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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IPO]6년만에 그룹 딜, 한국증권 주관사 '사실상 내정' 부각한화생명 자회사에 투자…2021년 한화임팩트 보상도 고려

김슬기 기자공개 2025-03-14 08:58:0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3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핵심으로 꼽히는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 레이스를 시작했다. 2019년 한화시스템 이후 계열사 IPO는 6년 만이다. 물론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 등이 2년 전에 상장했지만 일반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과 난이도가 다르다.

과거 한화그룹 IPO 등을 비춰볼 때 한국투자증권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019년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빠짐없이 그룹 딜에 들어갔던 데다가 2021년 IPO를 철회했던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의 주관사기도 했다. 또 한화그룹과 한국투자금융 그룹 간 끈끈한 인연도 타사 대비 돋보인다.

◇한국증권, 10년새 한화 신규 IPO 안 놓쳐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에너지는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한화에너지는 이번 IPO를 준비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 소수만 선별, RFP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보고 있다.


두 곳 모두 IPO 역량뿐 아니라 한화그룹과의 인연도 상당하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진행한 한화시스템 IPO의 대표 주관사기도 했다. 당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도 함께 했다. 당시 공모 규모는 4026억원이었고 구주매출 비중이 75%(3087억원)에 달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헬리오스에스앤씨)의 구주매출을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2021년 한화임팩트는 IPO를 진행하다가 무산된 사례다. 대표 주관사 선정 이후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까지 진행했으나 심사 단계에서 철회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었다. 한화임팩트는 기존 주주였던 삼성물산과 삼성SDI의 엑시트를 위해 IPO를 추진했었으나 한화 계열사들이 지분을 인수, 동력을 잃었다.

IPO를 진행하다가 무산될 경우 이를 담당하던 증권사들은 딜이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시일이 꽤 지났음에도 당시 고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한화임팩트 주관사단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2023년 한화리츠(1160억원) 상장할 당시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썼다.

결국 한화시스템을 시작으로 이후 신규 상장하는 곳에 모두 이름을 올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태양광, 엔진 등의 사업군이 다양해 밸류에이션 난이도도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한국투자증권의 IPO 역량 등을 고려하면 실력으로도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 인연 도움 받을까…NH증권도 거론

한국투자증권과 한화그룹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관계도 돈독하다. 양사 모두 오너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국내 유일의 IB 중심 금융지주로 김남구 회장이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보험사가 없고 한화그룹의 경우 보험업을 주로 하는 반면 증권업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는 평이었다.

특히 한국투자금융 그룹은 한화생명의 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9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각각 700억원, 3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들의 지분율은 11.1%다. 향후 IPO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한화그룹의 경우 김동관 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탤앤드리조트 부사장 등 3명의 형제가 사업군을 달리 가져가고 있다. 이번에 IPO를 추진하는 한화에너지의 경우 김동관 부회장의 지분이 50%로 가장 많다.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의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 변화를 염두에 둔 IPO이기 때문에 이들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역학관계를 고려했을 때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IPO 레이스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한화솔루션의 신종자본증권(7000억원)도 상당 부분 인수해줬다. 500억원은 직접 인수했고 '키스이제이제팔차'를 통해서도 500억원을 인수했다.

다만 이번 IPO 경쟁에서 한국투자증권만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아니다. NH투자증권 역시 강력한 주관사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있어서 NH투자증권의 역할이 상당했다. 한화갤러리아 재상장 뿐 아니라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 관련해서도 NH투자증권이 전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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