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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부는 크립토 B2B]'국내 유일' 외친 코드, 법인 트래블룰 시장 선점 노린다⑦회원사 70곳 돌파, 첫 흑자 전환…STO·RWA 등 확장 '기대'

유나겸 기자공개 2025-03-21 07:20:34

[편집자주]

크립토윈터 종식과 비트코인의 전략 자산화, 금융 당국의 법인 실명계좌 허용 분위기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정책 미비, 그림자 규제에 막혀 그동안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었던 크립토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성장 환경을 맞이할 분야로는 법인의 투자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커스터디와 컴플라이언스 및 트래블룰 솔루션 기업 등이 꼽힌다. 움츠린 시간을 지나 기지개를 펼 국내 크립토 기업의 장래성과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면서 트래블룰 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2021년 빗썸·코인원·코빗이 공동 설립한 조인트벤처(JV) '코드(CODE)'도 그중 하나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의 자금 이동을 추적하는 규제다.

국내에서는 ‘베리파이바스프(VV)’와 코드가 트래블룰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후발주자로 출발한 코드는 '국내 유일 트래블룰 솔루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며 지난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부의 법인 가상자산 투자 허용에 맞춰 코드도 관련 기술을 모두 갖춘 상태다. 업계에서는 코드가 국내 기업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법인 대상 트래블룰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빗썸·코인원·코빗 합작해 설립한 JV

'여행자 규칙'으로 불리는 트래블룰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이다. 송금자와 수금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규정으로 기존 금융권에서는 익숙한 개념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2019년 각 회원국에 가상자산 거래에도 트래블룰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40개 회원국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관련 법을 도입해야 했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을 통해 2022년 3월부터 가상자산사업자 간 100만원 이상 거래 시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제도화했다.

가상자산거래소에는 은행의 스위프트(SWIFT)망처럼 글로벌 정보 공유 시스템이 없어 트래블룰 준수를 위해선 별도의 '트래블룰 솔루션' 도입이 필수적이다. 솔루션은 거래소 양측의 입금 주소를 확인하고 신원을 검증해 정상적인 거래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국내 트래블룰 솔루션 기업으론 두나무(업비트)의 '베리파이바스프'와 빗썸·코인원·코빗이 공동 설립한 '코드'가 있다. 베리파이바스프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2019년 싱가포르 법인을 세운 반면 코드는 '국내 유일 트래블룰 솔루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코드는 2021년 9월 국내 법인으로 출범했으며 초기에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초대 대표를 겸직했다. 코인원이 개발을, 코빗이 정책과 운영을, 빗썸이 대외홍보를 맡는 형태로 운영됐다. 이후 2022년 12월 이성미 전 빗썸 사업협력실장이 2대 대표로 선임되면서 독립 운영 체제로 전환됐다.

코드는 업비트(두나무)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달리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유일 트래블룰 솔루션’이라는 점을 앞세워 회원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연 2회 정기 간담회를 열어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국내 법인이라는 점도 코드의 강점으로 꼽힌다. 거래 데이터는 암호화된 상태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간 전송되며 코드가 별도로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사고 발생 시에도 국내 본사를 두고 있어 규제 체계 안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코드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2022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국내 회원사들에 무료로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초기 회원사 외에도 17개 기업이 추가로 가입하면서 가상자산사업자 연합이 50개에 육박했다.

◇글로벌 공략 박차…법인 트래블룰 서비스 준비 완료

이후 코드의 전략은 해외 기업 확보로 확장됐다. 코드의 월 기본요금이 200만원인데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거래소, 지갑, 수탁업자 등을 모두 포함해 31곳에 불과하다. 국내 사업 중심인 코드의 경우 이들 모두를 회원사로 받아도 수익이 저조해 해외 기업 공략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세 곳이 합작해 만든 트래블룰 기업이라는 점, 국내 대다수 사업자가 코드를 이용한다는 점을 내세워 해외 기업들에게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면 코드가 필수’라는 인식을 심으며 공략했다.

그 결과 회원사가 70곳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2024년 3분기 매출은 10억117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363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0억1925만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월 말 빗썸 등의 사업보고서가 공개되면 구체적인 실적이 확인될 예정이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코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인 가상자산 투자 허용은 코드의 사업 확장에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업비트를 제외하면 국내 트래블룰 솔루션 시장은 사실상 코드가 전부를 커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코드의 국내 트래블룰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법인을 두고 있어 규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트래블룰 시장에서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드는 법인 활성화에 대비해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법인의 경우 개인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이 오가며 트래블룰 적용 시 지갑 주소, 기업명 등 모든 정보가 추적 가능해야 한다.

코드 관계자에 따르면 적용만 하면 당장 법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만큼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국내 법인의 실명계좌 허용을 계기로 사업 확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기관 투자자,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에도 트래블룰 적용이 필요해지면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드 관계자는 "법인 실명계좌 허용에 맞춰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법인 실명계좌가 허용되면서 앞으로 트래블룰 적용이 필요한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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