

탄탄한 캐시카우 앱이 탄생하자 모험자본이 러브콜도 이어졌다. 2020년 59억원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특히 시리즈A 라운드부터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30억원을 투자했다. 위피의 성장 잠재성에 주목한 팔로우온(후속투자)이었다.

현재 위피는 국내 데이팅앱 1위로 발돋움했다. 모바일데이터분석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한국 소셜앱 수익 순위에서 위피는 전체 4위를 차지했다. 유튜브와 카카오톡, 틱톡 등 '메가 플랫폼'의 뒤를 이었다. 글로벌 데이팅앱 틴더는 5위를 기록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2: 건강관리 앱 '콰트' 개발…투트랙 전략 방점

위피 성공 이후 엔라이즈는 또 다른 캐시카우 앱 개발에 나선다. 엔라이즈 임직원이 공통으로 공유하고 있는 비전인 '연결을 기반으로 건강하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자'는 목표의 연장선이다. 누구나 쉽게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앱 개발에 도전하게 된다.

2020년 건강관리 앱 '콰트'를 정식 론칭하게 된다. 전문 트레이너의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 운동을 배울 수 있다. 기초 프로그램을 통한 운동 습관 만들기, 사용자 맞춤형 운동이 가능하다. 10분 내외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며 누구나 쉽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엔라이즈는 2021년 1월 콰트 구독형 모델을 론칭했다. 당시 국내 최초 구독형 홈트레이닝 플랫폼으로 화제를 모았다. 콰트는 수익모델을 붙인 뒤 더욱 승승장구했다. 정식 출시 1년 만에 엔라이즈 전체 매출(약 400억원) 60%를 차지하는 등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두 가지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엔라이즈 매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엔라이즈 매출액은 지난 2020년 272억원, 2021년 345억원, 2022년 400억원, 2023년 420억원을 기록했다.

모험자본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2022년 시리즈B 브릿지 라운드에서 1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대교인베스트먼트가 주도했으며, LB인베스트먼트, 보광인베스트먼트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누적 투자금은 약 200억원이다.

◇영감받는 인물: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칠전팔기' 정신 주목

김 대표는 평소 영감받는 인물로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를 꼽았다. 창업 이후 새로운 도전과제가 부여될 때마다 필 나이트를 떠올렸다. 그의 삶에서 용기를 얻었다. 여러 차례 피보팅에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김 대표는 "지금의 나이키를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지만, 나이키의 시작도 다른 모든 위대한 기업의 시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필 나이트는 사업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결한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하게 되면 강력한 경쟁자, 성장할 때마다 부딪히는 자금 문제, 사람의 문제 등 누구나 포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며 "하지만 필 나이트는 끝까지 집착하고 집중하며 지금의 나이키가 될 수 있는 초석을 쌓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창업가가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며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그의 창업가 정신을 생각하며 오늘도 하루를 마주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고민: 글로벌 진출, 일본 타깃…'위피재팬' 월매출 20억 목표

엔라이즈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이미 위피 성장세가 본격화된 2019년부터 해외 진출을 차근차근 시도했다. 첫 타깃 지역은 인도였다. 앱 마켓 성장세가 가파른 지역을 공략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오프라인 중매시장이 공고했기 때문에 공략이 쉽지 않았다.

2020년 대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진출과 동시에 의미있는 성과는 나왔다. 구독모델을 도입하며 빠르게 매출을 올렸다. 연매출 3억~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확장성에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사용자가 많은 탓에 매칭률이 낮은 점이 문제였다.

김 대표는 "언어만 번역한 뒤 바로 직접 진출에 나섰다"면서 "하지만 연애시장을 바라보는 정서적인 접근이 한국과 달랐던 점에서 성장의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활발하게 나누지만 실제 매칭까지 연결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주목한 시장이 일본이다. 2023년 8월부터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팀을 내부 세팅했다. 프로덕트매니저(PM), 프로덕트오너(PO), 마케터를 비롯한 인력을 모았다. 이후 2024년 2월 팀을 본격가동하면서 일본 서비스 개발 및 법인 설립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위피재팬'을 론칭하고, 현지 법인 설립을 마무리했다. 일본 법인장은 이왕재 엔라이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겸직하고 있다. 엔라이즈는 위피재팬에 구독형 BM을 도입했다. 구독료는 월 3만~4만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일본 시장에 주력하는 배경은 성장 잠재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본은 전 세계 데이팅 앱 소비자 지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일본 온라인 매칭 시장은 국내보다 약 3배 이상 크며 향후 3년 이내 1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위피 재팬 월매출 2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일본 데이팅앱 '톱5'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 매출·영업익 성장 지속…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앱 지향

엔라이즈는 지난해 온기 흑자전환에 다시금 성공했다. 엔라이즈는 지난 2017년 위피 론칭 이후 꾸준한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었다. 다만 엔라이즈가 2021년부터 콰트를 비롯한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투자금이 늘어나자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 모두를 잡겠다는 목표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 이상 기록하겠다는 목표"라며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하는 것을 바라보며 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일본 진출 성과가 올해 본격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상반기 성과를 보고 투자 라운드를 새롭게 오픈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매출 1000억원까지 올릴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중장기적 목표"라며 "서비스 완성도를 지속 높여갈 것"이라고 전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주는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건강하게 사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와 운동"이라며 "인간관계와 건강 관련 고민을 해결해 주는 대표적인 서비스로 거듭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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