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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IPO]우선순위 밀린 한화생명GA 상장, 동력 잃을까자회사 성장 지원 '총력'…장기화 시 기회비용 불가피

권순철 기자공개 2025-03-19 10:23:5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의 기업공개(IPO) 선언은 한화생명GA(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상장 스케줄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세간의 중복상장 논란을 예의주시하던 와중에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사가 상장에 나서면서 증시 입성 시기가 뒤로 밀릴 공산이 커졌다.

모회사 한화생명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한화에너지 상장은 25%의 지분을 들고 있는 김동원 사장에게도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그동안 한화생명GA 상장을 위해 감수한 희생도 적지 않아 IPO가 장기화되는 국면이 마냥 긍정적이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생명GA 상장 스케줄 '영향권'…후순위 조정 유력

한화에너지의 상장 소식에 촉각을 기울일 만한 그룹 계열사로는 한화생명GA가 꼽힌다. 한화 그룹 내에서 실질적으로 IPO를 준비하고 있었던 회사라 상장 로드맵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대기업 그룹사 IPO의 경우 흥행 몰이를 위해 계열사들의 상장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분산시키는 게 통상적인 관행이다.

지금으로선 한화생명GA의 상장 스케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그룹 기획실 차원에선 한화에너지 IPO에 공력을 쏟을 유인이 클 수 밖에 없다. 한화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으며 오너3세들의 승계 이슈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회사가 한화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화생명GA의 상장 작업엔 좀처럼 속도가 붙지 못했다. 2026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모회사인 한화생명은 주축 맨파워를 한화생명GA에 대거 파견하며 지원사격에 열중했다. 그럼에도 IPO를 전담 및 관리 보조할 인력은 부족해 고초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관계자는 "허리급 실무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상장 속도를 내고 싶어도 수행해야 할 과제 대비 사람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근래 LS그룹을 중심으로 중복상장 논란까지 거세지며 상장 드라이브를 걸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한화생명GA는 2021년 한화생명으로부터 물적분할된 회사다. 거래소는 물적분할 후 5년이 경과되지 않은 기업에 한해 모회사가 충분한 주주 보호 노력을 기울였는지 들여다보고 있어 결이 다른 심사 강도까지 예상된다.

문제는 같은 계열사인 한화에너지까지 IPO를 선언하면서 중복상장 논란의 주요 무대가 LS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에 있다. 앞선 회사 관계자도 "상장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중복상장 논란이 워낙 심해 변수로 거론되는 분위기"라 짚기도 했다.

◇한화생명GA 지원 노력 무색 '우려'

한화생명의 스탠스도 애매해졌다. 김동원 사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상장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 결과적으론 김 사장을 비롯한 3형제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구조일 수 밖에 없다. 금전적 차원에서 일부 구주매출을 통해 김 사장의 수중에 막대한 현금을 안기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진 않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한화생명GA의 상장이 장기화되는 시나리오까지 반기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GA의 성장과 상장을 위해 많은 공력을 쏟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IPO 작업을 위해 한화생명 내 부·차장급 인력들까지 대거 이동했다"며 "주축들이 빠져나간 한화생명도 출혈이 컸지만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물적분할 이슈가 걸려있었음에도 상장에 사력을 다하는 건 업계 선도라는 목적 의식과도 무관치 않다. GA업계 내 압도적인 플레이어로 키워 삼성생명과의 경쟁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도 "한화생명GA는 차별화 의지가 특히 강하다"며 "평소 업계를 선도해보자는 걸 이상향으로 주로 언급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첫 기업신용등급(ICR)을 받은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3사는 한화생명GA의 ICR을 '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선 관계자는 당시 "국내 GA가 ICR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업계 최초'가 부각될 수 있는 이벤트를 다양하게 연출해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화에너지 IPO에 무게가 실리면서 당분간은 한화생명GA의 상장에 속도가 나지 못할 전망이다. 물론 한화에너지 IPO로 확보하게 될 실익도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한화생명이 공을 들이던 작업은 그룹 차원에서 후순위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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