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된 금융사고, 문제는 온정주의"…이복현의 경고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엄정 기준' 제시…동양·ABL생명 인수 변수될까
김보겸 기자공개 2025-02-25 10:47:4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의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와 관련해 "특정 금융사를 넘어 업계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1000억원대 금융사고가 '뉴 노멀'이 된 데에는 금융당국과 금융사 간의 온정주의적 관계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도 했다.금융권 내 금융사고 반복으로 우리금융지주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금감원이 경영실태평가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에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하면서다.
◇우리금융, '온정주의 배제' 속 경영실태평가…인수 변수 되나
이 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IBK기업은행, KB금융, NH농협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회사들이 연이어 1000억원 단위 금융사고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 정도 규모 사고가 뉴노멀이 될 정도로 터지는 것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에게 온정주의를 경고했지만 정작 금융당국과 금융사 간 관계가 온정주의적으로 흘렀던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이 상황이 초래된 것 아닌지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 평가가 더욱 엄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도 시사했다. 이 원장은 "검사 결과에 대한 엄정한 판단을 바탕으로 경영평가를 도출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 보고 이후에 이어질 자회사 편입 문제 등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산출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이 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신규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현재 동양·ABL 생명 인수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지주는 2등급으로 자회사 편입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금감원은 지난해 실시한 우리금융지주 정기검사 결과도 반영해 등급을 산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경영실태평가 이후에도 지배구조나 관리 역량이 충분한지를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단순히 등급 평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금융이 생명보험사 인수를 지속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췄는지까지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여부는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인수를 허용할지, 혹은 내부 통제 강화 필요성을 이유로 제동을 걸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주·소비자와도 공유해야"…투명한 거버넌스 구축 주문
금융지주사 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선진화와 관련해서 지배구조 모범관행 도입, 이사회 소통 정례화 등 제도적 측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최근의 CEO 선임과정 논란과 이사회 견제기능 미흡사례 등 볼 때 실제 운영 과정에서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앞으로 은행들이 각 특성에 맞는 건전하고 선진적인 지배구조 정착에 더욱 노력해 달라"고 했다.
그간 금감원은 금융권의 장기집권 관행을 비판하며 견제해 왔다. 금융지주는 대주주가 없는 '주인없는 회사' 특성 상 금융지주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들어가거나 측근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 '셀프 연임'을 하기 쉬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원장의 견제 속 DGB금융과 우리금융, KB금융, 신한금융 회장 연임이 불발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정 개정이 논란이 됐다. 기존에는 사내이사 정년이 만 70세로 제한돼 있어 연임 시 2년 뒤에 물러나야 했지만 이를 변경하면서 3년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이 원장은 "특정 CEO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벤치마크로 삼는 선진국의 이사회 기능이나 역할처럼 될 수 있게 노력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이 단순한 규정 정비에 그쳐선 안 되며 금융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주주 및 소비자들과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회장 선임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여전히 외부에서는 '셀프 연임'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오해받을 수 있는 지점은 관련 규정을 미리 정비하거나 불가피한 경우라면 이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이창용 한은 총재, '1%대 성장률' 지속 우려에 작심발언
- [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DGB금융, CET1 개선 'RWA 리밸런싱'에 달렸다
- [우리금융 내부통제 리뉴얼]부실 원인 지목된 '성과·온정주의' 수술대 올린다
- [새마을금고 생크션 리스크]충북·경기·전북 지역금고 10곳 중 1곳, 법·규정 '위반'
- [은행권 신지형도]숙원 '비이자이익 확대', 어디까지 왔나
- [Policy Radar]금융위원장, 지지부진한 MG손보 매각전에 일침
- [저축은행중앙회 차기 리더는]회추위·선관위 구성, 회장 선임 절차 본격 '돌입'
- [보험사 매물 분석]ABL생명, 자본적정성 악화·포트폴리오 전환 정체 '이중고'
-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신용리스크 관리 체계 재정비
- [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DGB금융, 실적 부진에도 '600억 소각' 결의 배경은
김보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olicy Radar]금감원, '네·카·토' 정기검사 본격화…PG·정산대금 관리 집중 점검
- "뉴노멀 된 금융사고, 문제는 온정주의"…이복현의 경고
- [여전사경영분석]메리츠캐피탈, 자산성장세 회복…수익성 과제 남아
- [2025 금감원 정책기조]'일류감독'의 꿈…금감원 쇄신은 계속된다
- [2025 금감원 정책기조]금융업권 제도 정비…‘제2의 티메프’ 막는다
- [thebell note]'1등 삼성' 자존심 지킨 삼성카드, 전략 변화할까?
- [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KB국민카드, AI 혁신 속 보안 강화…정보유출 악몽 씻는다
- '은행권 내부통제' 강조한 이복현…"단기 성과주의 용납 안 돼"
- [2025 금감원 정책기조]금감원의 3월 과제는 '불법공매도 차단, ATS 정착'
- [2025 금감원 정책기조]저축·인터넷은행에 당근 제시…취약계층 돈맥경화 물꼬 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