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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에프엔비, 2회차 CB ‘일거삼득’ 마침표 110억 조달...사업 확장·최대주주 자산 증식·지배력 방어 효과 '톡톡'

정유현 기자공개 2022-12-16 07:19:1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흥국에프엔비'가 4년 전 발행한 2회 차 전환사채(CB) 정리를 마쳤다. 박철범 대표이사가 연말 결산을 앞두고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주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2회차 CB를 발판으로 사업 확장은 물론 최대주주의 자산 증식과 지배력을 방어하는 등 ‘일거삼득’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철범 대표는 보유 중이었던 2회 차 CB 2억원 규모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전환된 주식 수는 14만56주 규모다. 박 대표의 주식 전환에 따라 2회차 CB 상환 절차는 마무리된다. 박철범 대표이사의 보유 주식수는 57만5056주로 늘고 지분율이 1.43%로 소폭 상승한다.


흥국에프엔비는 2018년 5월 표면·만기 이자율 0%로 110억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했다. 만기는 5년 후인 2023년 5월 29일이다. 전환가액은 당초 9812원이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과 주식 분할 등을 거치며 1428원으로 조정됐다. 흥국에프엔비는 조달 받은 110억원으로 충북 음성 공장 설비를 증설하고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운영자금으로 알차게 활용했다.

제로 금리로 발행된 만큼 투자자들이 노린 것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해석됐다. 다만 주가가 저조한 흐름을 이어간 영향에 2회차 CB투자자들은 원금을 상환받는 수준으로 투자를 마무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가 전환가액 수준에서 횡보했던 2019년 11월(13억원)과 2020년 3월(38억원),11월(10억원)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최대주주 측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정리했다. 2회차 CB는 콜옵션이 70%가 설정된 조건이었다. 공동 대표이사이자 박철범 대표이사의 배우자인 오길영 대표이사는 콜옵션을 활용해 지분율 희석을 방지했을 뿐 아니라 자산 증식의 기회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흥국에프엔비는 창업자는 박철범 대표이사지만 오길영 대표에게 지분율이 쏠린 구조다. 박 대표가 R&D와 영업 등 회사 사업을 담당하고 재무, 마케팅 등 경영 전반의 의사 결정은 오 대표가 담당하는 구조다. 부부간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두 대표가 지분 구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평가다.

오 대표는 2019년 11월 처음 콜옵션을 행사해 112만0448주를 확보했고 2020년 12월 주식으로 전환했다. 이후 2021년 3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1만2044주(주당 4784원)를 시간외매매를 진행해 약 38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2021년 3월에는 오 대표는 161만644주, 박 대표가 14만56주의 CB를 인수했다. 이때 받은 CB 물량에 대해서 오 대표는 2021년 12월 주식으로 전환했고 박 대표는 남겨뒀다.

기관투자자와 지분 거래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12월 현재 오 대표의 지분율은 48.91% 수준이다. 2회 차 CB 발행 전 지분율이 49% 수준이었지만 지분율 희석이 크지 않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오 대표의 지분율은 줄었지만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번에 박 대표가 미전환 물량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특별관계자 총 지분율은 50.79%로 2회차 발행 전(50.51%)보다 소폭 상승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흥국에프엔비는 2회 차 CB 발행 전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조달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와 스타트업 협업 등에 집중하며 외형과 수익성 지표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는 푸른으로 유명한 ‘테일러팜스’를 인수하며 실적 호조세를 잊고 있다. 효자가 된 2회 차 CB덕분에 흥국에프엔비는 사업 확장에 성공했고 최대주주는 현금을 손에 쥐고 지배력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가 보유한 CB의 전환이 눈길을 끄는 것은 만기가 아직 남아있고 주가 흐름이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할 예정인 만큼 올해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정리를 진행했다는 것이 흥국에프엔비 측의 설명이다.

흥국에프엔비 관계자는 “내년 초반에 만기가 돌아오는데 남은 물량의 규모가 크지 않고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이슈도 있어서 재경팀 요청에 따라 박 대표가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다”며 “올해 3회 차 CB를 발행한만큼 이전 CB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진행한 것으로 주식을 매도할 목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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