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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금융 자본증권 '희비 교차'…리테일 입김 강화 판매 채널따라 완판-미매각 극명…캡티브 규제시 취약 구조

윤진현 기자공개 2025-03-19 08:07:0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4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금융의 핵심 계열사가 연이어 자본성 증권 발행에 도전한 가운데 투심이 엇갈렸다. 완판에 성공한 흥국생명보험과 달리, 흥국화재는 미매각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에선 대형 증권사 리테일 부문의 참여 여부가 프라이싱 성패를 가른 승부처였다고 바라봤다.

자본성 증권 시장은 점차 진성 채권 투자자보다 대형 증권사의 리테일 수요로 채워지고 있다. 약 500억원씩 대규모로 매입하기에 프라이싱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향후 캡티브 전면 규제가 현실화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흥국생명 '완판', 흥국화재 '미매각'…승부처는 '리테일 주문'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30년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도전했다. 총 2000억원을 모집했는데 그중 절반(1010억원) 만을 채우는 데 그쳤다.

결국 대표 주관사단인 한국투자증권이 차액인 990억원가량을 총액 인수해 2000억원을 발행하는 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화재는 그간 자본성 증권 발행에 집중해온 이슈어다. 2022년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후 2024년 후순위채 발행을 마쳤다.

흥국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보험과 프라이싱 성적표가 사뭇 달랐던 셈이다. 흥국생명보험이 앞서 2월 말 후순위채 발행에 도전했다. 당시 흥국생명보험은 모집액을 100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수요예측 결과 총 196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결국 2000억원 증액 발행까지 마쳤다.

IB 업계에서는 대형 증권사 리테일의 주문 여부가 수요예측 성패를 갈랐다고 바라봤다. 즉, 흥국생명보험의 후순위채는 리테일 주문이 쇄도했지만, 흥국화재의 신종자본증권은 상대적으로 주문량이 적었단 분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표 주관사가 아니라면 증권사 리테일에서 수요예측 참여가 가능하다"면서 "그간 자본성 증권 시장은 후순위 채권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일반 회사채 보다 채권 투자자 수요가 덜하기에 차액은 증권사 리테일로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출처: 흥국생명보험

◇세컨더리 마켓서 소화 목적…캡티브 규제시 취약 구조

대형 증권사 리테일은 대부분 세컨더리마켓(유통시장)에서 소화할 목적으로 자본성 증권 매입에 나선다. IB 하우스에서도 채권 투자자들의 수요 및 이해관계를 고려해 프라이싱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증권사 리테일이 한번에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주문을 넣기에 참여 여부에 따라 이슈어의 프라이싱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자본성증권 매입에 적극적인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거론된다.

향후 캡티브 물량을 전면 규제한다면 자본성 증권 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회사채 시장에서의 캡티브란 증권사가 금융 계열사와 리테일 수요를 동원해 발행을 마치는 영업 행위를 말한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영업 경쟁으로 인해 금리 왜곡 현상이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현장 검사에 돌입하겠단 입장을 냈다. 계열사와 증권사 리테일 물량으로 인해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고 세컨더리마켓에서 투자하는 현상마저 관측되기에 결단을 내린 셈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자본성 증권 시장이야말로 리테일 수요로 주문액을 채우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는데, 최근 발행량이 늘면서 동일한 크레딧이라 해도 프라이싱 결과는 완전히 다른 사례도 등장한다"며 "향후 캡티브 규제시 취약한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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