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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생크션 리스크]한화생명, 기관제재 가장 많아...잇단 감시강화 빛 볼까작년 당국 제재 6건 중 5건이 기관 대상…사내 조직·이사회 걸쳐 감시체제 강화 노력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24 12:38:16

[편집자주]

과거 보험은 판매·모집 과정에서의 규정 위반으로 제재가 빈번했음에도 그 사례가 크게 조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제재에 따른 신뢰 하락 리스크가 좌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됐다. 당국이 먼저 리스크의 해소를 위한 칼을 뽑아든 만큼 개별 보험사들도 여기에 호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권의 제재 현황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개별 보험사들의 노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5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은 2021년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를 설립하고 전속 설계사 조직을 통째로 이전했다. 보험사의 제재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설계사의 일탈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그러나 한화생명에 대한 감독 당국의 제재는 해를 거듭할수록 횟수가 늘고 있다. 특히 기관 대상 제재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강화의 필요성이 여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감시체계의 강화에 공을 들이는 만큼 향후 개선 여부가 관건으로 파악된다.

◇5건의 기관 제재로 4개 법률 및 규정 위반, 컴플라이언스 약점 노출

한화생명은 2024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6건의 제재를 받았다. 생명보험업권 내에서는 9건의 삼성생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2022년 3건에서 2023년 4건, 지난해 6건으로 연간 제재횟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6건의 제재 중 설계사에만 조치의 범위가 미친 제재는 2020년 대리 보험모집을 이유로 전직 설계사 3명에 280만~6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 단 1건에 불과하다. 자격 정지나 등록 취소에 비교하면 징계의 수위가 낮은데다 현직자를 대상으로 한 조치조차 아니다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GA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해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는 IFRS17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업계의 장기·보장성보험 신계약 경쟁이 심화하면서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지던 시기다. 이 시기에 전속 조직을 분리하면서 한화생명은 설계사에 기인하는 제재 리스크 부담을 크게 덜었다.

이 1건을 제외한 5건의 제재는 모두 기관, 즉 한화생명 법인에까지 조치의 범위가 미쳤다. 작게는 300만원의 과태료에서 크게는 7억66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임직원에 대한 문책 등 자율처리가 권고됐다.

한화생명의 규모나 이익 창출능력을 고려하면 부과된 벌금의 강도는 미약한 수준이다. 임직원 대상 자율처리 권고 역시 중징계라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한화생명의 내부통제에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기관 제재만 놓고 볼 때 지난해 한화생명의 5건은 생·손보를 통틀어 보험업권 내 가장 많은 횟수다.

5건의 제재에서 한화생명은 보험업법, 신용정보법, 금융사 지배구조법, 퇴직급여 보장법 등 4가지의 법률을 어기며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에 특히 취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금융사 지배구조법과 관련해서는 최대주주의 자격 심사 자료를 지연 제출하는, 보험사의 통상 업무로 보기는 어려운 영역에서까지 위반사실이 발생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계속되는 감시체제 강화…향후 제재 추이에 주목

최근 몇 년 한화생명은 내부통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지난 2021년 하반기 당시 사내이사를 지내던 김중원 전략부문 캡틴 상무를 컴플라이언스실장에 임명한 사례를 들 수 있다. 김 실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금도 컴플라이언스실장으로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화생명은 사내 조직인 준법감시인 및 지원조직 준법감시팀이 전반적인 사내 내부통제를 감시하고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내부통제 현황을 평가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다만 감사위원회의 권한이 사내 조직에 비해 다소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등기이사에 준법경영 감시의 역할을 맡겨 이사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물론 컴플라이언스실장도 결국은 사내 인력인 만큼 이 조치가 경영진의 준법경영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데까지는 효력이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한화생명은 오는 2025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한화생명은 2023년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통합내부통제파트를 통합내부통제팀으로 격상하고 캐롯손해보험 경영지원본부장 출신의 최영복 전무를 신임 팀장에 임명했다.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한화생명에 부과된 5건의 기관 제재는 모두 2021년 상반기 이전에 위반사실이 발생했으며 한화생명이 내부통제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그 이후다. 이는 앞으로의 제재 추이를 통해 내부통제 강화 노력의 실효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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