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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아워홈 인수자금 '스텝꼬인' 김동선, 한화에너지IPO 서둘렀나⑨한화비전이 인수금융 빠지자 자금 급해져...김동선 부사장 구주매출 최대화 전망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20 07:25:46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 상장(IPO)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례적인 상황을 두고 시장에선 신사업 투자재원 마련보다 더 중요한 뒷배경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와 IB 업계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주도하는 아워홈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IPO 일정이 앞당겨졌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김동선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 지분 대부분이 구주매출 형태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는 김동선 부사장 중심의 계열분리를 위해 추진되는 딜이다. 김 부사장이 호텔·유통·로봇 등 계열사를 분할해 독립경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한화에너지 IPO가 형제간 승계작업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틀어진 한화비전 카드…재무부담 안은 김동선 부사장

한화그룹은 지난달 11일 아워홈 일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아워홈 경영권 지분(58.62%)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장남, 장녀의 합산 지분 57.84%와 그들의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을 합해 총 58.6%를 인수하기로 했다.

딜 진행 과정에서 김동선 부사장 측에 자금 리스크가 발생했다. 당초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비전이 인수자금 일부를 대기로 했지만 끝내 무산되면서 조달 문제가 꼬였다. 이로 인해 한번에 지분 전부를 매입하며 계약을 종료하지 못했다.

아워홈 인수 가격은 주당 6만5000원으로 총 매입자금은 8694억원이다. 한화그룹은 인수 주체인 한화호텔인드리조트를 중심으로 계열사인 한화비전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하기로 했었다. 이어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나머지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로 했었다. 한화비전과 ICS가 최대 6000억원을 책임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한화비전이 인수전 불참을 밝힘에 따라 자금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화비전은 카메라 광학, IT솔루션 등이 주력사업이다.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연구개발 대신 사업과 무관한 기업 인수자금에 투입한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다.

이에 따라 김동선 부사장 측은 차입을 통해 부족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아워홈 인수전략도 조정했다. 우선 인수 지분을 조금 줄여 아워홈 지분 50.6%를 총 7500억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2500억원을 투입하고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2500억원을, 인수금융사인 우리은행이 나머지 2500억원을 대출하는 구조다.

김동선 부사장 측은 우선 인수금융을 활용해 급한 불은 껐지만 과제가 남았다. 인수금융 특성상 만기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아워홈 잔여지분 8%도 인수해야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있다. 우리은행으로부터 조달한 2500억원과 잔여지분 인수가 약 1187억원 등 최소 3700억원 가량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예상보다 IPO 일정과 중간 과정들도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며 “김동선 부사장 측에서 자금이 필요한 상황으로 구주매출을 일으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룹내 자기 몫 챙겨야할 김동선 부사장, 급해진 구주매출…김동관·김동원은 '여유'

현재로선 김동선 부사장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화에너지와 ㈜한화 지분 뿐이다. 다만 ㈜한화 지분은 당장 활용이 불가할 전망이다. 향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경영권 지분 확보와 한화건설 분할 등 과정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동선 부사장이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화에너지 지분 뿐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이번 IPO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현금을 확보해 아워홈 인수를 최종 마무리 짓는 것이 장기적으로 잡음을 없애는 일이기도 하다.

김동선 부사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25%를 전부 구주매출 한다고 했을 대 거둬들일 수 있는 현금은 최소 5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한화에너지가 구주매출 없이 신주발행으로만 상장할 경우 신주 100%의 가치로 시장에선 최소 1조원이 거론된다. 구주와 합치면 전체 상장 가치는 최소 약 2조원이다. 시장 상황과 한화에너지의 중장기 성장성 등에 따라 가치는 바뀔 수 있다.

시장에선 김동선 부사장이 일부 구주매출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나온다. 또 향후 경영권 승계 및 계열사 분리를 위해 일부 지분을 남겨놓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현 시점에서 김동선 부사장이 당장 필요한 자금 3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맞춰 구주 20% 가량만 매출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은 구주매출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IPO 때 한화에너지의 가치를 높이고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선 대주주 구주매출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좋다. 규제 당국 등도 IPO 때 최대주주의 구주매출 비율이 높으면 제동을 걸기도 한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은 당장 급하지 않기 때문에 구주매출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 경영권 승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기 때문에 향후 ㈜한화 지분 확보를 위해서도 구주매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동원 사장의 경우도 구주매출을 통해 우선 현금을 확보할 필요성은 낮다. 그럼에도 승계자금 마련을 위해 어느 정도는 구주매출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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