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생크션 리스크]교보생명, 줄어드는 제재...판매정책·감시강화 성과2년 사이 제재건수 5→3→2 감소세…전속 중심 판매전략과 감시 인력 확충 시너지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24 12:37:30
[편집자주]
과거 보험은 판매·모집 과정에서의 규정 위반으로 제재가 빈번했음에도 그 사례가 크게 조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제재에 따른 신뢰 하락 리스크가 좌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됐다. 당국이 먼저 리스크의 해소를 위한 칼을 뽑아든 만큼 개별 보험사들도 여기에 호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권의 제재 현황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개별 보험사들의 노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보험업권은 감독 당국의 제재 횟수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 교보생명은 예외다. 2년 연속으로 제재 횟수가 줄며 업계의 판매 경쟁 심화에 따른 규정 및 의무 위반의 리스크가 되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여기에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보험 판매시장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교보생명은 전속 채널 중심의 영업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내부 감시기관과 이사회 차원의 감시기관을 동시에 강화해 온 자체적인 내부통제 강화 노력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경쟁사들 제재 느는데…교보생명은 오히려 감소
교보생명은 2024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총 2건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각각 10월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 위반에 따른 과징금 3억3700만원의 기관제재 및 임원 주의, 12월 퇴직연금 계약내용 준수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 300만원의 기관제재 및 직원 자율처리 제재다.
지난해 생명보험 빅3(삼성·교보·한화) 중 교보생명 이외 2곳에 부과된 제재를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9건, 한화생명이 6건이었다. 교보생명의 2건은 회사의 규모를 고려하면 확연히 적은 횟수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교보생명이 받은 제재는 총 16건이다. 마찬가지로 삼성생명의 24건, 한화생명의 19건에 비해 횟수가 적다. 교보생명은 업권 내에서 규모 대비 안정적인 내부통제를 중장기적으로 유지 중이라고 볼 수 있다.
눈길이 가는 지점은 최근 2~3년의 변화다. 통상 감독 당국의 검사결과가 조치의 형태로 금융사에 통보되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4~5년 이상의 시차가 있다. 교보생명이 지난해 받은 2건의 조치 역시 위반사실이 발생한 시기는 2020~2023년에 걸쳐 있다.
2023년 IFRS17 회계기준의 도입을 2~3년 앞두고부터 보험업계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의 판매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신계약 확보 경쟁의 심화로 불완전판매 등 위반소지가 늘어날 수 있는 시기에 교보생명은 오히려 의무 위반행위가 줄어든 것이다.
◇내부통제 비결, 낮은 GA 비중·감시조직 강화
최근 경쟁사들 대비 교보생명의 내부통제 성과가 돋보이는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전속 설계사 중심의 판매전략에서 찾는 시선이 많다. 내부통제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 GA보다 감시 범위 내에 있는 전속 채널에 더욱 힘을 싣는 만큼 제재 부과횟수도 적은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GA는 최근 몇 년 보험 판매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영업채널이다. 특히 생보업계에서는 원수보험사가 직접 자회사형 GA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한화생명처럼 전속 설계사 조직 전체를 GA로 이전해 보험 상품 제조와 판매를 아예 분리한 곳도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자회사형 GA의 설립 계획이 없음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으며 다른 GA의 활용도 역시 경쟁사들 대비 낮다. 작년 1~3분기 교보생명은 초회보험료 3조938억원 가운데 GA의 비중이 단 2.5%에 불과했다. 생보업계 평균 6.7%는 물론이고 삼성생명의 4.5%, 한화생명의 6.1%와도 차이가 확연하다.
자체적인 내부통제 강화 노력도 병행 중이다. 교보생명의 내부통제는 사내 조직인 준법감시인 및 준법지원팀이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내부통제 운영결과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3년까지만 해도 16명이었던 준법지원팀 인력을 지난해 24명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회 구성원도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이외에도 조직단위별로 준법경영을 전담하는 준법지원담당 인력을 200명 이상 두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2년 국내 생보사 중 최초로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인 'ISO 37001'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 인증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준법 관련 국제표준이다. 교보생명의 내부통제 역량은 업계 바깥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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