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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전쟁]금리 상승 압박 확대, 바이오 자금줄 '직격탄'유증 규모 축소 리스크…IPO 밸류 하향 조정 '불가피'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04 16:21:3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0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세 전쟁의 여파로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시장 금리가 뛰어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장성을 담보로 외부 자금 수혈이 끊임없이 이뤄져야 하는 바이오사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회사들은 차입 부담이 불가피해 본래 생각하던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상승으로 유통 시장 내 바이오주 하락세가 고착화된다면 유상증자로 재무 개선을 도모하는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바이오주 동반 하락세…유상증자 차질 가능성 '확대'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가 적용된 수입품 섹터뿐만 아니라 제약(-1.46%) 생물공학(-2.93%) 업종까지 전일 하락세를 겪었다.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의 주가가 2일 대비 5.11% 빠진 것을 필두로 한미약품(-4.10%), HK이노엔(-2.68%) 등 굵직한 종목들도 하방 압력에 놓였다.

바이오 핵심주들의 동반 하락은 관세 전쟁의 여파를 빼놓고 설명하기 힘들다. 물론 이 회사들의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우하향 추세에 있었다. 그러나 관세 이슈로 증시가 휘청이던 시점에 맞춰 낙폭도 크게 벌어졌다. 알테오젠(-1만9000원)과 HK이노엔(-950원)의 전일비는 지난해 12월 9일 이후 가장 컸다. 한미약품(-1만원)도 비슷한 케이스다.

관세 전쟁이 사실상 금리 상승과 같은 이벤트로 여겨진 까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블러핑일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결국 금리를 올린다는 말과 같다"며 "통화 정책 측면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이 금리 상승 압력에 그대로 노출될 경우 '성장주'로 분류되는 바이오사들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문제는 발행 시장에 있다. 발행 시장과 유통 시장의 긴밀한 연관 관계를 감안했을 때 후자의 부진은 신주 발행에 나서는 회사들의 조달 여건을 더욱 혹독하게 만든다.

현재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바이오 상장사는 애드바이오텍, 차바이오텍,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이들 회사도 전일 기준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는데 이런 국면이 지속된다면 확정 발행가액의 하향 조정을 피할 수 없다. 유증 조달 규모가 줄어드는 것과 같아 자금 사용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2월 3일 알테오젠 주가 낙폭

◇상장예비기업 밸류 조정 감내…공모 대기주자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촉각'

바이오 상장예비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추정 실적의 볼륨을 갉아먹어 당초 회사측이 원하던 밸류에이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업종 특성상 끊임없이 외부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데 금리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잠재적인 차입 부담도 확대된다. 실적 추정치에 대한 보다 강한 할인율이 예고되는 것이다.

몇몇 증권사의 경우 선제적으로 밸류 조정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다른 증권사 본부장은 "현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특례상장 업체의 경우 매출 추정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면서 "큰 폭의 밸류 조정을 감내해야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를 준비 중이거나 코스닥 입성을 목전에 둔 바이오 새내기주들 역시 시장과 금리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기관 수요예측을 준비 중인 바이오사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뿐이다. 국내 최초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업체로 잘 알려져 있으나 2023년 온기 기준 매출액(16억원)의 20배에 가까운 금융비용(301억원)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회사다.

게다가 지난해 3분기 말 보유하고 있는 차입금 전액(20억원)이 변동 금리부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어 금리 변동에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회사는 증권신고서 상에서 시장 이자율이 1% 상승할 경우 2300만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 명시하기도 했다.

피어그룹으로 제시한 회사들의 주가 하락도 이들 기업의 공모 장벽을 드높인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선별한 4개 회사 중 밸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은 규모가 가장 큰 HK이노엔이다. 회사는 지난 1월 17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HK이노엔의 기준주가를 3만6685원으로 제시했지만 3일 기준 3만4550원까지 빠졌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 시 현 수준의 공모가도 비싸다는 인식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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