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빽햄 선물세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설 명절은 이미 한참 지났지만 논란이 사그라들기는 커녕 다른 이슈까지 더해져 오히려 확대 재생산 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에는 감귤 맥주의 성분 함량과 가격 문제가 불거졌다. 일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곰곰히 생각해보면 백 대표가 이른바 빽햄 사태를 통해 이토록 엄중한 비난의 화살을 받을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의문이 든다. 원산지 표기를 달리하는 꼼수를 부리다 적발된 것도 아니고 식품위생법을 심각히 위반하지도 않았다. 빽햄은 더본코리아에서 출시한 설 선물용 제품일 뿐이었고 소비자 입장에서 경쟁 제품 보다 비싸다고 느껴졌다면 구매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어찌보면 백 대표를 향한 대중의 힐난은 유명인에게 유독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특유에 정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싶다. 백 대표는 요리사이자 대형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 셀럽에 가깝다.
그리고 '사실상 연예인'인 그가 구축한 이미지는 선한 영향력과 가성비로 대변됐기에 빽햄이라는 결과물에 더욱 실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더본코리아의 제품에서도 서민적이고 넉넉한 인심을 기대했던 대중으로서는 빽햄을 통해 배신감이 들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셀럽 '백종원'의 브랜드 이미지는 그의 의도와 무관하게 푸근한 동네 아저씨로 고착화 됐기에 처음으로 되돌리거나 새로운 컨셉트로 바꾸기 쉽지 않다. 백 대표를 향한 대중의 관심, 또는 비판의 눈초리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그를 괴롭힐 공산이 크다. 대중들과 호흡하며 만끽하고 누려왔던 캐릭터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안타까운 사실은 상장기업의 대표라는 타이틀로 주가 하락의 책임까지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익히 알다시피 작년 주식시장에 상장된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화려했던 입성 당시와 달리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본코리아 주가 하락의 원인을 콕 찝어 설명하기 어렵지만 더본코리아의 정체성에서 백종원 대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주주들은 그 책임을 백 대표에게 물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는 백 대표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혹은 더본코리아 음식을 먹는 소비자와 비교할 수 없다. 단순히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리거나 기호에 따라 음식을 취사선택하는 것과는 그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저렴한 재료와 간단한 레시피로 맛있는 요리를 뚝딱 만들어냈던 요리사 백종원은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조만간 열릴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백주부가 아닌 경영자 백종원이 성난 투자자들의 분노를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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